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오키나와(일본), 조은혜 기자] 아무리 베테랑이라 할 지라도 '시작'은 긴장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프로 14년차 박용택(36,LG)은 올해 더 철저하게 준비했다.
LG는 25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 셀룰러스타디움에서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LG는 이날 3-3으로 아쉽게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박용택은 경기에 출전하지는 않았지만 덕아웃에서 플레이를 지켜보고 후배들을 독려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박용택은 계속해서 LG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25일 취재진과 만난 그는 "팀을 옮겼다면 다른 기분이었을 것 같지만 같은 팀에 있다보니 FA였던 것도 잊어버린지 오래됐다"며 웃었다.
달라진 건 없지만, 시즌을 막 시작하는 시기에는 프로 14년차 박용택도 아직 떨리긴 마찬가지다. 겨우내 준비했던 것들을 하나씩 꺼내놔야 하기에 아무리 베테랑 선수라 할 지라도 시즌 초반에 긴장감을 갖게 되는 건 매한가지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아직까지 실전 경기에 나서지 않은 박용택은 26일 요코하마 DeNA 배이스타스와의 연습경기에 처음으로 출전할 예정이다. 박용택은 "진짜 긴장된다. 시즌 첫 게임 첫 타석 떨리는 기분"이라고 속마음을 밝혔다. 그는 "누군가 한국시리즈 만루 풀카운트 상황보다 시즌 첫 타석이 더 떨린다고 했는데, 맞는 말"이라면서 첫 게임에서 느끼는 긴장을 전했다.
박용택은 올시즌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그는 "이번 시즌 게임 수가 많아지기도 했고, 주위 사람들이 나이 얘기도 하면서 우려하는 부분들이 몇 있다"면서 "그래서 기본적인 준비를 더 탄탄하고, 밀도있게 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용택은 "이번에는 준비를 더 다부지게 하고 싶었다. 감독님도 그런 쪽에 선택권을 주셨다"고 밝혔다. 그는 "매년 잘해야 하지만, 올해 더 잘해야 한다"고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철저하고도 섬세한 선수인 박용택은 시즌에 돌입하기 전에 추구하는 목표를 항상 세세하게 써놓는다. 그가 말한 그 기록은 "몇 타수와 몇 안타, 볼넷 몇 개, 도루 몇 개"로 생각보다 더 구체적이었다. 박용택은 취재진에게 자세한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시즌 역시 구체적인 목표를 모두 적어놨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구체적인 숫자로 목표를 설정해놓는다고 해도, 정작 성적이 그 숫자에 미치지 못한다면 목표를 세우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지만 박용택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목표를 정했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바지런히 뛰었다. 박용택은 "작년 2,3년간은 홈런, 도루 빼고 다 달성했다"면서 구체적인 숫자로 목표를 적어놓는 효과를 전했다.
박용택은 올시즌 "타점과 함께 주루에도 신경을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빈틈없는 그가 입밖으로 낸 목표인만큼 두 지표를 눈여겨봐야 할 것 같다.
철저한 준비와 계획으로 무장하고 시즌에는 또 그것들을 다 보여주는 선수. 박용택은 매 시즌 기대할 수밖에 없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사진=박용택 ⓒ오키나와(일본), 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