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1-24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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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조용히 보냈던 광주, 그래서 더 강했다

기사입력 2015.03.08 05:39 / 기사수정 2015.03.08 05:40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광주FC가 K리그 클래식 복귀 무대에서 첫 승점을 챙겼다. 주변의 우려와 편견을 보기 좋게 깬 결과로 이들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남기일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7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개막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 막바지까지 골을 주고 받은 난타전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첫 경기치고는 만족스럽다"는 남기일 감독의 말이 모두를 대변해주듯 이날 광주의 경기력은 이제 막 승격했다는 사실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

리그가 개막하기 전만 해도 광주를 향한 시선은 긍정적이지 못했다. 2년 만에 돌아온 클래식 무대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대다수를 이뤘다. 특히 겨울동안 큰 영입 없이 기존 선수들만을 유지했던 행보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 광주는 비시즌동안 스타급 선수를 데리고 오기 보다는 일부 포지션만 보강을 하면서 조용히 겨울을 났다. 보통 승격을 하면 영입시장을 휘젓고 다니는 것이 축구팀들 대부분의 모습이지만 광주는 달랐다. 최전방 공격수 질베르토와 인천에서 뛰던 베테랑 골키퍼 권정혁, 측면 수비수 이으뜸 등이 온 것이 전부였다.

대신 광주는 챌린지에서 승격을 이뤘던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대로 팀에 남았고 이들을 바탕으로 남기일 감독은 기존의 조직력을 더욱 단단히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시즌을 준비했다. 타 팀들이 과감한 영입 행보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광주는 흔들리지 않고 자신들의 갈길을 갔다.

여기에는 팀의 어려웠던 경제적인 사정도 있었지만 이외에도 끈끈한 애정과 남기일 감독의 의리도 자리하고 있었다. 남 감독은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기존 선수들을 유지하려고 하면서 이들에게 미안해서 스타 선수들 영입은 하지 않았다"면서 "승격을 함께 이룬 선수들에게 (클래식을 누비는 등) 충분한 보상을 해주고 싶었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함께 도전하는 것이 축구를 하면서 이 역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이유와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게 나섰던 첫 경기 인천전을 잘 치뤘다. 남기일 감독도 "나도 궁금하다"고 했을 만큼 챌린지를 누볐던 이들의 능력이 클래식에서도 잘 발휘될 수 있을 지에 의문부호가 있었지만 이를  잘 걷어냈다. 또한 이날 경기는 특별한 영입 없었던 점이 광주가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광주는 작년 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줬던 것보다 더 끈끈해진 조직력과 공격을 간결하게 전개하는 능력을 앞세워 경기를 장악했다. 좌우의 김호남과 조용태를 비롯해 공격 2선으로 내려선 파비오 등의 호흡은 착착 맞아들어갔고 이는 골을 내주더라도 다시 동점을 만들어내는 저력으로 이어져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겨울동안 변화 없이 현재를 갈고 닦았던 선택과 집중이 빚어낸 성과였다.

아쉽게 승점 1에 그쳤지만 그렇다고 서두르는 법도 없다. 앞으로는 더 힘겨울 수 있는 강팀들을 만나야 할테지만 광주는 물러서지 않고 자신들의 축구를 하겠다는 각오다. 이러한 자세가 리그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되된다.


남기일 감독은 "개막전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리그 경기들도 중요하다. 우리 팀은 자연스럽게 천천히 만들고 싶다. 돌아가야 할 부분이 있다면 돌아가고 팀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싶다"며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을 밝혔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광주FC ⓒ 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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