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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의 록커' 전인권, 그가 외치는 인생 '2막 1장'(종합)

기사입력 2014.08.20 18:01 / 기사수정 2014.08.20 21:52

한인구 기자
전인권이 전인권밴드로 새 앨범 '2막 1장'으로 팬들과 만났다. ⓒ 엑스포츠뉴스 DB
전인권이 전인권밴드로 새 앨범 '2막 1장'으로 팬들과 만났다.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이순(耳順). 귀가 순해진다는 뜻으로 나이 60세의 비유적인 표현이다. 공자가 인생을 시기별로 회고한 것에 유래한 말로, 사람이 예순 살이 되면 세상 이치에 통달하여 듣는 대로 모두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수 전인권은 1954년생이다. 만 60세로 이순이다. 전인권은 거친 1막의 인생을 뒤로 하고 이제 새롭게 2막을 시작하려한다. 굴곡진 지난날이었지만, 이제 전인권은 '발전'을 힘주어 강조했다.

전인권 밴드의 새 앨범 '2막 1장' 출시 기념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가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IFC몰 엠펍에서 열렸다.

전인권은 쇼케이스가 시작되기 전부터 밴드 멤버들과 가볍게 신곡들을 맞춰보며 행사를 준비해갔다. 앞서 모인 팬과 취재진은 고스넉한 카페 분위기와 어우러지며 전인권 밴드의 신곡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예정됐던 행사 시간을 조금 넘긴 오후 4시 20분께 전인권은 행사장을 메우고 있던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등장했다. 그는 백발과 대비되는 선글라스를 쓴 채 통기타를 메고 "잘 부탁드린다"고 운을 뗐다.

전인권은 첫 곡으로 '오늘'을 불렀다. '빌딩에 불빛 켜지고 꺼지고/ 산다는 것 저 그저 저 불빛처럼/ 켜지고 꺼지고 또 켜지고/ 아무 일도 없었다'의 가사차럼 '오늘'은 인생을 담담히 서술해 나아가는 노래였다. 그는 노래하던 중간에 객석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전인권은 '내가 왜 서울을'을 들려주기 전 쑥스러운듯 "이 노래도 좋아요"라고 소개했다. 세월의 흔적에 따라 깊이 파인 주름살 위로 잠시 설렘이 고개를 내밀었다. '내가 왜 서울을'은 전인권의 젊은 날의 진솔한 감정을 소박한 사운드에 실어냈다.

이어 이날 사회를 맡은 장기하는 "전인권 밴드의 새 음반을 처음으로 여러분에게 공개하는 자리다. 저같은 일개 팬이자, 후배도 설레이는 마음이 든다"면서 전인권에게 소감을 물었다.

전인권은 "'오늘' '내가 왜 서울을'을 좋아한다. 오늘은 그런대로 괜찮게 했다"고 하자, 장기하는 "저도 뭉클하게 들었다"고 느낌을 전했다.

전인권 밴드에 합류한 멤버들은 전인권과 작업하는 소회를 털어놓았다.


정원영은 "처음 합류했을 때는 이 멤버가 아니었다. 각자의 입장이 다를 것이다. 저 같은 경우에는 지난해 전인권 선배님과 작업을 하면서 저와는 너무나 다른 음악 작업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같이 작업하면 큰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전인권 선배님이 함께하자고 제의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정원영은 "결국 이번 앨범에 제가 만든 3곡이 실렸는데, 작업을 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했다.

전인권 밴드의 키보디스트 이환과 양문희, 기타리스트 안지훈, 베이시스트 민재현, 드러머 신석철도 전인권과 함께해 영광이라고 밝혔다.

전인권의 새 앨범의 이름은 '2막 1장'이다. 지난날을 차곡차곡 정리한 뒤 다시 시작하다는 의미를 담았다.

'2막 1장'에 대해 전인권은 "그동안 많은 발전을 했다. '2막 1장'이라고 앨범명을 지은 것은 굴곡진 인생을 산 것 같아서 이를 1막이라고 했다. 발전한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또 전인권과 들국화는 떼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관계다. '록의 불모지' 한국에서 오랜 시간 활동하며 같이 성장해와서다. 그는 들국화의 힘들었던 활동 과정에 대해 털어놓았다.

전인권은 "들국화는 그 당시에 '명랑 운동회'를 나가지 않은 완전한 비주류 음악인이었다. 우리들만의 안간힘을 다해서 음악을 만들고 공연을 했다. 그것이 대중에게 때묻지 않고 순수하게 잘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저희를 받아준 대중이 대단한 것 같다"면서 "제가 일탈이 아닌 '오탈'을 했다. 과감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건 바다를 건너왔다는 것이다. 정말 힘든 시간을 지나왔다. 인생 1막을 접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전인권은 새 앨범에 대한 자심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 엑스포츠뉴스 DB
전인권은 새 앨범에 대한 자심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 엑스포츠뉴스 DB


그리고 전인권은 "록 음악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록 음악을 하는 사람이 퇴폐적이고, 다른 나라에 온 사람 같다는 느낌이 있어서다. 최선을 다해 활동했다"고 말했다.

전인권은 이번 앨범 작업을 주로 새벽에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만든 곡은 새벽에 주로 만들었다. 새벽 2시경 일어나서 아내가 아침밥을 줄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않고 음악만 들으며 작업했다. 제 곡엔 리듬이 많이 들어가 있다. 잘 만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인권의 '2막 1장' 쇼케이스에는 장기하와 핫펠트(예은)가 자리를 빛냈다.

전인권은 갑작스레 노래 몇 소절을 부른 뒤 "장기하의 노래"라고 밝혔다. 이어 장기하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이 자리에서 밴드 홍보할 생각은 없었다. 곧 3집 음반을 낼 예정이다"고 밝혔다. 전인권이 부른 노래는 앞으로 나올 장기하와 얼굴들의 3집 수록곡이었다.

또 전인권은 "원더걸스 예은이라는 친구인데, 정말 좋은 앨범이다. 또 다른 균형이 생길 것 같다"고 핫펠트(예은)을 무대 위로 불렀다.

핫펠트(예은)은 "이런 자리에 함께하게 돼서 영광이다. 지난해 전인권 선배님과 함께 무대에 했고, 그 뒤로도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예은은 'Ain't nobody'를 노래했다.

이어 전인권은 "음악 프로그램에서 예은과 작업을 하며 예은의 노래를 들었다. 비욘세 음악보다 더 감동이 왔다"고 했다.

전인권은 마지막으로 "각이 좀 틀어진다고 진실이 틀어지는 것은 아니다. 저희는 각을 최대한 틀어서 발전시켜 보겠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어 선공개곡 '사람답게'를 관객석을 향해 쏟아올렸다.

모든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앙코르"를 외쳤다. 짧았던 공연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보였다. 이에 전인권은 "오늘 정말 분위기가 좋다"고 말하며 다시 무대에 올라 마지막 노래를 전했다.

'2막 1장'은 전인권이 10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선보이는 신보다. 전인권 음악 인생의 새로운 출발이자 들국화의 이름으로 걸어온 30년 음악 인생에서 두 번째 행진을 시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았다.

앨범에는 총 11곡의 신곡이 수록될 예정이며, 그 중 '내가 왜 서울을' '눈물' '사람답게'는 20일 음원사이트를 통해 선공개됐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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