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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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에게 '용병 마무리'는 사치였을까

기사입력 2014.11.26 06:33 / 기사수정 2014.11.26 09:42

나유리 기자
하이로 어센시오 ⓒ 엑스포츠뉴스DB
하이로 어센시오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외인 마무리 투수는 호랑이 군단에게 사치였을까. 

KIA 타이거즈는 25일 오후 하이로 어센시오(30)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를 전달했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인 어센시오는 불안한 뒷문에 전전긍긍하던 KIA가 야심차게 준비한 카드였다. 외국인 선수 3명 중 한자리를 마무리 투수에게 쓰는 것은 다소 파격적인 결정이다. 

9개구단 중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경우를 제외하고, 전업 불펜 투수를 외국인으로 기용하는 것은 KIA가 유일했다. SK의 로스 울프가 마무리 투수로 뛰었으나 전반기까지는 선발로 등판했다.

어느정도 불리함은 예상했건만, 외국인 선수 기용 규칙이 시즌 초반부터 KIA의 딜레마로 남았다. 3명을 보유하되 한 경기에 2명만 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데니스 홀튼(후반기에는 저스틴 토마스)이 선발 등판하는 날에는 타자 브렛 필이 출전하지 못하는 등 제약이 있었다. 한명의 주전 선수가 아쉬운 KIA 야수진 뎁스를 고려하면 치명타였다.

또 홀튼이 무릎에 이상이 생기며 부진했고, 김진우와 송은범이 부진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을 때는 선발진 자체에 구멍이 났지만 메우기 힘들었다. 이것 역시 다른 팀과는 달리 한명의 외국인투수만 선발 자원으로 기용할 수 있는 KIA의 한계였다.

제구 자체의 문제도 있었다. KIA는 어센시오 영입 당시 "140km 후반대 직구와 안정적인 투구 밸런스를 갖추고 있으며 제구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내렸다. 물론 어센시오의 직구는 140km 후반을 훨씬 상회할만큼 빨랐다. 영점이 잡히는 날은 타자들의 배트 스피드가 쉽게 따라가지 못했지만, 기복이 심했다. 특히 특정 변화구에 대한 고집이 연타를 맞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때문에 어센시오에게는 더더욱 철벽 마무리 능력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4월까지 1승 6세이브 평균자책점 0.99를 기록하던 어센시오는 5월에는 10경기에 등판해 1승 4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그러나 6월에는 8.68까지 평균자책점이 치솟았다. 팀 성적이 좋지 않았던 7월말에는 8일에 한번씩 등판하는 '강제 휴업'에 들어가기도 했건만, 경기 내용적인 면으로 살펴볼때도 불안감이 있었다.

팀 적응 문제도 무시할 수 없었다. 제구력 기복 뿐만 아니라 감정 기복도 심했던 어센시오는 팀에 잘 융화되지 못했고, 기용 문제에 대한 불만도 몇차례 어필했다. 

결국 KIA는 어센시오와의 이별을 결심했다. 어센시오의 빈자리는 선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투수가 메울 예정이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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