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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디펜딩챔피언 일본, 엔도 의존증도 없앨까

기사입력 2015.01.12 11:13 / 기사수정 2015.01.12 11:23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디펜딩챔피언' 일본이 호주 아시안컵에서 첫 경기를 벌인다. 우승 타이틀을 지키는 것이 이들의 가장 주된 목표지만 그 이상으로 베테랑 엔도 야스히토(35, 감바오사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12일(한국시간) 호주 뉴캐슬 헌터스타디움에서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2015 호주 아시안컵 D조 조별리그 1차전을 벌인다. 첫 승을 노리는 일본은 팔레스타인전을 통산 5번째 우승이자 대회 2연패를 향해 가기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일본 축구는 오랫동안 엔도의 그늘 안에 살았다. 2002년 A매치에 데뷔한 엔도의 패싱력은 일본이 자랑하는 패싱 축구의 중심이 됐다. A매치 148경기에서 14골을 기록했고 2004년과 2011년 아시안컵 우승과 세 번의 월드컵을 경험한 엔도의 유무는 일본의 경기력을 좌우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일본은 엔도의 시대 이후를 대비해야 했다. 이제 적지 않은 나이가 된 엔도를 언제까지 대표팀에 붙잡아 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아직 은퇴 시점을 밝히지 않았지만 장차 엔도는 떠날 것이고 그의 빈 자리를 대신해야 할 미드필더를 찾는 것이 일본 축구의 색깔을 유지하기 위한 선결과제로 떠올랐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전임 감독 시절부터 실험은 시작됐다. 자케로니 감독은 일본 J리그에서 활약하는 '패스마스터'들을 2011년 동아시안컵부터 각종 A매치에 기용하면서 엔도가 빠질 경우를 대비한 조합들을 물색했다.

하지만 엔도의 그늘을 지우기는 쉽지 않았다. 중원에 미치는 엔도의 영향력은 상당했다. 아오야마 토시히로(산프레체 히로시마) 등 일본에서도 패싱력에서는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이 엔도를 대신해 중원의 열쇠를 잡아봤지만 '엔도 의존증'의 신선한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아기레 감독도 초기부터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대표팀 훈련에서 카가와 신지(도르트문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려 가능성을 점검했다.



카가와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일본으로서는 여러모로 이롭다. 향후 엔도가 빠지고 하세베 마코토(프랑크푸르트) 등과 새로운 중원 조합을 만들 수 있고 동시에 기요타케 히로시(하노버96) 등 재능이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들의 활용 폭도 넓어지는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또한 공격적인 카가와가 밑에서 활약하면서 전체적인 팀 경기 성향도 공격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이번 팔레스타인전에서도 엔도는 출전 시간을 받겠지만 90분 풀타임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제 문제는 나이와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있는 엔도가 교체 아웃되거나 선발에서 제외됐을 때 아기레 감독이 일본을 어떻게 이끌어가느냐다.


준비한 대로 카가와를 후방으로 내리는 구상을 그대로 이행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포메이션과 전술 구상을 달리 하면서 돌파구를 만들 수도 있다. 과연 이번 팔레스타인전을 시작으로 우승과 엔도 의존도를 줄이는 것,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일본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엔도 야스히토, 카가와 신지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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