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5.04.13 07:03 / 기사수정 2015.04.13 08:51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시작부터 끝까지 막장의 향기를 풍겼지만, 흥미를 자극하는 데는 성공했다. 막장의 향연 속 정보석의 존재감은 단연 빛났다.
MBC 주말드라마 ‘장미빛 연인들’이 12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회에는 차돌(이장우 분)과 장미(한선화)가 온갖 역경을 끝내고 결혼식을 올리는 모습이 담겼다. 두 사람은 키스를 나누며 장미빛 미래를 약속했다. 극은 결혼 후 차돌과 장미가 딸 초롱(이고은)과 즐거운 나날을 보내는 모습을 비추며 마무리됐다.
힐링 가족극을 표방한 작품이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막장드라마로 변질됐다. 출생의 비밀은 물론이고 시내(이미숙)와 영국(박상원)의 불륜 아닌 불륜, 불치병, 가짜 아들 등 막장 요소가 고루 등장했다. 자극적이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도 이어졌다. 여주인공인 장미는 자신이 낳은 딸을 버리고 유학을 떠났고, 장미 아빠 만종(정보석)은 초롱(이고은)이를 납치했다. 방실(김영옥)은 하루아침에 치매에 걸리고 아들 만종을 지키려다 차에 치여 숨졌다.
이 드라마는 인생에 대한 해답과 행복을 찾아가는 청춘의 고진감래 스토리를 필두로 세 가족의 파란만장한 사연을 통해 희망을 그려낸다는 기획의도로 출발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막장의 연속이었다. 진부한 전개를 보이다 '급' 해피엔딩을 맞은 가운데, 마지막이 돼서야 힐링가족극 다운 용서와 이해, 사랑, 반성을 담았다.
그럼에도 재미는 있었다. 등장인물이 얽히고설켜 있어 캐릭터의 관계가 뻔히 보였음에도 궁금증을 유발했다. 어떻게 끝날지 예상 가능했지만 자꾸만 보게 되는 드라마였다. 권선징악의 결말을 기대하는 시청자의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흥행한 작품이 됐다. 13.3%(닐슨 코리아)로 스타트를 끊은 뒤 꾸준히 상승, 28.9%까지 올랐다. 전작 ‘왔다 장보리’ 만큼은 아니었지만 3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배우들은 제 몫을 했다. 극의 중심축이었던 한선화와 이장우의 호흡이 좋았다. 두 사람은 넉살 좋은 공대생 차돌과 밝은 성격의 소유자 장미로 분해 톡톡 튀는 케미스트리를 발산했다. 후반에는 온갖 역경을 겪어도 좌절하지 않는 모습, 뒤늦게 모성애를 깨닫고 성숙하게 변화하는 모습을 각자 무리없이 소화했다. 특히 한선화는 첫 주연작임에도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막판에는 정보석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구청장이 된 뒤부터 뇌물수수로 경찰에 연행되기까지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휘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보며 눈물을 삼키는 모습은 악인임에도 짠한 여운을 남겼다. 마지막회에서 만종은 끝까지 자신밖에 몰랐던 어머니 방실의 묘지 근처에 초가집을 짓고 생활했다. 이후 수염과 머리가 덥수룩한 채로 지내는 모습이 그려졌는데, 코믹한 장면이 될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도 정보석의 연기력은 빛났다.
정보석 외에도 이미숙, 정보석, 임예진, 장미희 역시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을 이끌었다. 뮤지컬 배우 한지상 역시 브라운관 데뷔 첫 작품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장미빛 연인들 ⓒ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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