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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문경은 감독이 체력 훈련을 고집하는 이유

기사입력 2014.07.13 14:49 / 기사수정 2014.07.13 14:49

신원철 기자
SK 나이츠가 체력 보강을 위해 상주를 찾았다. 뛰고 또 뛰는 단순하면서도 지루한 일정, 그러나 이 시기가 SK의 한 시즌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상주, 신원철 기자
SK 나이츠가 체력 보강을 위해 상주를 찾았다. 뛰고 또 뛰는 단순하면서도 지루한 일정, 그러나 이 시기가 SK의 한 시즌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상주, 신원철 기자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멀리서 거친 숨소리가 들려온다. SK 나이츠 선수들이 오전 체력 훈련 일정을 소화하는 시간, 약 3.8km 짜리 상주보 경천섬 코스를 돌고 난 이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기 바쁘다. 주변에는 오직 산과 강뿐, 들려오는 소리는 숨소리와 기합 소리가 전부다.

문경은 감독과 전희철·허남영 코치가 이끄는 서울 SK 나이츠는 8일부터 경상북도 상주시 일대에서 2014-15시즌 대비 전지훈련에 들어갔다. 이번 전지훈련 1차 목표는 체력 보강이다. 훈련 일정은 대부분 러닝 훈련으로 채워졌다. 오전(10시~12시)/오후(4시~6시)/저녁(8시~10시)으로 나뉜 일정표에 농구공을 만지는 시간은 오직 저녁 실내훈련뿐이다. 나머지는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이다. 선수들은 달리고 먹고 쉬고, 또 달리고 먹고 쉰다. 해가 지고 나서야 실내 훈련장에서 농구공과 씨름한다.

10일 오전 만난 문 감독은 "다른 팀들은 벌써 공 만지면서 훈련하는데 우리만 체력 훈련을 하고 있다"며 "솔직히 다른 팀 기사를 보다 보면 조바심 날 때도 있다. 그렇지만, 어차피 책임도 내가 지는 거다. 이번 시즌은 피지컬과 체력을 살리는 쪽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선수단에 큰 변동이 없었다. 그만큼 조직력 맞출 시간을 아낄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시간에 체력을 보강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정교함과 체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SK는 지난 시즌 37승 17패로 정규리그 3위에 올랐다. 역대 최고의 선두권 다툼이 벌어진 가운데 4강 플레이오프 직행에 실패했고, 오리온스와의 6강을 거쳐 4강에서 모비스를 만났다. 2012-13시즌 챔피언전을 되갚기 위해 칼을 갈았지만 '만수' 유재학 감독과 모비스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SK는 17일까지 7주간의 비시즌 훈련 일정을 통해 체력 보강에 집중하고 있다. 10일은 6주 차에 해당한다. 체력을 가장 최고치에 올려놓을 때가 바로 이 시기다. 마지막 7주 차에는 2014-15시즌에 적용할 새로운 공·수 패턴을 예습하는 시기. 7주 일정의 훈련이 끝나면 선수단은 잠시 휴가에 들어간다. 이후 새 패턴을 집중적으로 연마하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다.

문 감독은 "6주 프로그램(체력 훈련)을 다 마친 선수들은 안 다치고 한 시즌을 다 뛸 수 있다. 지난 시즌은 (최)부경이가 국가대표 소집을 다녀왔다. 시즌 중반 이후 아프기 시작했다"며 체력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 피지컬 코치 3명에게는 가장 중요한 시기다. 예전 같은 경우에는 감독님들께서 체력 훈련도 다 챙기셨지만, 나는 코치들에게 책임감을 부여하는 편이다. 마지막 책임은 내가 지는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SK는 한대식 체력코치와 이용선 의무트레이너, 유승범 재활트레이너까지 3명의 피지컬 코치를 두고 있다. 이들은 모두 상주에 내려와 선수단 훈련을 직접 지도하는 중이다. 이제 3일이 지났을 뿐인데 한 코치는 벌써 목이 쉬었다.

이용선 트레이너 코치와 전희철 코치, 허남영 코치가 선수들의 목표 랩타임을 정하고 있다. ⓒ 상주, 신원철 기자
이용선 트레이너 코치와 전희철 코치, 허남영 코치가 선수들의 목표 랩타임을 정하고 있다. ⓒ 상주, 신원철 기자


전희철 코치는 "최근 기록을 가지고 목표 시간을 정한다"며 "항상 최고 기록을 깨라는 건 아니다. 날씨나 몸 상태를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아침부터 직사광선이 내리쬔 이날은 평소보다 여유 있게 목표 시간을 설정했다. 그는 "선수마다 할 수 있는 게 다르다. 각자가 가진 체력을 최고치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SK 코칭스태프는 이번 전지훈련에서 체력 보강과 함께 '정신력 강화'도 기대하고 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불호령이 떨어진다. 문 감독은 오후 훈련 도중 선수들의 느슨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SK에서 가장 뛰어난 체력과 주력을 자랑하는 선수는 한상웅(30)과 주희정(38)이다. 덕분에 이들보다 젊은 선수들은 "형보다 늦는다"며 야단맞기 십상. 


한편 문 감독은 피지컬 코치들에게 주문하는 것에 대해 "일단 시즌 중 부상이 없어야 한다. 종아리나 허벅지 근육 관련 부상은 비시즌 운동량 부족 때문일 때가 많다"고 이야기했다. 두 번째는 힘이다. 그는 "SK 젊은 선수 중에는 힘이 부족한 선수들이 많다"며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힘을 붙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8일 시작한 전지훈련은 17일까지 이어진다. 문 감독에게 '선수들은 휴일에 뭐 하고 지내느냐'고 물었다. 그는 "전지훈련 끝날 때까지는 휴일이 없다"고 대답했다. 대신 18일부터는 선수단 전체가 휴가를 받는다. 이번 전지훈련에는 국가대표 훈련에 합류한 김선형과 외국인선수 애런 헤인즈, 코트니 심스를 제외한 선수단 전원이 참가했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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