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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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작별 선물 라면인줄 알았는데…감동했다"

기사입력 2015.02.05 07:00 / 기사수정 2015.02.09 11:15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서프라이즈(애리조나), 나유리 기자] "스피커 새로 사서 준거라는 이야기 꼭 해주세요."

강정호(28,피츠버그)가 진짜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넥센 히어로즈 선수단과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훈련을 했던 강정호는 5일(현지시간) 마지막 팀 훈련을 소화했다. 이제 빠르면 2~3일 내에 피츠버그로 건너간다. 이제부터 누구보다 바쁘고 알차게 시간을 보낼 강정호에게 '시시콜콜'한 질문을 던져봤다.

가장 먼저 화두가 된 이야기는 단연 '선물'이었다. 전날(4일) 넥센 야수들은 강정호와 함께 모여 미리 작별 파티를 했다. 파티라고 해봐야 맛있는 레스토랑에서 소고기 스테이크를 먹는 것이었지만, 웃고 떠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떠나는 강정호와의 우애를 재확인했다. 

이때 선수들이 준비한 선물을 강정호에게 건넸다. 내야수들이 조금씩 돈을 걷어 미리 준비한 선물은 TV에 연결해서 실행하는 게임기였다. 평소 게임을 좋아하는 강정호를 위한 선물이었다. 이 선물이 특별했던 이유는 준비 과정부터 전달 직전까지 비밀이었기 때문이다.

강정호 몰래 선물을 준비한 선수들은 일부러 한국 라면 상자에 게임기를 넣었다. 라면 상자를 본 강정호는 "피츠버그에도 라면이 있다. 뭐 이런걸 다 주냐"며 핀잔을 줬지만 막상 개봉 후 입이 떡 벌어졌다. 감정을 크게 표현하지 않는 편인 강정호도 "그때만큼은 정말 감동이었다. 깜짝 놀랐다. 정말 라면인줄 알았는데 게임기더라"며 매우 좋아했다. 물론 감동의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강정호는 "눈물은 안흘렸다. 사실 언제 마지막으로 울었는지도 기억이 안난다"며 '쿨'하게 대답했다.

또다른 '선물'도 화제였다. 강정호는 선수들을 위해 고급 블루투스 스피커를 기증했다. 웨이트트레이닝장에 음악이 흐르면 운동을 하기에도 더 신이 나기 때문에 강정호가 직접 고른 선물이었다. 다만 강정호가 자신이 쓰던 스피커를 남기고 간 것이 아니라 "새것을 구매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원래 웨이트장에 있던 스피커가 별로 안좋아서 좋은걸로 직접 샀다. 가격이 얼마인지는 비밀"이라며 씩 웃었다.

강정호에게 '별명'에 대해서도 물었다. 팬들의 애정이 묻어있는 별명이기도 하지만 때때로 그것이 강정호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특히 짓궂은 일부 팬들이 미국 현지 팬들의 SNS에 강정호의 별명을 알려주는 등 소문이 여기저기에 퍼졌다. 하지만 강정호는 "모르겠다. 그래도 내가 진짜 아니니까 아닌거다. 상관 없다"며 손사레를 쳤다.

마지막으로 서건창, 박병호, 염경엽 감독에게 한마디를 남겼다. 전 룸메이트이자 캐치볼 짝궁이었던 서건창에게 강정호는 "아프지만 않으면 잘 할 선수다. 내가 아프지 않는 법도 알려줬으니까 잘할거다"며 행운을 빌었고, 클린업 트리오를 이뤘던 박병호에게는 "올해도 꼭 홈런왕을 하라"고 당부했다.

염경엽 감독에게는 지난해 못 이룬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원했다. 강정호는 "저 없이도 꼭 우승하셨으면 좋겠다"며 친정팀에 대한 애정을 듬뿍 확인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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