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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 결산] 뮌헨의 3연패와 손흥민의 성장

기사입력 2015.05.26 07:19 / 기사수정 2015.05.26 08:58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올 시즌에도 분데스리가 대부분의 클럽들은 바이에른 뮌헨을 타도하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이들의 3연패를 막지는 못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뮌헨 지휘봉을 잡고 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를 두 번 들어올렸다. 앞서 스페인 FC바르셀로나에서 화려한 성적표를 남겼던 그로서는 독일에서도 만족스러운 성과물을 이번에도 남겼다.

하지만 올 시즌 잠시 흔들릴 때도 있었다. 뮌헨을 넘기 위해 전술, 선수구성에 잔뜩 힘을 주고 나온 이들에게 덜미가 잡히는 경우가 이번 시즌에 다소 많았다. 볼프스부르크와 묀헨글라드바흐에게 패했고 아우크스부르크에게도 32라운드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와 함께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에 대한 회의감이 유럽 전역에 부는 등 내용 면에 찝찝한 구석이 있긴 했지만 뮌헨이 우승이라는 결과를 낚았다.

올 시즌에는 타이틀을 지켰지만 다음 시즌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서히 뮌헨의 빈틈이 생기는 분위기가 올 시즌에 조성되며 타 팀들에게 희망이 됐다. 뮌헨을 위협할 만한 젊고 유망한 신예 공격수들도 많이 배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뮌헨의 4연패를 다음 시즌에 막을 팀이 나올 수 있을 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를 선사해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 시즌 한국의 분데스리거들도 좋은 활약으로 시즌을 잘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레버쿠젠에 한 단계 발전된 공격력을 보여줬고 구자철과 박주호는 마인츠에서 각각 공격력과 수비력을 가다듬었다. 김진수는 분데스리가 진출 첫 시즌을 보냈고 홍정호와 지동원은 아우크스부르크의 유로파리그 진출을 도왔다.

이 중에 최고를 꼽으라면 단연 손흥민이 터트린 17골이다. 차범근 전 감독이 남긴 한국인 분데스리가 최다골인 19골에 2골차로 접근했지만 아쉽게 대기록 도전에는 실패했다. 아쉬움이 남지만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보여준 그의 득점 감각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시즌마다 다르게 매서워지고 있는 그의 발 끝 감각은 다음 시즌에 다시 신기록에 도전할 수 있게 하는 손흥민의 원동력이다.



'라이징 스타' 알렉산더 마이어

독일에서는 포지션을 바꿔 성공한 사례들이 올 시즌 많이 있었다. 이는 득점왕 경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피에르 아우바메앙(도르트문트)과 오카자키 신지(마인츠) 등은 지난 시즌까지 측면 날개로 자주 뛰었지만 올 시즌부터는 팀의 사정상 최전방 공격수로 많이 나와 각각 16골과 12골을 넣어 득점왕 경쟁을 시즌 후반부까지 펼쳤다.

알렉산더 마이어(프랑크푸르트) 역시 포지션을 달리 해 올 시즌 달라진 선수들 중 한 명이다. 마이어는 본래 전천후 미드필더였다. 수비형 미드필더부터 중앙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등 중원에서 설 수 있는 어느 포지션이든지 잘 소화하던 선수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보다 위치가 높은 공격 포지션들에서 뛰게 되면서 골문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

32살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마이어는 위치 변화에 잘 적응했다. 그리고는 숨겨왔던 골결정력을 발휘했다. 그는 시즌 초반 6골을 몰아치는 등 빠르게 득점 순위 최상단에 자리를 했고 이를 잘 지켜나가면서 19골로 분데스리가 득점왕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득점 본능은 독일 언론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시즌 종료를 한달반 정도를 남겨두고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판정받았지만 경쟁자들은 마이어를 추월하지 못해 마이어가 벤치에서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사이드 공격의 비중 높아진 분데스리가

분데스리가에서는 뚜렷하게 유행을 탄 전술은 없었다. 대신 공격에서 사이드의 비중이 높아진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올 시즌 분데스리가 클럽들은 공격쪽에 무게중심을 두는 경향을 보였다. 선수 영입부터 팀을 운영하는 흐름까지 공격적인 성향을 보여줬다. 손흥민이 뛰는 레버쿠젠이 다소 극단적인 공격 축구를 보여준 것을 비롯해 공격자원이 풍부했던 볼프스부르크, 가장 많은 80골을 기록한 바이에른 뮌헨 등은 이러한 흐름을 주도했다.

