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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해진 전북, 쉬운 길은 재미없다

기사입력 2015.05.07 03:28 / 기사수정 2015.05.07 03:30

김승현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주, 김승현 기자] 전북 현대의 2015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행보는 결코 순탄치 않았다. 달리 말하면 아픈 만큼 더욱 성숙하게 된 계기로 삼을 수 있었다. 

K리그 클래식 개막 전부터 1강 후보로 꼽힌 전북은 현재 7승1무1패(승점 22점)로 2위 제주 유나이티드에 승점 7점차 앞선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모두의 예상대로다. 

하지만 아시아 무대에서는 그에 걸맞지 않은 행보를 보였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석권하고자 하는 전북은 후자에 더 중점을 두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최강희 감독은 "아시아 무대 제패"를 외치며 조 1위 16강행을 강조했지만, 가시와 레이솔(일본)에 이어 조 2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해야 했다.

시작부터 어려웠다. 안방에서 천적 가시와와 0-0 무승부를 거둔 전북은 화력에 맞지 않은 결정력 난조를 시달렸다. 그래도 시즌 첫 경기이고 아직 손발이 맞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그리 나쁘진 않은 결과였다. 

산둥 루넝(중국)과 빈즈엉(베트남)에 2연승을 거둔 전북은 빈즈엉과의 리매치에서 1-1로 비기며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할 기회를 날렸다. 가시와 원정에서 수비가 무너지며 2-3으로 패한 전북은 산둥을 4-1로 대파하며 최종전에 이르러서야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최강희 감독은 "베트남 원정을 앞두고 전북은 일찍 선두로 치고 나갔다. K리그 일정을 생각해 주전 일부분을 데려가지 않았다"면서 "가시와 원정에서는 이기고 싶었던 욕심이 강했다. 이런 점이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고 되돌아봤다. 평정심을 갖고 접근해야 할 때 서두른 것이 악수가 된 셈이다.

1차 목표를 달성했음에도 최강희 감독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이보다 더 험난한 길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오는 19일과 26일, 베이징 궈안(중국)과 16강전을 치른다. FC서울에서 활약했던 데얀이 주포로 있는 베이징은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두 경기로 운명이 좌우되는 경기를 앞둔 최 감독은 "이제는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K리그에서 전북은 어떻게든 상대를 꾸역꾸역 이기며 강호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북을 위협할 상대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아시아 무대는 전북에 풀어야 할 과제를 안길만큼 녹록지 않았다. 전북은 두 무대에서 다른 온도차를 느꼈다. 

이런 가시밭길을 몰랐을 전북이 아니다. 고생 끝에 낙이 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캡틴 이동국은 "너무 쉽게 올라가면 재미 없잖아요"라고 웃어 보였다. 강호로 꼽히는 전북도 만만치 않았던 조별리그를 통해 많이 배웠다. 그리고 제 2막을 연 전북은 사생결단의 자세로 임하려 한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전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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