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아스날의 발걸음이 예사롭지 않다. 3월 4전전승을 기록하더니 4월에도 리버풀을 누르고 첫 단추를 잘 꿰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우승 가시권'에 한 발 가까워졌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이 기세라면 경우에 따라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첼시와의 승점 7점차도 극복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시즌 초중반의 부진과 최근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맛본 충격적인 탈락으로 기가 죽었던 아르센 벵거 감독의 목소리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그는 리버풀전이 끝난 후 "우리가 2위로 시즌을 마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이르다"면서 "앞으로 7경기가 남아 있고 우리의 현재 상태는 매우 좋다. 홈에서 4경기, 원정에서 3경기를 치른다. 앞으로 상승세를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홈에서 하는 경기수가 원정보다 많은 만큼 착실히 승리를 쌓는다면 역전 우승도 노려볼 만하다는 그의 설명이었다.
이러한 자신감의 이면에는 그들의 '풍부하고 화끈한' 득점력이 있다. 올 시즌 아스날은 리그에서 62골을 터트렸다. 70골을 기록한 1위 첼시를 제외하면 리그에서 아스날보다 더 많이 득점한 팀은 없다. 중요한 것은 수치가 아니라 15명의 선수들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이다. 아스날은 5라운드 아스톤빌라전에 나온 상대 자책골을 포함해 62골이 15명의 발 끝에서 만들어졌다. 이것은 리그 20개팀들 중에서 가장 많은 득점자수로 다양하고 풍부한 득점루트를 보여줬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즌 초반에는 알렉시스 산체스(14골)에게 득점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시즌이 진행되면서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14골)는 물론이고 골넣는 미드필더인 '미들라이커' 산티 카소를라(7골), 아론 램지(4골), 여기에 메수트 외질(4골), 수비수 로랑 코시엘니(3골) 등이 득점행렬에 가세하면서 어느 포지션 가릴 것이 없이 대부분의 선수들이 득점을 만드는 저력을 발휘했다.
벵거 감독이 설계한 '벵거볼'의 부활도 조심스럽게 분석된다. '벵거볼'은 벵거 감독이 아스날을 맡은 후 2003-2004시즌 무패우승을 일구면서 전문가와 팬들로부터 받은 미명이다. 빠르고 물 흐르듯이 연결되는 패싱력으로 상대의 골문을 아름답게 뚫는 당시 아스날의 축구를 두고 붙여졌다.
올 시즌에도 벵거볼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기존의 철학을 유지하면서 최근 2년 사이 스타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벵거볼을 재현할 수 있은 여건들이 만들어졌다. 출발은 삐걱거렸지만 점차 영입된 선수들과 기존 선두들 간 호흡이 매끄러워지면서 올 시즌 막바지에 '벵거볼'에 가까워지고 있다.
내용도 좋고 결과도 좋자 벵거 감독은 직접적으로 팀의 물오른 골감각을 언급하면서 선두 추격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모두들 우리가 골을 언제든지 넣을 수 있다는 사실을 냄새로 느끼고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지금 분위기가 매우 좋다. 좋은 정신력과 응집력을 가지고 있고 언제든지 무슨 일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을 지녔다. 누구를 상대로 하든지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 아스날의 득점자 15명 (자책골 제외한 61골)
14골 : 올리비에 지루. 알렉시스 산체스 (2명)
7골 : 산티 카소를라(1명)
4골 : 메수트 외질, 대니 웰백, 아론 램지(3명)
3골 : 로랑 코시엘니(1명)
2골 : 토마시 로시츠키, 시오 월콧, 헥토르 베예린(3명)
1골 : 칼럼 체임버스, 잭 윌셔, 마티유 플라미니,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 마티유 드뷔시(5명)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아르센 벵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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