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2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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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살 드러난 OK저축은행, 따끔한 예방주사

기사입력 2015.02.11 00:00 / 기사수정 2015.02.11 00:14

김승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OK저축은행의 패기가 삼성화재의 노련함에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이와 더불어 상승 가도 속에 오랫동안 묵혀졌던 문제점이 드러났다. 

김세진 감독이 이끈 OK저축은행은 10일 삼성화재와의 NH농협 2014-15시즌 V리그 5라운드에서 0-3(19-25, 18-25, 22-25)으로 패했다. 치열한 선두 경쟁의 중심인데다 올 시즌 상대전적 2승2패의 호각세를 보인 두 팀의 대결은 팽팽한 접전 없이 삼성화재의 일방적인 승리로 마무리됐다.  

OK저축은행의 패인은 간단했다. 상대의 강점을 짓누르지 못한 대신, 자신의 약점을 연이어 노출하며 다소 허무하게 승리를 내줬다. 먼저 레오의 계속된 비상에 훼방을 놓지 못하며 33점을 허용했다.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한 레오는 OK저축은행의 코트에 연이어 볼을 내리 꽂았다. 김 감독마저 "완벽했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괴력을 뿜어낸 레오는 단연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물론 레오 봉쇄에 고충을 겪었지만 고비마다 범실을 저지른 것은 더욱 뼈아팠다. OK저축은행은 올시즌 V리그에서 범실이 가장 많은 구단이다. 김 감독은 실책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지만, OK저축은행은 삼성화재보다 9개 많은 21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자주 흐름을 끊으며 경기를 매끄럽게 운영하지 못한 것은 당연했다. 

8연승으로 앞만 보고 내달린 OK저축은행의 패기는 삼성화재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잠시 그 기세가 멈췄다. 대개 신생팀은 흐름을 타면 거침 없이 진군하지만,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 싶으면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잦다. OK저축은행은 전자에 해당됐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 감독은 이러한 양날의 검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리시브가 흔들릴 때 헤쳐 나갈 구심점이 없다. 한 명이라도 흔들리면 안 되는 팀이다"며 젊은 선수들로 이뤄진 OK저축은행의 약점을 언급한 바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김 감독이 중심축으로 꼽은 송희채의 리시브가 흔들리며 쉽게 흐름을 내줬다.

이민규의 불안전한 토스로 공격에서 엇박자를 낸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끌려다닌 OK저축은행은 코트 위에서 강하게 다그칠 베테랑의 부재를 실감했다. 현재로서는 선수들 스스로 쓰라린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일 것이다. 

OK저축은행은 사실상의 1위 결정전에서 패했고, 삼성화재는 승점 7점차로 벌리며 정규리그 우승의 8부 능선을 넘었다. 상승세는 끊겼지만 OK저축은행은 알찬 예방주사를 맞았다. 김 감독이 우려했던 지적 사항을 직접 확인하면서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차후 보완을 통해 가다듬을 수 있다는 뜻이다. 패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내실을 다져야 할 시간이 찾아왔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김세진 감독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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