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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다른 인터뷰] 국내 유일 '걸밴드' 비밥, 연습실 습격기

기사입력 2015.01.10 09:00 / 기사수정 2015.01.09 16:08

김경민 기자


"희소성 아닌 실력으로 승부하고파"

[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그야말로 '유일무이(唯一無二)'의 존재다.

'걸밴드' 비밥(아연, 주우, 지인) 이야기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걸밴드를 표방하며 데뷔한 비밥은 버스킹으로 다져진 실력과 여러 음악 장르를 소화하면서 조용한 울림을 보여주고 있다.

오는 2월이면 데뷔 2년 차를 맞는 그들은 빠르게 인지도를 올려가면서 자신들만의 세계를 가꿔가고 있다. 비밥의 음악 이야기를 연습실을 직접 찾아 들어봤다.


▲비밥표 라이브 직접 들어보니


짧은 인사를 나누고 바로 합주에 들어갔다. 진지하게 악기 세팅과 마이크 체크를 마친 비밥이 선보인 첫 곡은 비틀즈의 명곡 '컴투게더'.

난해한 박자와 팀의 호흡을 중시하는 이 곡을 비밥은 약간의 편곡을 거쳐 그들만의 개성으로 새롭게 구성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 어떤 조작도 없는 '날것' 그대로의 라이브 무대였다.

'컴투게더' 연주를 마치자 "다음엔 뭘 해볼까요?"라고 묻더니 대답도 듣지않고 자연스럽게 다음곡을 시작했다. 멤버 아연은 드럼이 아닌 키보드로 자리를 옮겼다.


▲지인, "음악? 할수록 어려워."


데뷔 1년이 지난 비밥은 요즘 갈수록 음악이 어렵게 느껴진다고 했다.

멤버 지인은 "처음과 달리 자신감이 떨어지고 있다. '이정도만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큰 무대에 서보니 그런게 아니었다. 하면 할 수록 어려운게 음악"이라고 부담감을 토로했다.


▲아연, "드럼여신? 들어줄 만한 곡을 하는게 목표"

요즘 비밥 멤버들의 고민은 '실력'이라고 한다. EXID보다 먼저 '직캠'의 위력을 실감한 '드럼여신' 아연 또한 마찬가지다.

"사실 직캠이 나왔을 때, 제가 얼마나 못하는지를 느꼈어요. '드럼여신'이라며 좋아해 주신건 제가 흔치 않은 여성 드러머라 그런 것 같아요. 연주만을 들었을 때 '들어줄 만한 곡'을 해야하는게, 그게 큰 부담으로 다가와요."


▲주우, "못난이라 괜찮아요."

팀의 막내이자 기타 겸 서브보컬을 맡고 있는 주우는 요즘 표정 관리가 가장 힘들다고 한다. 노래를 부르거나 기타를 치며 열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표정이 일그러지는데 그런 모습이 고민이라는 것.

"제가 기타를 치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하면 표정관리가 가장 힘들어요. 하지만 뭐 그대로 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예쁜 것도 아니고 뭐. 하나 쯤 못난이도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데뷔에 버스킹에 단독공연까지 쉴새 없던 2014년
 
비밥은 2014년 2월에 데뷔 싱글 'Between Calm And Passion'으로 정식 데뷔했다. 버스킹을 통해서 다져진 실력으로 발표한 타이틀곡 '내가 메인이야'는 아이돌이 득세하고 있는 국내 가요시장에 비밥의 이름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방송활동과 다른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비밥은 버스킹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데뷔 후에도 버스킹은 계속했어요. 연습실이 있는 장안구의 거리 축제에도 나간 적 있어요. 어르신들이 드럼을 치는 모습을 신기해 하시면서 뒤에서 보고 하시더라고요." - 아연
 
"버스킹이 재미 있는 것 같아요. 가까이에서 저희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과 호흡할 수 있는게 좋아요. 요즘은 추워서 못하고 있는데 날이 풀리면 다시 나가야죠." - 지인
 
"드럼이나 앰프 같은 각종 장비도 저희가 다 들고 다녀요. 무거운 카트를 산 적이 있는데, 그 카트가 더 짐이 되더라고요." - 주우

 
▲하루 일과는 '연습', '밥', '연습'.
 
하루에 8시간. 비밥의 연습 스케줄이다. 연습실을 찾아간 이날 멤버 지인은 몸살로 인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히 무대를 소화한다.
 
보여주기만 하는 '연기파' 밴드도 아니다. 주우는 오른손 검지와 약지에 바른 매니큐어가 다 벗겨져 있다. 기타를 치는 사람의 특징이다. 지인 또한 마찬가지다. 베이스를 튕기는 손가락에는 굳은살이 잡혀있다. 드럼의 아연 또한 드럼스틱을 잡는 손에는 물집이 가득하다. 20대 초반 꾸미기를 좋아하는 여성들의 손이 아닌 셈이다.
 
"매일 매일 연습이에요. 언제나 저희 대표님은 '부족하다'라고 지적하세요. 스케줄이 없으면 늘 이렇게 모여서 연습을 하곤 해요. 연말에 공연을 하거나 하면 공연 쓰일 곡을 몇달간 연습하다가, 공연이 끝나면 새로운 곡을 잡아서 연습을 하는 편이에요. 완벽해 지기 위해서 다양한 곡들을 해보고 있어요." - 지인

 
▲2015년에는 '들어줄 만한 밴드'가 되고 싶어.
 
'예쁜밴드', '걸밴드'라고 불리는 비밥의 2015년 새해 목표는 '음악으로 인정을 받는 것'이다.
 
여성들이 록음악을 한다는 특수함으로 얻은 인기 보다는 좋은 음악을 하는 밴드가 20대의 여성들로 구성됐다는 인식을 주고 싶다는 것.
 
"처음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 쉽게 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하지만 음악은 그 자체로 어려운 것이더라고요. 단순히 여성들이 밴드를 한다 보다는 좋은 음악을 하는 밴드로 기억되고 싶어요."-아연
 
"좋은 음악을 많이 만들어서 음반에 저희 이름을 넣고 싶어요. 많이 배우고 있고, 틈틈이 곡도 만들고 있어요. 기대해 주세요." - 주우



사진 = 김경민 기자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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