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5.14 04:19 / 기사수정 2006.05.14 04:19
지난 11일 오후 온 국민의 관심 속에 23명 대표팀 엔트리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이번 대표팀의 구성은 많은 축구인들의 예상대로 올 초 해외전지훈련에 참가한 선수 위주로 대표팀은 선발되었고, 특히 부상에서 회복한 송종국의 발탁이 눈에 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3명의 엔트리 구성은 각 포지션마다 2명의 선수 구성을 기본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주 전술로는 4-3-3의 포메이션을 기용할 가능성이 크며 때에 따라 멀티 플레이어를 이용한 3-4-3 포메이션으로 변형 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대표팀의 전술로 4-3-3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우리 대표팀은 토고와의 첫 경기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첫 경기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토고의 전술 및 특징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전술을 보완하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첫 경기의 중요성은 통계적 자료로도 알 수 있다. 첫 경기를 승리한 팀은 거의 90%에 가까운 높은 확률로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토고는 아데바요르와 불화설을 겪은 케시 감독을 해임하고 독일 출신의 오토 피스터 감독을 선임하였다. 그에 따라 전술 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피스터 감독의 성향을 파악해야만 토고전 승리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오토 피스터 감독은 부르키나파소 대표팀을 시작으로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콩고자이르, 가나 등 많은 아프리카 축구대표팀을 역임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만큼 아프리카 축구에 정통했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이 갑작스럽게 바뀌었다 해도 토고는 분명 약해진 전력이 아니다. 그 반대로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피스터 감독은 선수들의 갖춘 능력을 최대한 살릴 줄 아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피스터 감독의 주요 경력으로는 가나대표팀을 이끌고 92년 바로셀로나 올림픽에서 3위를 차지하고 그해 아프리카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러나 피스터 감독의 약점으로는 현대 축구의 추세인 미드필더부터 장악하는 전술운용에서 탁월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98년 월드컵을 위해 준비한 과정에서 기록적으로 교체한 8명의 ‘모래바람’ 감독 중에 첫 번째 희생자가 된 불미스러운 경험도가지고 있다. 그 후에는 변방을 떠돌며 중동 프로팀에서 감독을 역임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가 미미하여 어떤 스타일의 축구를 펼칠지 예상하긴 이르다.
하지만 체력을 앞세워 압박축구를 선호하는 스타일이 아닌 것만은 확실시한 것으로 예상 되 이 점을 잘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 우리 대표팀의 전술 및 포메이션은 의외로 3-4-3 포메이션으로 나설 가능성도 크다.
우리 대표팀은 기본적으로 4백의 중앙수비수의 민첩 능력에서 아직 부족함이 보이는 만큼, 날쌘 드리블 능력을 가진 토고의 공격진의 역습 한방에 당할 공산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토고가 4-4-2 전형을 보이는 만큼, 선 수비적인 3-4-3 전형으로 충분히 방어가 가능할 것이다.
토고는 전 케시 감독 시절에는 아프리카 특유의 느리고 화려한 공격 축구 보다는 수비에 중점을 두고 팀워크를 이용한 빠른 역습을 시도하며 뛰어난 공격수의 한방으로 유명한 팀이었다. 이런 토고의 장점은 새로운 감독 체제 안에서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이 되므로 우리 대표팀은 토고의 빠른 역습으로 공격수 아데바요르와 우리 중앙수비수가 1:1 대결로 맞닥뜨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만약 한국 대표팀이 3-4-3 포메이션으로 바꾸지 않고 기존의 4-3-3 시스템으로 토고를 상대할 경우에는 역습 차단에 용이한 선수 구성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위 포메이션은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고 수비력도 뛰어난 중앙 미드필더 이을용 까지 압박에 합세하면 3-4-3 형태와 같은 수비적인 힘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3명의 공격수는 2002년부터 손발을 맞춰온 선수들로 조직력 면에서 우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미드필더의 도움을 지원을 줄이고 공격이 가능한 선수들인 만큼, 미드필더들을 수비 쪽으로 돌릴 수 있다.
중앙 수비수로 포진한 김상식의 경우에는 빠른 역습에 대비한 발 빠른 중앙수비수라는 점과 멀티 플레이어로써의 장점이 있다. 최근 성남에서 물오른 성숙한 플레이로 팀을 정상에 올려놓고 기존의 ‘카드 캡쳐’라는 오명까지 씻고 있어 믿음직스럽다.
위 포메이션은 공수 균형에 초점을 맞춘 형태의 포메이션이다. 미드필더의 활발한 공수가담이 돋보이며 정확한 롱패스 능력을 갖춘 이을용과 김남일을 이용한 이천수의 활발한 공간침투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수비진은 파워와 높이를 갖춘 김동진의 가세로 상대의 세트플레이 공격에 효율적인 수비가 가능하다.
중앙수비수는 리그에서 노련미로 둘째라가면 서러운 최진철 김영철 콤비라인으로 수비에서의 잔 실수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발이 느리다는 약점은 노출되어 있어 조직력을 통한 시급한 보완이 필요하다.
위 포메이션은 아까 언급한 3-4-3 형태의 포메이션이다. 2002년 시절과 비슷한 형태로
수비를 이끄는 경험면에서 으뜸으로 꼽히는 김영철의 수비 리딩과 다양한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김동진,제공권이 최대 강점인 최진철을 포함한 3명의 3백 라인이다.
골키퍼에는 최근 컨디션이 저조한 이운재를 틈타 김영광의 깜짝 선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드필더 진영에는 오른쪽 풀백에서는 수비력에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지만 왕성한 체력을 바탕으로 오버래핑이 활발하고 투지 넘치는 조원희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윙백의 역할을 부여할 수 있다.
두 명의 강력한 ‘홀딩’플레이가 가능한 이호 김남일은 4-3-3과 3-4-3 변형이 수시로 가능하다. 공격진에서는 롱패스에 의한 공격 전개에도 제공권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조재진 선수가 중앙을 맡고 양 날개에는 개인능력이 탁월한 박지성과 정경호의 활약이 기대가 된다.
3-4-3 포메이션은 기본적으로 선 수비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1:1 돌파 능력이 가능한 윙포워드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최근 정경호 선수가 부상으로 인해 떨어진 경기력을 하루빨리 회복하여 예전 화려했던 드리블과 강력한 중거리슛을 다시 보일 수 있을지가 변수다.
이번 23명 대표팀 엔트리는 기본적으로 조직력에 헤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선발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리그에서 맹활약중인 조병국이나 이정수와 같은 발 빠른 중앙 수비수들을 기용하지 않는 것을 보면 조직력을 최우선으로 삼고 선 수비의 안정성을 꽤할 가능성이 높다. 지구력이 강한 선수들이 대부분이고 많은 경기 경험을 갖춘 노련한 선수들도 적절하게 섞여 있어 어느 때보다 원정 월드컵에서의 성과가 기대가 된다.
* 이 기사는 엑스포츠뉴스 일반기자회원 박재동 회원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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