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0 12:22
스포츠

[포토 에세이] 축구장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기사입력 2007.05.03 13:32 / 기사수정 2007.05.03 13:32

편집부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창우 기자]

 지난 2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2007년 세 번째 맞대결이 펼쳐졌다.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잡아가는 양 팀 간의 긴장감과 다시 되살아나고 있는 수원의 공격력 때문인지 평일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2만 8천여 관중이 수원 빅버드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지난 3월 21일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에 1-4의 치욕적인 패배를 기억하는 수많은 수원팬과 홈에서 0-1의 패배를 맛봤던 서울팬들은 자못 비장한 표정으로 경기장에 도착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관중석으로 들어오며 전광판을 바라본 순간 수원팬들은 폭소를 지었고, 서울팬들의 얼굴은 찌푸려지기 시작했다.

전광판엔 무엇이?

이유는 바로 전광판에 있었다.  전광판에 표시된 서울의 클럽명은 한눈에 보기에도 수원의 그것보다 매우 작게 표기되었다.  더욱이 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엠블럼은 가까이서 보아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작았다.



▲ 지난 제주전의 평소와 같은 전광판과 이번 서울전의 전광판.

물론 어느 경기장을 가던지 원정팀의 엠블럼 위에 우승을 상징하는 별을 표시하지 않는 등 약간의 신경전은 있었지만 수원의 행동은 그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축구는 선수들만의 싸움이 아니다.

각 구단에서는 지역에 홍보를 위해 경기 전부터 여러 가지 홍보활동을 펼친다.  기본적으로 벽보, 현수막, 팸플릿이 있는가 하면 구단 직원이 직접 거리에 나와 홍보를 펼치기도 하고 지하철의 광고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번 수원과 서울의 신경전은 이 사전 홍보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수원은 시내 곳곳에 비치된 팸플릿의 사진을 지난 서울과의 경기에서 수원이 승리한, 서울로서는 굴욕적인 장면을 사용하고 이에 자극적인 카피를 붙임으로써 기세를 잡기 시작했다. 

이어 경기장에서는 전광판의 서울에 대한 클럽명과 엠블럼 표기를, 또한 경기 시작 전에 틀어주는 클럽 송의 영상물의 내용 또한 이전과는 다른 수원이 서울에 승리하였던 지난 경기들의 장면들을 모아 방영하였다. 더욱이 경기 전부터 세간을 뜨겁게 달구며 축구팬의 관심을 얻었던 귀네슈 서울 감독의 발언을 겨냥한 듯 장내 아나운서의 '축구는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멘트가 이어져 경기장의 분위기를 더욱 달구게 되었다.



▶ 차범근 : "귀네슈 감독은 아직 한국축구의 사정을 모른다"
▶ 귀네슈 : "FC서울과 비겼을 때 상대팀은 매우 즐거워한다."

이러한 신경전들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각 구단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상대 구단에 수정을 요청하며 마찰을 빚기도 한다.  그러면 이러한 불편을 감소하면서 구단은 왜 이런 수고를 들이는 것일까?

흥미진진한 장외전쟁을 즐기자.

수원 서포터들은 '이러한 구단의 작은 장난을 보고 전의가 더욱 불타오른다.'라고 하였다.  이는 서포터들의 응원에 열기를 더하고, 선수들로 하여금 조금 더 뛸 수 있는 효과를 창출하려는 구단 프런트의 노력일 것이다. 

김대의 선수의 스파이더맨 가면과 장갑 세레모니가 팬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하며, 자연히 다음 세레모니는 어떤 것을 할 것인지 시선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것처럼 이번 사건 또한 이전과 다른 방법 통해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경기장을 많이 찾게 하는 하나의 마케팅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옛말에 과하면 지나치다고 했다.  물론 이러한 팬들을 위한 배려가 수위를 넘지 않고 적절한 수준에서 서로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발전하길 바랄 뿐이다.



편집부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