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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갈망하던 K리그, '퐈이야'가 특별한 이유

기사입력 2014.07.14 12:25 / 기사수정 2014.07.15 17:59

김형민 기자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슈퍼매치에서 FC서울 서포터즈들이 정성룡을 향한 메시지가 적힌 문구를 펼쳐 보이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DB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슈퍼매치에서 FC서울 서포터즈들이 정성룡을 향한 메시지가 적힌 문구를 펼쳐 보이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70번째 슈퍼매치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한바탕 축제의 장이었다. 4만 6천 여명이 몰린 경기장은 뜨거웠고 선수들의 발 끝도 분주했다. 선수들은 어느때보다 한 발 더 뛰었고 벤치와 응원석은 목소리 높여 전해지는 함성들로 가득했다.

다양한 스토리가 쏟아진 슈퍼매치에서 유독 귀를 사로잡는 목소리가 있었다. '퐈이야'. FC서울 서포터즈들이 수원 삼성 수문장 정성룡에게 던지는 압박의 메시지였다. 건강한 문화였다. 장본인 정성룡도 이를 듣고 더욱 이를 악물고 선방쇼를 펼쳤다. 90분동안 이어진 '퐈이야'는 K리그가 기다리던 하나의 스토리 자체였다.

서울과 수원은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5라운드에서 한판승부를 벌였다. 치고 받던 공방전 끝에 서울이 2-0 승리를 거뒀다.

70번째 맞대결이었다. 그동안 숱한 화제작들을 남겼던 슈퍼매치는 중요한 길목에 자리하고 있었다. 최근 부진했던 월드컵 성적과 아울러 한국축구에는 위기설이 도졌다. 반전카드가 필요했고 슈퍼매치가 그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됐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슈퍼매치는 뜨겁고 화려한 장면들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보는 이들을 열광시켰다. 이날 특히 화두는 정성룡 골키퍼였다.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K리그 무대에 선 정성룡의 어깨는 무거웠다. 심적인 부담을 얼마나 덜 수 있을 지가 관건이었다. 서정원 감독은 "(정)성룡이가 최근 훈련을 하면서 몸상태가 올라왔다. 이전에 좋았던 수준으로 컨디션이 됐다"면서 출전 배경을 설명했다.

월드컵 이후 슈퍼매치를 통해서 K리그에 첫 선발 출장했던 정성룡 ⓒ 엑스포츠뉴스DB
월드컵 이후 슈퍼매치를 통해서 K리그에 첫 선발 출장했던 정성룡 ⓒ 엑스포츠뉴스DB


정성룡은 경기 전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서포터즈석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내 서울 관중석 쪽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이에 수원 관중석은 박수갈채와 환호로 맞대응했다. 정성룡 선수 하나로 얽혀 벌어진 미묘한 기싸움이었다.

경기에서도 정성룡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서포터즈들의 관심 대상이었다. 이후 서울쪽에서 낯익은 소리가 들려왔다. 정성룡을 향해 '퐈이야'라는 구호를 외쳤다. 정성룡이 골킥을 찰 때마다 단번에 내뱉는 이 구호는 경기장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퐈이야'는 정성룡의 SNS에 등장했던 구절이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돌아오던 비행기에서 직접 찍은 자신의 사진과 함께 해당 문구가 담긴 글을 올린 바 있었다. 이와 관련해 비판 여론들이 있었고 상대팀 서울 서포터즈가 자극제로 활용했다.

이날 정성룡의 강심장 활약과 맞물려 '퐈이야'의 함성은 더욱 관심을 받았다. 슈퍼매치 위 새로운 스토리가 작성된 순간이었다. 올 시즌 K리그는 스토리 창출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Talk about K리그'라는 간판 아래 스토리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스토리는 곧 경기에 대한 재미, 팬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촉매제라는 판단에서였다.


그 좋은 예로 '퐈이야'는 긍정적인 효과들을 내비쳤다. 정성룡을 향한 날선 비판의 의미가 담겼지만 그 자체만으로 향후 슈퍼매치의 새로운 스토리로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음 71번째 슈퍼매치에서는 '퐈이야'가 다시 한번 등장, 팬들 사이에서 회자될 수 있다면 이보다 이상적일 수는 없다. 단순해 보이는 하나의 구절이었지만 '퐈이야'는 K리그에 좋은 영양제였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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