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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웰을 떠올리게 한 오스마르의 '팀 리더십'

기사입력 2015.05.15 10:35 / 기사수정 2015.05.15 11:30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국내 스포츠에서 외국인 주장을 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혈통을 중시하는 한국의 문화가 한몫했다는 평가가 대다수지만 실제 스포츠에서 주장이 맡아야 하는 임무나 역할은 토종 선수들에게 더욱 잘 어울리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파 지도자들이 많은 팀들은 특히 한국 선수들에게 주장 완장을 건네주는 일이 보통이다.

하지만 최근 몇년 사이 '푸른 눈의 리더십'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종목은 다르지만 농구 코트를 누빈 리카르도 포웰(32, 전자랜드)과 축구 그라운드를 달리는 오스마르 바르바(27, 서울) 등이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이들은 외국인 주장에 대해 먼저 떠오를 수 있는 편견을 깨줬다. 일반적으로 자라난 환경이 다르고 사고방식이 다른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 '팀 정신'을 기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나마 팀에서 오랜 기간 활약하고 팀에 대한 애착이 쌓인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에는 팀 정신이 잘 발휘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이외에 대다수의 외국인 선수들은 빨리 팀을 떠나거나 자신의 개성을 지나치게 앞세운다.

하지만 포웰과 오스마르는 다른 부류다. 이들의 말 한마디를 새겨 들어보면 왜 포웰이 주장이고 오스마르가 부주장이 됐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포웰은 지난 시즌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의 주장으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팀의 KBL 플레이오프 4강 진출을 이끌어냈다. 화끈한 쇼맨십과 선수들의 정신력을 깨우는, 온몸으로 전달하는 메시지는 외국인 주장으로서 그만이 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계급에서는 주장보다는 조금 낮지만 FC서울의 부주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오스마르도 포웰과 같은 리더십을 엿보였다. 지난 14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정례기자회견에서 그는 팀을 생각하는 평소의 자세로 인상 깊은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면서 성실하고 깔끔한 플레이를 펼치면서 서울의 공격 전개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를 잡은 오스마르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팀 리더십'을 보여줘 더욱 눈길을 끌었다.

오스마르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서울 부주장으로 선임됐다. 외국인 선수들이 비교적 많았던 서울에서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 사이 가교 역할을 할 적임자로 낙점됐다. 경기력이나 전체적인 중심을 잡아주는 포지션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서울에 입단한 오스마르는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로 자신의 기량을 인정받았다. 2014시즌 K리그 34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했고 올 시즌 초반에도 코뼈 부상을 안고서 투혼을 발휘하며 팀의 부진 탈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오스마르의 부주장 선임은 서울 구단 사상 최초다. K리그에서도 비슷한 사례들이 드물다. 샤샤 오그네노브스키가 2010년 성남의 주장 완장을 차고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차지하는 경우들이 있었기는 했지만 K리그에서 외국인 리더를 접하는 일은 아직도 신선하다. 부주장 오스마르는 새 주장 차두리와 함께 서울의 분위기 반전의 원동력으로 뛰고 있다.



오스마르가 펼치는 활약의 힘은 '팀을 위하는 자세'다. '원팀'에 대한 생각과 자세들이 머리와 몸 속에 그대로 녹아 있다. 전남전을 앞둔 인터뷰에서 그대로 묻어났다.

오스마르는 최근 부상으로 빠진 김진규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에 대해 "김진규가 있을 때 팀과 나 자신에게도 많은 도움이 됐다. 대화를 운동장 안과 밖에서 많이 했고 도움을 주고 받았는데 지금은 김진규가 없기 대문에 다른 선수들과 최대한 대화를 많이 한다"면서 "대화는 많이 할수록 팀에 도움이 된다.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경기가 좋아진다. 앞으로도 계속 서로 간의 이야기들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서울의 부진에 대해 걱정보다는 팀에 대한 믿음을 먼저 보였다. 오스마르는 "FC바르셀로나와 같은 팀들도 좋은 경기를 하다가도 어느 순간에 상대팀들이 쉽게 보고 이기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매년 각 팀들이 그런 모습을 보인다"면서 "서울이 그동안 몇년사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상대가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느팀을 상대로든 싸울 준비만 되어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기를 노리는 동료 박주영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박주영의 부활을 위해서는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스마르는 "박주영이 스스로 해결하고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를 혼자 내버려 두는 것은 안된다"면서 "다 같이 우리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동료인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오스마르 ⓒ 서울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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