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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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허삼관, 치졸하지만 눈물나는 그 남자

기사입력 2015.01.12 09:26 / 기사수정 2015.01.12 09:26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허삼관'은 배우 겸 연출 하정우의 따뜻한 매혈 '활극'이었다.

영화 '허삼관'은 베스트셀러 '허삼관 매혈기'라는 위대한 원작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겨내는 작품이 아니다. 하정우도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듯 원작의 밀도있는 내용을 모두 옮기기 보다는 영화로의 각색에 더 중점을 찍은 작품이다.

큰 짜임새만 허삼관 매혈기에서 가져온 하정우는 촘촘하게 '가족'이라는 보편적 정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새로 꾸렸다. 대신에 6.25를 겪고 나서의 고된 일상이 유머러스하게 펼쳐졌다. 최근 격동의 현대사를 개인의 이야기에 접목해 많은 관객이 찾은 '국제시장'과 시대적 배경은 비슷하지만 다른 분위기로 전개된다.

마을 최고의 미녀 허옥란과 결혼에 성공한 허삼관의 낙은 토끼같은 세 아들이다. 자신이 11년간 키워온 장남 일락이 자신의 핏줄이 아니라 평소 못마땅해 하던 하소용의 자식이라는 것을 알게되며 갈등이 시작한다. 그를 부르는 '종달새의 왕'이라는 별칭은 이미 마을에 파다하다. 호부호형을 허락하지 않고, 먹는 것을 차별하는 가장 치사한 방식으로 아들을 대하는 허삼관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일락은 허삼관의 주변을 맴돌며 아버지의 사랑을 기대한다.



영화는 극 중 인물들의 감정이 극도로 고조되어 위기감을 느끼는 순간에 웃음이 터지게 하는 전략을 사용해 마냥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풀어냈다. 영리한 연출자 하정우는 영화 속에서 '활극'을 방불케 하는 활약을 펼친다. 먹을 것과 향수를 안겨주며 많은 돈을 썼으니 자신에게 언제 시집 올 것인지 묻고, 자신의 핏줄이 저지른 잘못이 아니니 배상할 수 없다고 무심하게 말하는 치졸한 아버지상을 연기하지만 무엇하나 부자연스러운 것이 없다.

하지원은 동네 최고의 미녀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곱게 화장을 하고 한복을 차려입고서 길을 나서는 장면은 절로 탄성을 부른다. 아름다우면서도 야무지기까지 한 허옥란은 하지원이어야 했다.

영화 '군도'의 강동원, 드라마 '피노키오'의 이종석 아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남다름은 허삼관의 장남역을 탁월하게 수행했다. 영리하지만 속깊은 일락을 섬세하게 표현해내 관객들의 눈물샘을 예고없이 괴롭힌다.

한국 영화의 KS 마크로 불리우는 이경영을 비롯해 장광, 전혜진, 주진모, 성동일, 조진웅, 김성균, 정만식은 톱니바퀴처럼 각자 맡은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내 영화의 밀도를 높이는데 공헌했다. 특별출연한 윤은혜의 깜짝 변신은 덤.

'웃픈' 허삼관의 사연은 웃음도 울음도 모두 자연스럽게 끌어낸다. 사전에 촬영분량의 40%을 핸디캠으로 찍어볼 정도로 촘촘한 연출자 하정우는 다시 한 번 도약했다.


추천별점 : ★★★(5점 만점)
추천대상 : 하정우의 전작 '롤러코스터'가 재밌었던 팬, 친구·가족과 편안하게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허삼관' 스틸 사진 ⓒ NEW ]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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