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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일夜화] '힐링캠프', 아버지가 된 네 남자의 애잔한 사부곡(思父曲)

기사입력 2015.04.21 06:58 / 기사수정 2015.04.21 01:36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아버지가 되고나니 아버지를 떠나 보내야 하는 마음을 덤덤하게, 때로는 뜨거운 눈물과 함께 고백했다.

20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는 방송인 김성주와 김구라, 개그맨 이경규, 가수 김태원이 함께 자리해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서는 각자 아버지에 대한 마음을 고백했다. 과거 '힐링캠프'에 출연해 아버지의 파킨슨병 투병 사실을 전한 바 있는 김성주는 "방송 이후 주위에서 하도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아버지가 약간 의식이 되셔서 운동을 해야겠다 싶으셨는지, 자전거를 타러 나가셨다"며 "그런데 파킨슨병이 균형감각이 없는 병이다보니 아스팔트에서 머리부터 크게 넘어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버지가 뇌수술을 하셨다고 하더라.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시더라. 뇌수술을 하고 나니까 진행이 너무 빨랐다"며 "척추를 중심으로 해서 굳어간다고 하더라. 마비가 생각보다 너무 빨리 진척이 돼 1년여 시간이 흘렀는데 식사를 삼키지를 못하신다"고 밝혔다.



김성주는 "생전 처음으로 아버지와 가장 가까워진 시간을 갖게 됐다.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됐다. 예전에는 아버지의 손을 잡아본 적도 머리를 쓰다듬거나 안아본 적도 없다"며 "지금은 가면 손을 잡는다. 아버지 손에 상처를 보게 되더라. 흉터도 많고 주먹에 칼자국도 있더라. 아버지의 엄지발톱이 이상하게 생겼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됐다"고 덤덤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는 "지금도 아직 실감이 안난다. 파킨슨병이 발병해도 10년 넘게 사는 분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지금은 마음이 쫓긴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수도 있구나. 없을 수도 있구나.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구나란 생각을 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이경규 또한 마찬가지였다. 올해 아버지가 돌아간 사실을 밝힌 그는 "돌아가시기 한 6개월 전부터 아버지 손을 잡게 되더라"며 "돌아가시기 한달 전 집에 갔는데 아버지와 뽀뽀를 했다. 그냥. 어쩌면 이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나는 임종을 지키지도 못했다. 다행히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해서 돌아가시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봤다. 뽀뽀하길 잘했단 생각이 들더라. 그 느낌을 가지고 있으니까"라며 "나도 전혀 그런걸 생각해본 적이 없다. 우리 아버지는 20여년간 투병하셔서 돌아가실 거란 생각을 못했다. 그게 현실이 되고 가끔씩 꿈에 아버지가 나타나는데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며 과거 자신 또한 김성주와 같은 생각을 했음을 털어놨다.




김태원은 "집안 대대로 말이 없다. 거의 한마디를 안한다"며 "일곱살 때 별명을 부른 이후로 대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으로 아버지가 부산 40계단에서 이야기를 하시더라. 아버지가 용산에서 꽤 괜찮은 주먹이셔서 나는 더 강인하게 아버지를 느껴왔다. '태원아'가 처음 말을 떼신 거다"라며 "내게 '1.4후퇴 때 명동이나 종로에 그 유명한 주먹들이 넋을 잃고 앉아있었단다'라고 첫 말씀을 꺼내셨다. 그 순간 아, 이제는 약해지셨구나 느껴졌다"고 전했다.

이어 "막내 아들이 자길 너무 어려워하니까 말을 거신 것 아니냐. 희열과 가슴 아픔이 교차했다. 그 이후부터 (몸이) 급격히 안 좋아지셨다"고 덧붙였다.



방송인 김구라 또한 작고한 아버지가 과거 루게릭병을 앓은 사실을 고백했다. 아버지가 작고하기 불과 몇년 전까지 수입이 일정치 않았던 그는 "아픈 분이 되레 나를 걱정했다"며 "아버지 돌아가시기 2년 전부터 라디오도 하고 방송에 나오니까 아버지가 너무 좋아하시더라. 아버지가 그걸 보고 돌아가신게 그래도 제일 잘한 일이 아니었나 싶다"고 나지막히 털어놨다.

덤덤하게 아버지의 병세 악화 소식을 털어놓는 김성주부터 아버지를 최근에 떠나보낸 이경규, 말 없던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린 김태원, 아픈 아버지의 걱정을 샀던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던 김구라까지 네 사람은 진솔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렇다할 꾸밈없이 네 사람은 각기 아버지를 떠나 보낸, 떠나 보내는 준비를 하는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경규의 말대로 그들은 어느덧 만남보다는 이별이 더 잦은 나이가 됐다.

얼큰한 안주를 앞에 둔 네 사람은 서로를 어설프게 위로하거나 억지로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않았다. 대신 고개를 끄덕거리며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픔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며, 서로를 '힐링' 시켰다.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SBS 방송화면]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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