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OK저축은행이 정규시즌 후반 생각하지도 못한 위기에 빠졌다.
김세진 감독이 이끄는 OK저축은행은 지난 14일 안상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15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한국전력과의 홈 맞대결에서 0-3(15-25 22-25 21-25)로 패배했다.
2연패에 빠진 OK저축은행(21승 8패 승점 58점)은 3위 한국전력(19승 10패 승점 53점)에 승점 5점 차이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삼성화재에 패하면서 선두 추격에 제동이 걸렸던 OK저축은행은 한국전력을 제물로 반등을 노렸다. 한국전력에 대한 자신감도 상당했다. OK저축은행은 9연승의 한국전력을 가장 최근에 잡았던 팀이다. 더불어 홈에서 시즌 13승 1패로 무적의 모습을 보인 터라 한국전력의 기세를 막을 수 있는 팀으로 점처졌다.
하지만 결과는 일방적인 패배였다. 제아무리 상승세를 타는 한국전력이라고 할지라도 이렇게 쉽게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삼성화재전 패배서 보였던 '신생팀'의 경험 부족 문제를 또 여실히 드러냈다. 김세진 감독은 당시 패배 직후 "리시브가 흔들릴 때 헤쳐나갈 구심점이 없다. 한 명이라도 흔들리면 안 되는 팀"이라고 선수들의 적은 경험을 걱정했다. 그리고 한국전력전에서도 김 감독의 우려는 그대로 나타났다.
한국전력이 기존에 '쌍포' 쥬리치와 전광인에게 주로 의존했던 공격패턴에서 벗어나 서재덕, 하경민, 최석기 등의 비중을 높인 다양한 공격을 보여주자 OK저축은행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팀 블로킹 1위의 OK저축은행이 4개의 블로킹 득점만 해낸 것이 방증이다. 그만큼 OK저축은행은 권준형 세터의 수를 읽지 못했다는 얘기다.
또한 주포 시몬이 21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공격성공률이 48.72%로 평균 공격성공률(54.88%)보다 낮았고, 활약을 기대했던 토종 주포 송명근과 송희채는 합쳐서 5득점을 내는데 그쳐 공격으로 해법을 찾을 수 없었다.
OK저축은행은 전체적으로 팀이 어수선하며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삼성화재전에서의 패배와 연승을 달리고 있는 한국전력을 만난 것이 맞물려 선수단 전체에 자신감이 사라진 것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김세진 감독은 경기 후 "기술적인 부분보다 정신적인 면에서 많이 흔들렸다"며 "선수들이 감독을 더욱 신뢰할 수 있게 하겠다"며 팀내 남아있는 불안감을 없애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다행히 다음 경기 상대가 올시즌 맞대결에서 모두 승점 3점을 쓸어담으며 강세를 보였던 LIG손해보험이다. OK저축은행이 LIG손해보험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선수단 내부에 있는 불안감을 지운다면, 다시 기세를 올려 위기 극복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선수단 전체가 한 단계 성숙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종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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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K저축은행 선수단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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