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THE 17th ASIAN GAMES INCHEON 2014) 축구 남자 결승전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에 김승규가 선방을 펼쳐 실점을 막고 있다. ⓒ 인천 권태완 기자
[엑스포츠뉴스=인천, 김형민 기자] 한국 축구는 아시아의 맹주를 자부한다. 월드컵 8회 연속 진출은 아시아 최강을 자신하는 한국 축구가 꺼내는 가장 강력한 주장이다.
그러나 정작 타이틀이 걸린 아시아 대회에서는 깊은 한(恨)이 서려있다. 아시안컵은 반세기 동안 우승과 거리가 멀고 아시안게임도 강산이 3번 바뀔 만큼 금메달 근처조차 가보지 못했다. 아시아 챔피언을 묻는 질문에 맹주를 자부하면서도 작아질 수밖에 없던 이유다.
한국 축구의 설움이던 아시안게임 28년 노골드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끝났다. 이광종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2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결승전에서 연장 120분 혈투 끝에 기적 같은 종료 직전 임창우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1986 서울 대회 이후 28년 만에 축구 금메달을 목에 걸며 실추됐던 자존심을 회복했다.
아시안게임은 박종환(1990 베이징), 아나톨리 비쇼베츠(1994 히로시마), 허정무(1998 방콕), 박항서(2002 부산), 핌 베어백(2006 도하), 홍명보(2010 광저우)까지 한국 축구가 자랑하는 명장들이 차례대로 실패했던 대회다.
가장 강력한 전력에 와일드카드까지 가세해 매 대회 금메달 영순위로 꼽히면서도 이상하게도 준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마땅한 이유를 찾을 수가 없어 징크스라는 단어로 설명을 끝내던 것이 아시안게임의 아쉬움이었다.
이제는 더 이상 설움과 한에 작아질 필요가 없어졌다. 이광종호는 역대 그 어떤 대회보다 완벽하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7전 7승에 12득점 무실점, 이광종호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기록이다. 무결점 수비와 결승전에서 보여줬듯이 필요할 때 넣어주는 한방으로 한국은 28년 동안 다가오지 않던 금메달을 손에 거머쥘 수 있게 됐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