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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과 신예가 만났다…브라질월드컵 조별예선 베스트11

기사입력 2014.06.28 07:00 / 기사수정 2014.06.28 10:43

박지윤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지윤, 조재용 기자] 2014 브라질 월드컵이 15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본격적인 16강전에 돌입한다.

대회의 절반이 지나갔고 희비가 엇갈렸다. 하지만 축제는 계속된다. 다시 시작될 대장정을 앞두고 16개 팀은 새로운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누군가는 눈물을, 누군가는 미소를 지었을 조별예선. 그 안의 영광의 얼굴들을 고르고 또 골라봤다.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베스트11, 지금부터 공개한다.



오초아 골키퍼, 할리호지치 감독 ⓒ Gettyimages/멀티비츠
오초아 골키퍼, 할리호지치 감독 ⓒ Gettyimages/멀티비츠


감독 다비드 할리호지치(알제리)

서로를 만만히 본 H조, 해피엔딩의 주인공은 알제리였다. 알제리는 벨기에와 함께 토너먼트에 합류, 사상 첫 16강 진출을 이뤘다. 그 중심에는 바히드 할리호지치 감독이 있었다. 유럽과 아프리카 대표팀 사령탑으로 쌓은 경험과 노하우는 이 노장 감독을 치밀한 분석가로 탈바꿈시켰다.


H조에서의 행적을 살펴보면 할리호지치는 상대의 약점을 철저하게 분석해 맞춤전략으로 영리하게 승점을 쌓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호 벨기에를 상대로 수비중심적 전술을 펼치며 최소한의 실점을 허용했고, 반드시 이겨야 했던 한국전에서는 측면의 빠른 크로스와 역습 상황에서 중앙 수비진 사이의 뒷 공간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할리호지치의 알제리는 절제심을 보여줬다. 라인을 올릴 때와 내릴 때를 구별할 줄 알았다. 할리호지치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팀을 이끌며 독불장군적인 면모가 약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오히려 월드컵에서는 이러한 모습이 내부 결속으로 이어지며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다. 할리호지치의 마법이 16강전 상대 독일에게도 통할지 기대된다.

GK 기예르모 오초아(멕시코)

이번 대회 단연 최고의 화제는 멕시코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아작시오)다. 오초아의 활약이 가장 돋보인 것은 브라질과의 예선 2차전. 오초아는 신들린 듯이 브라질의 공격을 막아내며 0-0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브라질이 조별예선 1, 2차전에서 2연승에 실패한 것은 1978 아르헨티나 월드컵 이후 36년 만의 일이다. 멕시코의 6회 연속 16강 진출까지 모두 오초아의 손 끝에서 이뤄낸 결과물이었다. 벌써부터 빅클럽에서 관심도 폭발했다.

오초아의 에이전트는 한 외신을 통해 " FC바르셀로나가 문의를 해 온 적이 있다"며 오초아에 대한 관심을 더욱 증폭시켰다. 월드컵이 끝난 뒤 어느 팀과 계약하게 될까? 그 답은 네덜란드와의 16강전에 달려있다.

바란, 보아텡, 마르케스, 우마냐 ⓒ Gettyimages/멀티비츠/Wikimedia Commons
바란, 보아텡, 마르케스, 우마냐 ⓒ Gettyimages/멀티비츠/Wikimedia Commons


DF 라파엘 바란(프랑스)

19살의 프랑스 신예 수비수 라파엘 바란(레알 마드리드)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바란은 191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타점 높은 공중 장악력과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한다.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는 바란을 두고 "마치 10년 차 수비수처럼 플레이 한다. 어린 나이에 그런 성숙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이 놀랍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비교적 'Easy(쉬운)'했던 E조에 속했던 프랑스는 무리 없이 16강에 올랐다. 프랑스 수비진도 수월했다.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 등의 화력 좋은 공격진을 등에 업고 큰 문제를 드러내지 않았다.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16강전부터 만만치 않은 상대 공격진을 상대로 바란 등이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관심이다.

DF 제롬 보아텡(독일)

독일은 막강한 화력을 뽐내며 1위로 조별예선을 통과했다. 특히 가장 힘든 상대로 여겼던 포르투갈을 4-0으로 완파했던 것이 주효했다. 해트트릭을 기록한 토마스 뮐러에게 모든 관심이 쏟아졌다. 하지만 숨은 일등공신은 따로 있다. 제롬 보아텡(바이에른 뮌헨)은 포르투갈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철저하게 봉쇄하며 제 몫을 다했다.

호날두는 보아텡에 막혀 2번의 크로스만을 올리는데 그쳤다. 보아텡의 활약은 이제부터 더욱 중요할 전망이다. 16강전에서 알제리의 에이스 소피안 페굴리(발렌시아)를 막아야 한다. 이어 8강에 진출한다면 프랑스의 막강 공격력을 봉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힘든 상대들이지만 보아텡이 에이스 킬러의 면모를 보인다면 월드컵 종료 후에도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DF 라파엘 마르케스(멕시코)

멕시코는 조별예선 3경기에서 단 1골만 허용하는 짠물 축구를 선보였다. 그 중심에는 베테랑 라파엘 마르케스(클럽 레온)가 있었다. 특히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크로아티아전에서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하며 상대의 주포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에게 단 한개의 슈팅도 허용하지 않았다.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공격 가담도 위력적이다. 1골1도움을 기록하는 등 공수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마르케스는 만 35살로 4회 대회 연속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하고 있다. 멕시코의 살아있는 전설의 생애 마지막 월드컵 무대 활약은 16강전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DF 마이클 우마냐(코스타리카)

코스타리카가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을 것이라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코스타리카의 돌풍이 거세지면서 잊혀졌던 3백에 대해서도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이들 수비진은 우루과이, 이탈리아, 잉글랜드를 상대로 단 1골만 실점했다. 특히 만 32살로 수비수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마이클 우마냐(브루하스FC)는 183cm의 비교적 단신임에도 거친 몸싸움을 펼치며 상대 공격을 틀어막았다. 2004 아테네 올림픽과 2006 독일 월드컵에도 출전한 바 있는 우마냐는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 될 이번 대회서 불꽃을 태우고 있다.

