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또 한 번의 파격을 준비하는 슈틸리케호가 월드컵 8강에 빛나는 코스타리카를 상대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을 치른다. 지난 10일 파라과이를 상대로 기분 좋은 출발을 보여준 슈틸리케 감독은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5위의 코스타리카를 맞아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박주호와 장현수의 달라질 위치
코스타리카전 출전이 유력한 박주호와 장현수는 불과 열흘 전만 해도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함께 있었다. 와일드카드 박주호는 중원에서 노련한 모습을 과시하며 이광종호에 안정감을 부여했고 장현수는 주장 완장을 차고 최후방에서 대표팀의 무실점을 이끌었다. 박주호와 장현수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활약을 인정받아 곧바로 국가대표에 입성했고 이제 A매치를 통해 다시 합을 맞춘다.
그런데 이번에는 두 선수의 자리가 바뀐다. 박주호가 수비라인으로 내려가고 장현수가 미드필더로 올라온다. 김진수의 부상으로 생긴 왼쪽 풀백으로 박주호가 예전 포지션으로 이동하고 그 자리를 장현수가 채운다.
지난 12일 파주NFC(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가진 훈련에서도 박주호는 김영권, 김주영, 차두리와 한 조에 묶여 미니게임을 했고 장현수는 이명주, 박종우, 김승대와 같은 색깔의 조끼를 입어 미드필더로 분류됐음을 알렸다.
박주호 ⓒ 엑스포츠뉴스DB
너도나도 점유율, 볼 소유의 위치
경기 하루 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슈틸리케 감독과 코스타리카의 파울로 완초페 감독 대행은 한 가지에 집중했다. 이번 맞대결에서 양팀이 가장 첫 손에 강조한 것은 바로 점유율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가장 먼저 무실점 경기에 중점을 둔다"면서 "수비적으로 나가고 우리가 볼을 얼마나 소유할 지에 대한 생각을 갖고 볼 점유율을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코스타리카도 이에 지지 않았다. 완초페 감독 대행은 한국전 핵심으로 점유율 싸움을 꼽았다. 그는 "한국은 수준 높은 팀이다. 스피드가 좋아 내일 매우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면서 "볼점유율을 높일 것이고 이를 통해 한국의 스피드를 줄이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점유율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볼 소유다. 최근 세계 축구 트랜드가 점유율에서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으로 이동했지만 점유율은 여전히 많은 감독이 추구하는 하나의 공격 방식이다. 슈틸리케 감독도 파라과이전을 앞두고 "스페인 축구를 연상하라"는 말과 점유율을 강조한 것으로 보아 볼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법을 추구하는 것으로 엿보인다.
따라서 이날 경기는 볼을 주로 가지고 운반시킬 위치에 대해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뜻대로 상대 진영에서 볼을 많이 소유하며 공격적인 경기를 펼칠지, 아니면 상대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해 아래 진영에서 볼만 돌리는 문제점을 보유줄지 반대로 상대에 주도권을 내주고 실리적인 경기 방식에 대한 해법을 들려줄지 여러 부분에서 관심거리다.
63 vs 15, FIFA 랭킹의 위치
발언과 행동이 파격적인 슈틸리케 감독은 "FIFA 랭킹의 오류를 직접 밝히겠다"는 장대한 포부를 전했다. 랭킹 63위의 한국이 15위의 코스타리카를 충분히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코스타리카는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강호를 나란히 잡아내며 이변을 일으켰다.
어쩌면 코스타리카가 먼저 보여준 FIFA 랭킹의 오해를 슈틸리케 감독이 재연할 생각이다. 그는 "FIFA 랭킹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63위인 우리가 얼마나 준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난 파라과이전도 그랬다"면서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훈련하며 성과가 아주 좋았다. 누구를 기용해도 이길 자신이 있다"며 강하게 표현했다.
월드컵 실패로 역대 최저 FIFA 랭킹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의 위치가 어디쯤일지 가늠해볼 수 있는 코스타리카전이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