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마이애미(미국), 조용운 기자] 홍명보호가 브라질월드컵 최종 모의고사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 평가전에서 0-4로 패했다.
총체적 난국이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부터 정해진 선발 11명은 아직 없다고 강조했지만 가나전에 나선 선수들은 분명 정예 멤버였다. 그 중에서도 공격은 홍명보 감독이 그토록 신임을 보내는 선수들로 꾸려졌다. 최전방은 박주영의 몫이었고 그 밑에 구자철이 위치했다.
구자철은 홍명보호의 핵심이다. 그의 왼팔에는 팀을 상징하는 주장 완장이 채워져 있었다. 완장은 단순히 리더를 알리는 의미가 아니다. 그라운드 안에서 가장 먼저 선수들을 이끌고 부족할 때는 지탱해야 할 임무가 있다. 그래서 완장의 무게가 무거운 법이다.
아직 홍명보호의 주장은 완장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대표팀은 평가전을 끝낼 때마다 그라운드 위 사령탑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평균연령이 어려 자주 흔들리는 팀을 잡아줄 리더가 없다고 비판 받는다.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구자철이 제대로 임무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선발 11명 중 가장 흔들리는 선수가 구자철이고 가장 먼저 그라운드를 나오는 이도 구자철이기 때문. 공격 전술의 핵이 되어야 할 구자철은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무거운 몸놀림으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구자철 특유의 탈압박과 측면으로 빠지는 움직임은 오히려 상대 수비수에 고립되는 문제를 낳고 있다. 자신이 볼을 오래 가지는 특성이 대표팀의 템포를 잡아먹는 악순환으로 이어지지만 구자철은 달라지는 모습이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홍명보 감독도 풀타임 믿음을 보내지 못한다. 지난달 튀니지와 출정식 경기에서 후반 15분 구자철을 불러들였던 홍명보 감독은 가나전에서도 60분이 되자 어김없이 김보경으로 교체했다.
팀이 상대에 끌려가며 아직 재정비도 못한 시점에 주장을 뺀다는 점은 그만큼 팀 안정화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경기력 측면에서도 부족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주장이 꼭 풀타임을 뛰어야 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90분 중 고작 60분만 소화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컨디션 문제이든 구심점 역할을 못 했든 주장 완장을 단 선수가 보여줘선 안 되는 장면이다. 그럼에도 구자철은 벌써 월드컵을 앞두고 두 차례나 같은 상황을 재연했다. 홍명보호가 불안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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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