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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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인기종목 홀대, 형평성 잃은 지상파의 인천AG 중계

기사입력 2014.09.27 08:00 / 기사수정 2014.09.27 08:00

2014 인천아시안게임 중계가 형평성에 어긋난 중계로 아쉬움을 사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DB
2014 인천아시안게임 중계가 형평성에 어긋난 중계로 아쉬움을 사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금메달을 향한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 열기가 안방에까지 온전히 전해지지 않고 있다.

지난 23일 남자 배드민턴 대표팀은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진행된 2014 인천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3-2로 누르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5시간이 넘는 혈투 끝에 얻은 값진 성과였다.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맛보게 된 짜릿한 순간이었지만 시청자들은 이를 뒤늦게 접했다. 지상파 3사 모두 배드민턴 중계 대신 드라마 방영을 택했다. 일부 시청자는 한국에서 열리는 한국 경기를 중국 CCTV 홈페이지에서 시청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방송계에 따르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전체 경기 가운데 주요 종목들을 시청자의 관심도에 따라 단독 혹은 최대 2사가 동시에 중계하기로 합의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정규방송을 다 접고 종일 중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빠지는 경기가 있기 마련이다. 배드민턴의 경우에는 방송3사가 꼭 생중계해야하는 종목에 들어가지 않았다. 비인기 종목이어도 박태환 등 유명 스포츠 스타가 나오는 종목은 내보내고 있다. 배드민턴이나 세팍타크로 같은 종목은 방송사별로 기준이 있다 보니 중계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 3사는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같은 경기를 동시에 중계해 "전파 낭비"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주요 경기를 방송사가 나눠서 중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인기 종목의 경우는 상황이 달라진다. MBC와 SBS는 25일 오후 8시 한국 축구대표팀과 홍콩의 16강전 중계로 수목드라마 방송 시간을 30분 늦췄다. 

국내에서 열기가 높은 야구도 마찬가지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B조 1위를 확정하면서 27일 오후 6시30분에 A조 2위 중국과 준결승을 치른다. 이에 따라 MBC는 '무한도전‘과 '왔다 장보리'를, KBS는 '불후의 명곡', '가족끼리 왜이래'를 결방한다. 

약체 중국과의 경기라 한국 대표팀의 승리가 거의 확실시 됨에도 불구하고 주말 인기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를 결방하면까지, 그것도 두 방송사가 동시에 중계를 하는 것이다. 비인기 종목에 대해서는 인색하게 편성하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는 이유로 같은 경기를 지상파 3사가 동시에 중계하는 것은 "전파 낭비"가 맞다. 스포츠를 즐기지 않는 이들을 위해서도, 그리고 방송사의 말마따나 '정규방송을 시청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적절한 배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인천아시안게임의 경우는 인기종목 위주의 편성이 지나친 감이 있다. 우리는 그동안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을 통해 비인기 스포츠 종목을 접하고 즐겨왔다. 물론 이것이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지만 비인기종목 선수들 입장에서는 그나마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통해 국민적인 관심과 응원을 받음으로써 힘을 얻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그런 '만남의 기회'가 희박해지는 바람에 소위 비인기종목 선수들의 볼멘 소리가 현장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대회 운영도 미숙한 데다 중계방송도 소홀해 그 어느 대회보다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45억 아시아인의 축제'라는 말이 무색하게 '축제' 분위기는 찾아볼 수가 없다.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이 맞는가 싶다. 여기에는 몇몇 인기 종목 위주로 중계를 편성한 지상파 3사의 책임도 크다고 본다.   

티켓 판매량이 저조하고 광고 수익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지금처럼 비인기 종목을 홀대하는 것은 방송의 역할이라는 측면에서도 정도를 벗어난 것이다. 형평성에 어긋나는 편성을 하는 방송사의 중계행태가 내내 아쉬움을 남긴다.
ⓒ 엑스포츠뉴스DB,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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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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