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2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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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의 천만은 '보수'만이 만들어 낸 것일까? [김경민의 정정당당]

기사입력 2015.01.14 10:47

김경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우편향'이라며 비난받는 '국제시장', 정치적 가치로 폄하할 수는 없다.
 
한국사회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좌우 이념논쟁이 이제는 영화계까지 집어삼키고 있다. 영화 '변호인'이 1천만 관객을 동원할 당시 상황을 이제는 '국제시장'이 재현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꼰대영화'라고 불리는 영화 '국제시장'(감독 윤제균)이 천만 고지를 달성했다. 개봉 28일만으로 국내 흥행의 최고 영광인 천만 관객을 모은 것.
 
하지만 '국제시장'을 바라보는 일부 시각은 지금도 곱지만은 않다. 천만 돌파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인터넷 게시판을 중심으로는 '국제시장'을 까내리는 글이 지금도 줄을 잇고 있다. "사회에 대한 반영이 없는 영화", "현실을 외면하고 과거만을 미화하는 영화"라는게 주된 논지다.
 
'국제시장'은 어느 순간 대한민국의 한쪽을 대변하는 영화의 대표로 자리매김 해 버렸다. 그 한 쪽은 '보수'로 중장년층과 가족단위의 관람객이 극장을 찾는 것 마저 비난을 받고 있다. 연출자인 윤제균 감독을 비롯해 심지어 영화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까지도 싸잡아서 "현 정권의 나팔수"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다.
 
그렇다면 비난을 던지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설사 '국제시장'이 일부의 주장처럼 한쪽만을 대변하는 편향적인 영화라 차치하더라도 그 영화를 본 천만 명을 싸잡아 비하해도 되는 것일까?

 
관계자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변호인'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하면서, '국제시장'또한 과거 힘들게 살아온 전후세대를 반영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다른 두 영화지만 흥행 포인트는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실존하던 실제 사건을 스크린에 옮겨 왔으며, 이는 특정 세대에게 어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런 류의 영화는 언제나 논란이 존재해 왔다. '변호인'이 그랬고, 지금의 '국제시장'이 그렇다. 특히 전혀 다른 정치적 배경이 뒤에 깔려있기에 두 영화를 둘러싼 갈등은 지독하게 원색적이다.
 
하지만 좌우, 흑과 백의 이념만으로 이들 영화를 본 관객들을 비난하는 것은 '다양성'을 무시하는 처사다. 이들 영화를 정치적으로 본 이들도 분명 있겠지만 단순한 '영화'로 본 이들도 존재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 인구의 1/4인 천만 관객은 달성할 수 없는 수치다.
 
뿐만 아니라 '변호인'을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향수로, '국제시장'을 박정희 전대통령 시절의 향수로 본 관객들 또한 그들의 가치는 존중 받아야 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일부에서 그토록 중시하던 '다양성의 존중'은 영화계에서도 지켜져야 할 가치다.
 

'변호인'과 '국제시장'에서는 요즘 한국 사회의 한 경향인 '내가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고 타인의 가치는 존중하지 않는다'는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분명 문학은 시대상의 반영이며, 영화 또한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생각이 다르다고 반대편을 까내리는 것이 옳은 일일까? 2013년 한 영화가 천만 관객을 돌파하던 당시 현상을 2015년에 '국제시장'이 똑 같이 벌어지고 있다. 다만 그 가치의 프레임이 역전됐을 뿐이다.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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