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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축구]우즈벡전 관전포인트

기사입력 2005.06.02 22:03 / 기사수정 2005.06.02 22:03

편집부 기자

독일 월드컵을 향한 최대 고비가 될 우즈베키스탄과의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이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일 새벽 격전지인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에 입성한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첫 승의 감격이 전국을 뒤흔들었던 3년 전을 떠올리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사실상 독일 월드컵 본선 티켓의 향방을 결정할 이번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눈여겨봐야 할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 박주영 선수
ⓒ2005 대한축구협회

▶포인트 1. <박주영, 어떤 모습 보여줄까?>

청소년대표팀에서 FC 서울로, 다시 국가대표팀으로 한 계단씩 빠른 템포로 성장하고 있는 박주영의 활약에 초점이 모아진다. 지난해 말, 처음 국가대표 발탁 얘기가 나왔을 당시만 하더라도 ‘성인 무대 경험이 없어 검증이 안 된 선수’라며 평가절하 했던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도 박주영을 데리고 훈련하는 동안 그의 기량에 매우 만족감을 나타냈다.

후반 교체 멤버 정도로 생각했던 박주영이 이제 왼쪽 측면 주 공격수로까지 적응력을 갖추면서 첫 A-매치인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공격에서 거의 모든 포지션이 소화 가능한 박주영이지만 측면 공격수 자리는 실전 경험이 거의 없다. 중앙 스트라이커와 쉐도우 스트라이커 등의 역할은 소속팀과 청소년 대표팀에서 줄 곳 맡아 왔지만, 측면을 전담하는 포지션만큼의 실전 기량을 보여줄지는 미지수.

특히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강한 몸싸움과 빠른 경기 템포 속에서 자신의 임무를 잊지 않고 꾸준히 수행해야 하는 만큼, 육체적인 문제 못지않게 정신적인 부분도 단단히 무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자신을 컨트롤하는데 뛰어난 능력을 보여 왔던 박주영이 또 하나의 도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을지 지켜볼 사항.


▶포인트 2. <업그레이드된 공격진의 실제 화력은?>

안정환의 부상과 차두리의 출장 정지 등으로 인해 대표팀은 지금까지 치렀던 예선 3경기에서 선수 선발에 애를 먹었다. 이는 공격 루트의 조합 실패로 이어져 만족스러운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 실제 최종예선에서 대표팀이 기록한 4골도 부족한 느낌이지만, 내용도 부실했다. 공격수 중 이동국만이 2골을 넣었을 뿐, 나머지 2골은 미드필더였던 이영표의 몫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비록 이천수와 설기현이 군사훈련 문제로 인해 제외되었지만,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던 안정환이 복귀했고 차두리도 출장 정지에서 풀려 힘을 보태게 되었다. 특히 이 둘은 최근까지 소속팀에서 발군의 득점력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기에 그 기대감은 더욱 크다. 여기에 박주영과 김진용이란 K-리그 스타들이 가세하면서 어느 때보다 짜임새 있어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박주영-안정환-차두리의 선발 출장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이동국을 비롯한 김진용, 정경호 등도 좋은 기량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라, 힘과 기술 그리고 선수 개개인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른 적절한 조화만 이룬다면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공격력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포인트 3. <이영표, 박지성 바뀐 포지션 문제없나?>

최근 네덜란드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피날레를 장식한 ‘태극듀오’의 활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빌렘과의 FA컵 결승전에서 득점까지 올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박지성의 발끝을 주목해야 할 듯. 아인트호벤에서 가장 많은 경기 출장을 하면서 리그 최고의 윙백으로 평가받은 이영표의 한결같은 활약도 기대된다.

하지만, ‘태극듀오’에게도 걸림돌은 있다. 두 선수가 모두 아인트호벤에서 각각 오른쪽 측면 공격수와 왼쪽 윙백의 역할을 맡았다는 것. 이번 대표팀에서는 포지션 이동이 불가피하다. 박지성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영표는 오른쪽 윙백으로 경기를 펼치게 되는데 바뀐 포지션에 따른 혼란이 올 수도 있다.

물론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실전 경기를 치렀던 자리이기 때문에 그다지 커다란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의 중요성이 갖는 심리적인 압박은 물론 원정 경기임을 감안한다면 미세하고 작은 변화가 자칫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이영표와 박지성이 달라진 포지션에도 무리 없이 경기장을 지배할지도 지켜봐야 할 포인트.


▶포인트 4. <초보 수비라인, 견고한 방어벽 쌓을까?>

현재 대표팀의 수비라인을 구성하고 있는 선수들은 대부분 A-매치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다. 특히 곽희주와 김한윤은 아직 A-매치 경험이 한 경기도 없는 만큼 수비진들의 최대 약점은 ‘경험’이 될 전망이다. 다행히 경험 많은 유상철이 극적으로 대표팀에 승선하면서 수비 경험이 일천한 선수들을 독려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문제가 완전히 해소 되지는 않았다.

특히 한 번의 실수가 곧 실점으로 이어지는 것이 수비인 만큼, 선수들이 국내 리그에서 보여 주었던 만큼의 정상적인 경기력을 펼쳐내느냐가 승-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더군다나 이번 우즈벡전이 대표팀의 독일 월드컵 본선 티켓의 획득의 유, 무를 결정 할 만큼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정신적, 심리적인 압박은 클 것으로 보인다.

본프레레 감독은 부족한 수비 라인의 부담을 덜기 위해 박주영과 차두리 등 주전 공격수들까지 활발한 수비 가담으로 상대 공격을 1선에서 차단하겠다는 작전을 세워 놓고는 있다. 그러나 공격수들과 미드필더가 2, 3선 방어벽을 구축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결국엔 수비라인이 결정적인 순간을 막아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최종 스리백에 대한 문제가 해결 되어야 한다. 아직까지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수비라인이 이번 죽음의 원정에서 어떤 방어선을 구축 할지도 주목된다.


▶포인트 5.<이번엔 승점 계산 안 해도 될까?>

▲ 최종예선 중간 순위
ⓒ2005 FIFA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은 항상 중요한 국제 대회 예선과 본선에서 확실하게 결말을 짓지 못하고 최종 라운드, 최종전까지 경기를 끌고 가는 스릴(?)을 국민에게 선사해 왔다. 이번 최종 예선에서도 우즈벡과 쿠웨이트를 잡았지만, 사우디에 0-2로 패하면서 불안한 1위를 지키고 있다.

현재 승점 6점으로 1위를 달리고는 있지만, 사우디와 쿠웨이트가 1점차로 나란히 붙어 있어 좌불안석이다. 만약 우즈벡과 쿠웨이트로 이어지는 원정 2연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최악의 경우가 나온다면 8월 17일에 열리는 사우디와의 최종전을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봐야 할지도 모른다.

본선 진출 티켓을 따내기 위한 승점 커트라인이 11점 내, 외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대표팀이 일찌감치 본선행을 확정짓고 편안한 레이스를 펼치기 위해서는 우선 우즈벡을 잡고 승점 9점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항상 국민의 가슴을 졸이게 했던 예선 통과를 이번만큼은 화끈하고 빠르게 결정지을지도 주목된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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