공격작업에서 중요했던 지역은 좌우 측면이었다. 측면을 이용하거나 득점을 노리는 과정에 가담하는 윙어들의 역할이 보다 늘어났다. 올 시즌에 각 팀들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선수들이 대부분 측면에서 나왔다는 점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챔피언 타이틀을 지킨 뮌헨에서는 아르옌 로벤에 대한 의존도가 다소 높았다. 로벤은 올 시즌 21경기에서 17골을 터트리면서 뮌헨의 공격을 지휘했지만 시즌 후반기에는 근육 부상에 이어 2차로 종아리에 문제가 생겨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이 여파로 뮌헨은 한 시즌의 농사를 좌우하는 시즌 막바지에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하는 등 아쉬움을 맛봐야 했다.

뮌헨에서 맹활약한 로벤 이외에도 카림 벨라라비 등도 사이드 공격 활성화에 기여한 선수들로 분류된다. 벨라라비는 시즌의 뒤보다 앞이 더 강렬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한 개막전부터 7초골,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단기간에 득점을 만들어낸 주인공이 되더니 이후 자신감을 바탕으로 개인기와 결정력을 앞세워 신드롬을 일으켰다. 레버쿠젠의 경우에는 벨라라비 뿐만 아니라 손흥민, 하칸 찰하노글루 등 젊은 공격편대가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활발한 공격력으로 많은 축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다른 팀들도 분위기는 같았다. 특히 상위권팀들의 행보가 그랬는데 안드레 한의 돌파력을 앞세운 묀헨 글라드바흐를 비롯해 토비아스 베르너와 하릴 알틴톱 등 측면 자원들을 앞세워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따낸 아우크스부르크 등도 대표적인 케이스들이다.



52년 만에 첫 강등 위기에 놓인 함부르크

함부르크는 올 시즌동안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손흥민의 친정팀이기도 한 이 팀은 예전의 전성기를 뒤로 하고 이제는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한때 함부르크는 분데스리가 우승을 다투던 강호였다. 32년 전에는 당시 분데스리가 최다인 35경기 무패기록을 남겼을 만큼 굵은 발자취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3년 사이 함부르크는 점차 하락세를 겪더니 이번 시즌에는 크게 흔들렸다. 피에르 미셀 라소가, 이바차 올리치 등 좋은 공격수들을 보유하고도 브루노 라바디아 감독이 오기전까지 공격이 터지지 않아 무승의 늪에 빠져 하위권을 맴돌았다. 시즌 후반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설마했던 강등에 대한 불안감이 찾아왔다. 1963년 분데스리가가 출범한 이후 단 한번도 1부리그를 떠나본 적 없는 함부르크에게는 너무나도 낯선 시간이었다.

리그 최종전 한 경기를 앞두고 잔류를 장담할 수 없었던 함부르크는 극적으로 잔류 희망을 살리는 데 성공했다. 살케04와의 마지막 경기를 2-0 승리로 장식하면서 16위로 뛰어오르면서 승강 플레이오프로 향했다. 이제 2부리그에서 온 칼를루스에SC와의 마지막 일전을 통해 잔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1부리그에만 익숙했던 함부르크 답지 않은 행보지만 일단 잔류부터 하고 봐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함부르크가 마지막 1부리거의 자존심은 지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베스트골 - 모리츠 소토펠캄프 '82m 장거리골'

이번 시즌에 분데스리가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골이 터졌다. 그 중에서도 모리츠 스토펠캄프가 터트린 최장거리 골은 압권이다. 4라운드 하노버와의 경기에 나섰던 모리츠는 골문으로부터 82m 떨어진 곳에서 슈팅을 날려 골망을 갈랐다.

소속팀 파더보른이 1골차로 앞서가던 후반 45분에 그는 하노버의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고 나온 틈을 타 공을 잡자마자 곧바로 슈팅을 때려 골망을 갈랐다. 이는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장거리 골로 기록됐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바이에른 뮌헨의 과르디올라 감독, 마이어, 함부르크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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