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엔도 야스히토(35, 감바오사카)가 여전한 기량을 뽐내면서 호주 아시안컵을 기분 좋게 출발했다.
엔도는 12일(한국시간) 호주 뉴캐슬 헌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선발 출전해 활약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엔도는 전반 9분 만에 정확한 오른발 중거리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후에는 노련한 패스 배분과 조율로 일본의 4-0 대승을 배달했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그라운드 전체를 아우르는 패스와 경기를 읽어내는 리드 능력은 예전과 다를 바가 없었다. 58분 간 보여줬던 엔도의 무게감은 일본이 주도권을 쥐고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완승을 거두는 밑거름이 됐다.
엔도는 지난 2002년부터 일본의 패스 축구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으로 활약했다. 지난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우승 이후 잠시 대표팀 은퇴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일본 대표팀을 위해 계속 남았다. 다음 2015년 대회가 열리기까지 4년동안에도 엔도의 입지는 변함이 없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등 주요 대회에서도 엔도의 공격을 좌우하는 패스는 일본의 가장 큰 무기로 부각됐다.
이번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도 다양한 역할들도 잘 해냈다. 전반 9분에 나온 엔도의 선제골은 일본이 화력을 폭발시킨 신호탄이 됐다. 페널티박스 바깥 정면 부근에서 과감하게 때린 오른발 슈팅이 낮게 깔리면서 골문 왼쪽 구석을 갈랐다.
이후 전반 14분에는 패스 흐름을 끊으면서 팔레스타인의 속공을 차단했고 후반 12분에는 프리킥 키커로 나서 골문 앞으로 크로스를 배달하기도 했다.
주변의 동료들은 엔도가 58분을 소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 나이와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엔도를 고려해 일본은 하세베 마코토, 카가와 신지로 하여금 엔도 주변에서 호흡을 맞추게 했다.
삼각형 대열로 선 세 선수는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면서 엔도가 무리없이 자신의 장점을 보이도록 도왔다. 엔도는 후반 13분 무토 요시노리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다음 2차전에도 출전하기 위한 대비 차원이었다.
엔도가 빠지자 일본은 불편한 진실을 잠시 확인해야 했다. 미드필더진의 패스가 엔도가 있을 때보다 매끄럽지 못했다. 이미 점수차가 많이 벌어져 승부에는 영향이 없었지만 엔도의 중요성을 다시 느낀 부분이었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엔도 야스히토 ⓒ AFPBBNews=News1]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