[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스포츠라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공격수에게 향한다. 하지만 골을 만들어내기까지 공수에서 바삐 움직이며 선수들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게 하는 컨트롤 타워의 존재는 골 이상의 중요성을 가진다.
후방에서 공격을 지휘하는 플레이메이커의 존재가 가장 두드러진 팀이 바로 유벤투스다. 축구도사 안드레아 피를로(36)의 발끝에 따라 유벤투스의 승패가 엇갈린다. 상대는 피를로를 막기 위해 애를 쓰고 유벤투스는 피를로가 자유롭게 볼을 만질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열중한다.
오는 7일(한국시간) 열리는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도 같은 양상이다. 유벤투스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피를로의 발끝을 주목하고 바르셀로나는 피를로를 제어하기 위한 수비 전술을 고심하고 있다.
피를로는 레알 마드리드와 치른 준결승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완벽하게 보여줬다. 중원이 탄탄한 레알 마드리드도 피를로의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준결승 1차전이 끝나고 영국 ITV 해설자로 나선 폴 스콜스는 "레알 마드리드는 피를로를 막을 선수가 없었다"면서 "박지성처럼 피를로가 공을 건드리지도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AC밀란의 경기에서 박지성이 피를로를 꽁꽁 묶었던 예를 든 것으로 피를로의 동료였던 젠나로 가투소는 당시 박지성의 수비를 두고 "모기같다"는 말로 근성을 칭찬했다.
피를로를 막기 위해선 그만큼 질릴 정도로 쫓아다닐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바르셀로나에서 이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선수로 이반 라키티치가 꼽힌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세비야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라키티치는 색깔을 달리한 바르셀로나 전술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뛰어난 활동량과 수비력을 바탕으로 공수 핵심으로 부상했다. 사비 에르난데스의 대체자 격인 영입이었지만 사비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바르셀로나에 녹아들었다. 세비야에서 공격력이 출중했던 미드필더였지만 바르셀로나에서는 수세에서 더욱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준다.
활동량을 앞세워 중원은 물론 오른쪽 수비 커버까지 해내며 밸런스를 맞춰주고 있다. 주로 다니엘 알베스가 공격하러 나간 자리를 메우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피를로 견제를 주문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 유벤투스가 측면을 집중 공략하고 폴 포그바의 체격 조건을 활용해 중원에서 힘싸움 형식으로 맞대응을 한다면 바르셀로나는 상당히 힘들어질 수 있어 박지성과 같은 '1명의 모기'를 카드로 내세우기는 무리가 있다.
특히 바르셀로나는 상대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는 압박 수비를 펼치는 팀이기에 피를로를 막기 위해서는 3~4명의 그물망을 꾸릴 가능성이 크다.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라키티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혹은 사비를 통해 피를로가 바라보는 공간을 죽이는 연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로 구성된 MSN의 공격력이 강하지만 수비 가담은 부족하다. 결국 싸움은 중원이고 피를로를 자유롭게 놔두면 제아무리 MSN을 보유한 바르셀로나라도 유벤투스에 먹힐 수 있다.
※ D-2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프리뷰
① 에브라-테베스 '맨유의 한 그리고 복수'
② 수아레스와 얽히고설킨 '악연 매치'
③ 메시가 만든 GK 잔혹사, 부폰이 끝낼까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피를로(위쪽)와 라키티치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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