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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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 앞둔 장혁, 열정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인터뷰)

기사입력 2014.09.28 09:07 / 기사수정 2014.09.28 15:32

배우 장혁이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 대해 이야기했다 ⓒ 싸이더스HQ
배우 장혁이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 대해 이야기했다 ⓒ 싸이더스HQ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움하하하하” MBC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애청자였다면 장혁(37)의 웃음소리를 잊지 못할 것이다. 그의 유쾌한 웃음은 시쳇말로 손발이 오그라들기는커녕 보는 이들까지 파안대소하게 만들었다.

장혁은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 대대손손 30대를 넘지 못하는 전주 이씨 가문의 9대 독자 이건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건이 장혁인지, 장혁이 이건인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줬다. 5대5 가르마와 과장된 웃음소리마저 이질감 없이 소화했다.

“스크루지를 표현해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사람과의 관계가 끊어진 스크루지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여행하면서 휴머니즘적으로 되가는 모습이 건이와 비슷하다고 여겼거든요. 이때 찾아온 사람이 김미영이었고요. 괴짜라서 코미디적인 면도 있고, 여러 상황들과 부딪히면서 진지한 면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는 다양한 작품을 참고하며 이건 캐릭터를 스스로 구축했다. 특유의 웃음소리 역시 그가 골똘히 생각해서 얻어낸 결과물이다. “기타노 다케시의 ‘기쿠지로의 여름’과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그리고 주성치가 나오는 작품들을 참고했어요. 웃음 소리는 때마침 촬영 중이던 영화 '순수의 시대' 속 이방원 캐릭터의 웃음을 시도했어요. 대본 리딩 때 '이건 어떨까' 하면서 웃어봤는데 호응을 얻었죠.”

장혁이 작품의 현장을 언급하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싸이더스HQ
장혁이 작품의 현장을 언급하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싸이더스HQ


노력의 결과로 ‘아이리스2’와 ‘추노’, ‘뿌리깊은 나무’ 등에서 보여준 남성적이고 진지한 이미지를 뒤로하고 허당 재벌남부터 순정파까지 캐릭터의 다양한 면모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냈다. 영화 ‘영어완전정복’,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이후 오랜만의 로맨틱 코미디 연기였지만 어색함은 없었다.

“연기에 정답은 없어도 모범답안은 있다고 생각해요. 얼마나 설득력 있게 연기하는가가 중요하죠. 오랜만의 로코이기 때문에 어려웠다기 보다는 앙상블이나 합이 맞지 않은 사람들과 작업을 하느냐 아니냐가 더 중요했어요. 해본 적 없는 장르여도 그런 이들과 함께여서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역시나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다. 그의 호연은 즐겁고 편안했던 현장에서 비롯됐다. 장혁은 인터뷰 내내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감독과 스태프, 동료 배우들을 언급하며 고마워했다. 

“좋은 연출자와 좋은 배우를 만나 재밌는 캐릭터가 됐어요. (장)나라, (최)대철과 그때 그때 주고 받으면서 캐릭터가 만들어졌죠. 배우가 캐릭터를 실감나게 표현한다 해도 마지막에는 감독이 편집하기 때문에 배우와 감독간의 신뢰도 중요해요. 그럼 현장에서 기분이 다운되더라도 재밌게 임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장혁은 장기적인 목표로 좋은 사람과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 싸이더스HQ
장혁은 장기적인 목표로 좋은 사람과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 싸이더스HQ


이건의 옷을 벗고 배우 장혁으로 돌아온 그는 진지하고 차분한 본연의 모습을 드러냈다. 많은 배우들이 촬영이 다 끝나도 한동안 캐릭터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것과 달리 장혁은 달랐다. 캐릭터와 현실 속 자신을 혼동하는 법이 없다고 했다. 오랜 연기 경험으로 캐릭터와 현실의 경계에서 자신을 ‘컨트롤’하는데 능숙해졌기 때문이다.

“작품이 끝나면 냉정하게 캐릭터를 떨쳐내요. 예전에는 동시에 두 작품을 할 경우 한 캐릭터를 연기하면 다른 캐릭터를 못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순간적으로 끊는 게 트레이닝 됐죠. 배우는 말 그대로 컨트롤러라 생각해요. 평상시에도 널뛰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하죠. 배우라서 좋은 곳에 프로모션도 가고 대접도 받지만 그건 제 것이 아니에요. 그런 느낌이 공유되면 그렇게 살아야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니까요.”

그렇게 그는 한동안 몰입해있던 이건에서 벗어나 배우이자 사람 장혁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이건의 매력을 간직한 채로. 한 해 한 해 깊어진 매력의 장혁은 어느덧 나이 불혹을 앞둔 배우가 됐다. 우리나이로 서른아홉. 20대 초반 드라마 ‘학교’(1999)에서 반항기 많은 학생으로 인기를 끌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참 빠르게 흘렀다. 나이가 들어도 연기에 대한 열정은 변하지 않았다. 아니 더 커졌다.

“해가 갈수록 열정이 강해지는 걸 느껴요. 김영철 선배님이 캐릭터를 표현하는 열정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피부는 퇴색됐지만(웃음) 열정은 21살 때보다 훨씬 커졌죠. 현장에 끊임없이 나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만큼 연기가 재밌어요. 나이에 따른 연기 부담감이요? 내년에 나이의 앞자리가 바뀐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어요. 현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답니다. 뭔가를 펼칠 수 있으니까요.”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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