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원정에서 역전극을 노렸던 전북이 결국 8강에 오르지 못했다. 김남일의 공백이 컸다.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포항, 김형민 기자] 역전을 꿈꿨던 전북 현대가 결국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전북은 13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벌어진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포항 스틸러스에게 0-1로 패했다. 이로써 전북은 전주에서 열렸던 지난 1차전 패배까지 포함 2연패로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이날 최강희 감독은 고민의 흔적을 남겼다. 수비형 미드필더에 손을 댔다. 모든 일은 김남일의 부재로부터 비롯됐다. 김남일은 지난 4월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ACL 조별리그 경기에서 왼쪽 무릎 부상을 당했다. 무릎 내측 인대가 파열돼 8주 결장 선고를 받았다. 부상과 함께 ACL 16강 출전도 불발됐다.
최강희 감독은 대비책을 세워야 했다. 1차전에서 새로운 중원 조합을 꾸렸지만 신통치 않았다. 열세를 안고 나선 2차전, 변화가 필요했다. 전북은 고민 끝에 3명의 선수를 바꿨다.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최보경을 주목해야 했다.
최보경은 사실상 김남일의 공백을 메우고자 했다. 최우선 과제는 이명주 봉쇄였다. K리그클래식에서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이명주를 어떻게 막느냐가 이번 경기 최대 승부처였다.
최보경은 부지런히 움직였다. 공수 고리 역할과 함께 수비에도 적극적이었다. 자연스럽게 이명주와 자주 마주쳤다. 전반 21분 이명주에게 날아오는 패스를 커트했다. 28분에는 같이 뒤엉켜 넘어지는 등 신경전도 피하지 않았다.
치열했던 기싸움은 결국 몸싸움으로 번졌다. 전반 35분 최보경은 이명주와 거칠게 볼다툼을 벌였다. 이후 이명주가 최보경에게 몸을 손으로 밀치자 그에 최보경이 박치기로 응수했다. 주심은 이명주에게 경고, 최보경에게 퇴장을 지시했다. 전북에게는 큰 악재가 찾아 온 순간이었다.
수적 열세를 안은 전북은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전방 이동국, 카이오가 중원까지 내려와 패스를 배급했지만 이도 여의치 않았다. 후반전에는 이승기를 투입해 빈 자리를 메우고자 했다. 공격 2선에 자리했음에도 이승기는 후방으로 자주 내려와 연결 고리를 수행했다.
경기 막판까지 전북의 뒷문은 불안했다. 수비라인 앞 빈 공간이 허전했다. 포항은 이를 기회 삼아 빠른 역습을 감행하며 전북의 골문을 위협하기도 했다. 결국 경기는 포항의 1-0 승리로 마무리됐고 전북은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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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