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세경이 영화 '타짜-신의 손'으로 스크린에 컴백했다. ⓒ권태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지윤 기자]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저도 처음 보자마자 반해버렸죠."
배우 신세경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인터뷰 시작과 동시에 '허미나' 캐릭터의 자랑을 늘어놓는 그녀의 모습은 영락없는 20대 소녀였다. 영화 '타짜-신의 손'로 돌아온 배우 신세경을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 카페에서 만났다.
당당하고 멋진 '허미나' 닮고 싶어
김혜수 선배님과의 비교? 의미 없다
신세경에게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낮은 톤의 목소리와 몽환적인 눈빛으로 늘 신비로운 아우라를 뿜어낸다. 그런 그녀가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인다. '타짜-신의 손'에서 신세경이 연기한 '허미나'는 대길(최승현)의 첫사랑으로 할만은 다 하고 마는 당찬 매력의 캐릭터다.
"허미나는 예쁜 여자가 아니라 멋진 여자예요. 우직하고 의리있는 그런 성격이 무척 맘에 들었어요.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았지만, 그런 것에 비굴하지 않고 항상 당당하죠. 또 멋있는 행동을 하고 전혀 생색내지 않는 점이 저도 닮고 싶어요."
'타짜-신의 손'은 제작 단계에서부터 잡음이 많았다. 영화 내부의 문제라기보다는 바깥이 시끄러웠다. 전작 '타짜'의 거대한 팬덤으로 인해, 캐스팅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신세경이 여자주인공 역을 맡자 "신세경이 정 마담(김혜수) 역이냐?"며 불만을 표하는 네티즌도 적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신세경의 담담하고 당찬 반응이 돌아왔다.
"전작이 워낙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잖아요. '타짜' 시리즈 자체가 워낙 훌륭하고 인기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감당해야 되는 무게인 것 같아요. 저에게는 남들이 어떻게 말하느냐보다는 '허미나' 캐릭터를 어떻게 소화하느냐가 중요해요. 또 김혜수 선배님과의 비교요? 정말 말도 안 되죠. 제가 감히. (웃음) '허미나'와 '정 마담'은 아예 다른 캐릭터이고 다른 이야기에요. 그런 논란들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허미나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캐릭터에요. 그걸 연기하는 재미가 컸던 것 같아요." ⓒ권태완 기자
신세경은 '타짜-신의 손'에서 최승현과 호흡을 맞췄다. 2살 차이의 또래 배우와 남녀 주인공을 맡았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4년 영화 '어린 신부'로 데뷔한 신세경은 '푸른소금', '뿌리깊은 나무', '남자가 사랑할 때'까지 대부분 10살 이상 차이 나는 선배들과 작품을 함께해왔다.
"현장 분위기가 좋았어요. 영화 초반 펼쳐지는 군산 촬영신이 그렇게 풋풋하게 나온 건 (최)승현 오빠가 워낙 편하게 해주셔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캐릭터나 작품에 대해서 고민도 많고, 정말 성실하신 모습을 보며 저도 반성하게 됐어요. (이)하늬언니도 그렇고 다들 열정이 대단했죠. 그런 에너지가 현장에서 모두에게 전염됐던 것 같아요. (웃음)"
'지붕뚫고 하이킥'은 신세경을 스타덤으로 올려준 고마운 작품이다. 하지만 거기서 시작된 다소 우울한 이미지가 늘 신세경을 따라다녔다. 이하늬 역시 제작보고회에서 "세경이를 처음 만나기 전까지, 우울한 아이로 생각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딱히 어두운 캐릭터냐 밝은 캐릭터냐를 갖고 고민한 적은 없어요. 좋은 타이밍에 훌륭한 작품이 들어오면 그게 인연인거죠. 이번 작품을 두고 '연기 변신을 원하냐'고 묻는 분이 많은데, 딱히 그런 의도는 없었어요. 사람이 모든 것을 다 가질 순 없잖아요? 이런 이미지도 있고, 저런 이미지도 있는 거죠. 이미지 변신보다는 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어요."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보다는 제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커요" ⓒ권태완 기자
25살의 상큼한 여대생
"가끔은 지하철도 탄답니다"
2009년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신세경은 아직도 풋풋한 1학년이다. 1년에 2, 3작품씩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다 보니 얼떨결에 '장기 휴학생'이 돼버렸단다. "한 번에 두 가지씩 못하겠어요. 얼른 공부하고 싶긴 한데… 졸업은 해야죠"라며 말하는 신세경은 쑥스러움에 머리를 긁적였다.
실제로 신세경은 연기 생활을 제외하면 영락없는 25살 여대생이다. 어릴 때부터 지하철을 타는 버릇이 남아 요즘도 여가가 생기면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다. 면허는 있지만, 운전은 할 줄 모르는 '장롱 면허'란다.
"저도 또래 친구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쉬는 날에는 집에 그냥 누워있거나, 한강에서 산책하죠. 지난 6월에는 촬영을 마치고 3주 동안 동유럽 여행도 다녀왔어요. 틈틈이 여행 다니고, 책도 읽고요."
이상형에 관해 물어도 솔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외모를 아예 안 보는 건 아니에요"라며 운을 뗐다.
"외모를 안 보는 건 아닌데, 대화가 끊기지 않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제가 가진 것과, 그 사람이 가진 것의 공통점이 많으면 좋지 않을까요? 저는 주위 사람들에게 받는 에너지가 너무 중요하고 그게 제 많은 부분을 이루고 있어요. 보통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껄껄 웃으며 넘길 수 있죠."
마지막으로 신세경에게 '타짜-신의 손' 관객을 위한 한 마디를 부탁했다. 여대생에서 금세 여배우 신세경으로 눈빛이 바뀌었다.
"저희 작품은 정말 다채로운 캐릭터가 녹아있는 영화예요. 제가 맡은 '허미나'도 그중에 한 명이고요. 스코어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웃음) 이미 제 손을 떠났으니까, 이제 저는 '대박'을 위해 기도할 뿐이죠. 이왕이면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영화의 신기록을 세워보고 싶습니다!"
박지윤 기자 jyp90@xportsnews.com
박지윤 기자 jyp9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