로벤, 피를로, 네이마르, 로드리게스 ⓒ Gettyimages/멀티비츠
로벤, 피를로, 네이마르, 로드리게스 ⓒ Gettyimages/멀티비츠


MF 아르엔 로벤 (네덜란드)

아르엔 로벤(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대회에서 3골 1도움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1차전 스페인을 상대로 2골을 몰아넣으며 폭발적인 스피드를 과시했다. 이어 호주전에는 선제골을 터트리며 승리를 견인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는 칠레전이였다. 비록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50m 단독 드리블 후 강렬한 슈팅을 선보이며 칠레 수비진을 오금 저리게 만들었다. 멤피스 데파이(PSV아인트호벤)의 추가골로 연결된 어시스트 역시 로벤의 강점이 번뜩이는 장면이었다.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 로벤은 스페인과의 결승전에서 2번의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며 패배의 원흉이 된 바 있다. 이제는 네덜란드를 '우승'으로 이끄는 오렌지 군단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MF 안드레아 피를로 (이탈리아)

클래스는 영원하다. 36살의 노장 안드레아 피를로(유벤투스)는 브라질월드컵에서 이 말을 그대로 증명했다.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은 부임 이후 피를로를 이탈리아 중원의 사령탑으로 세웠다. 팀의 패스 배급을 전적으로 맡겨 아주리 군단의 심장으로 활약해 왔다.

지난 1차전 피를로는 중앙에서 정확한 패스를 배급하면서 잉글랜드의 압박을 풀어내는 데 크게 기여하며 '품격'을 보여줬다. 이탈리아가 조별예선에서 탈락하며 더 이상 월드컵에서 피를로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피를로의 활약을 지켜본 이탈리아 축구 연맹은 현재 그의 은퇴를 적극 만류하는 중이다. 

MF 네이마르 (브라질)

브라질 국가를 들으며 감동의 눈물을 쏟는 '22살의 축구 천재'. 브라질 국민이라면 어찌 이 청년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전 국민의 관심을 기대와 부담이라는 두 이름으로 짊어진 네이마르다 실바(FC바르셀로나)는 현재 전설에 다가가고 있다.

개막전 브라질 첫 골로 시작으로 네이마르의 골 사냥에 쉼표는 없다. 사실상 카메룬전은 네이마르의 '원맨쇼'에 가까웠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12년만에 통산 여섯번째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노리는 브라질에게 네이마르의 존재는 든든한 해결사 이상이다.

 MF 제임스 로드리게스 (콜롬비아)

콜롬비아의 3연승에는 제임스 로드리게스(AS모나코)가 중심에 있다. 로드리게스는 조별예선 3경기에서 나란히 1골씩을 터트리며 3경기 3골을 기록했다.

특히 후반 교체투입 된 일본전에서는 경기 흐름을 완전히 뒤빠꿔놨다. 단 45분 동안 1골 2도움을 기록, 일본을 무장해제시켰다. 콜롬비아에서는 '발데라마의 재림'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카를로스 발데라마는 콜롬비아 대표팀의 주장 완장을 차고 1990년과 1994년, 1998년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콜롬비아의 전설'이다.

리오넬 메시, 알렉시스 산체스 ⓒ Gettyimages/멀티비츠
리오넬 메시, 알렉시스 산체스 ⓒ Gettyimages/멀티비츠


FW 리오넬 메시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 앞에 무슨 수식어가 필요할까. 메시는 그동안 자신의 발목을 잡았던 이름들을 걷어냈다. 조별예선에서 그동안 지적됐던 '월드컵 징크스'를 한 방에 해소시켰다.

침대 축구로 일관하는 이란을 상대로 나온 메시의 왼발 감아차기는 통쾌함 그 자체였다. 또한 4년 전 남아공월드컵에서 자신의 슈팅을 번번이 막아냈던 나이지리아 옌예마 골키퍼 설욕에 성공했다. 세 경기 연속 MOM(Man of the Match·최우수 선수)로 선정된 메시는 3경기 4골을 기록하며 네이마르, 토마스 뮐러와 본격적인 득점왕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FW 알렉시스 산체스 (칠레)

스페인을 침몰시킨 칠레의 엔진은 바로 알렉시스 산체스(FC바르셀로나)였다. 폭발적인 스피트와 테크닉, 골 결정력을 선보이며 칠레를 16강에 올려놓는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1차전 호주전에서는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지난 시즌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대표팀에서는 메시, 호날두 못지않은 존재감을 뽐냈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유벤투스 등이 그에게 적극적이 관심을 보이는 등 월드컵 이후 몸값이 대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윤 기자 jyp90@xportsnews.com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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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기자 jyp9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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