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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 '올드보이'들, 잔류 전쟁에 불 지폈다

기사입력 2015.04.19 01:09 / 기사수정 2015.04.19 01:12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레스터 시티가 자랑하는 올드보이들이 팀의 잔류 노력에 힘이 됐다. 후방을 지켰던 이들의 노련미는 팀을 이끈 원동력이었다.

레스터는 18일(한국시간) 워커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4-20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에서 스완지를 2-0으로 눌렀다.

경기 초반부터 거센 압박과 맹공으로 스완지를 괴롭힌 레스터는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전반 15분 레오나르도 우조아가 터트린 선제골의 리드를 잘 지켜가던 레스터는 후반 막바지에 앤디 킹의 추가골까지 터지면서 스완지를 완파했다.

파죽의 3연승을 달린 레스터는 강등권을 벗어난 17위 헐시티를 골득실 1점차로 턱밑까지 추격해 치열한 강등권 전쟁에 불을 지폈다. 최하위였던 레스터가 좋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강등권 팀들의 미래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이번 스완지전은 레스터에게 중요했다. 지금의 연승행진의 기세를 이어가야 했고 강등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번리와 퀸즈파크레인저스가 패해 주춤하면서 순위도약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잡은 상황이었다.

자칫해서는 경기를 무리하게 운영해 기회를 놓칠 수도 있었지만 레스터는 노련했고 거셌다. 젊은 공격수들이 앞선을 이끄는 사이 뒤를 든든히 지킨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중원에서는 에스테반 캄비아소가 좋은 활약을 펼쳤다. 미드필더들 중에서 가장 뒤에 위치했던 캄비아소는 전체적인 밸런스를 잡았다. 스완지가 역습이나 지공으로 올라오면 적절한 수비와 압박으로 차단했다.

캄비아소는 이날 스완지가 내세운 4-4-2 다이아몬드 전형을 깨는 데도 큰 힘이 됐다. 기성용과 존조 셸비 등의 패스를 방해했다. 전반 4분과 8분에 각각 발과 머리로 좁은 공간에서도 정확한 패스를 보여주더니 전반 22분에는 기성용이 패스한 공을 재차 머리로 띄워놓고 날렵하게 침투해 공격을 이어가기도 했다.

후반전에는 스완지가 공격의 실마리를 풀기 시작하면서 캄비아소의 할일도 많아졌다. 중반에는 코크가 중앙을 파고들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가장 뒤에서 캄비아소가 공을 걷어내면서 침투를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캄비아소는 레알 마드리드(2002-2004), 인터밀란(2004-2014) 등 빅클럽에서 활약한 베테랑 미드필더다. 어디를 가나 기량 면에서는 손에서 꼽히는 그였지만 올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승격팀 레스터에서 활약해 이목이 집중됐다. 새로운 도전을 위한 선택이 낳은 결과였다. 강등권 탈출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지금 캄비아소의 힘이 레스터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골문에서는 또다른 올드보이인 캐스퍼 슈마이켈이 든든히 뒤를 지켰다. 슈마이켈은 맨체스터 유나이트 등에서 활약하면서 최고의 골키퍼로 남은 자신의 아버지 피터 슈마이켈의 아우라로 인해 많은 주목을 받았던 기대주였다. 2004년에는 맨체스터 시티에서 활약하면서 아버지 만큼의 선방쇼를 보여줄 지에 대해 영국 언론들의 조명이 비춰졌다. 하지만 이후 자리를 잡지 못하고 달린턴, 베리, 폴커크, 카디프, 코벤트리 등 하부리그를 전전하던 그는 2011년부터 레스터의 골문을 지켰고 올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를 누비고 있다.

이번 스완지전에서도 슈마이켈은 중요한 순간에 선방을 펼치면서 팀에 귀중한 승점 3을 안겼다. 특히 후반 중반에 빛났다. 후반 22분에는 넬송 올리베이라와의 일대일 찬스에서 빠른 판단력으로 슈팅을 막아내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레스터의 올드보이들의 활약은 앞으로도 이어진다. 이들의 발 끝에 따라 리그 막바지 강등권 전쟁의 향방도 갈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에스테반 캄비아소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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