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가 2014 리스본월드컵 리본 연기를 펼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 포르투갈 체조협회 제공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세계 최강자들이 모두 출전한 대회에서 개인종합 우승은 무리였다. 하지만 이들과 경쟁을 펼치며 명실상부한 상위권 선수로 자리잡았다.
손연재(20, 연세대)가 13일(이하 한국시각) 이탈리아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페사로월드컵에서 개인종합 5위 곤봉 은메달 볼 동메달을 거머쥐며 대회를 마감했다. 지난 6일 포르투갈 리스본 월드컵에서 손연재는 개인종합 우승은 물론 4관왕에 등극했다. 한국 리듬체조의 새로운 획을 그은 기쁨을 뒤로 하고 이탈리아로 향했다. 최강자가 빠진 리스본월드컵과는 달리 이번 페사로월드컵은 쟁쟁한 상위권 선수들이 모두 출전했다.
현역 최강으로 꼽히는 야나 쿠드랍체바(17)와 마르가리타 마문(19, 이상 러시아)은 이번 대회 개인종합 1, 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리듬체조 최강국'인 러시아를 대표하는 이들은 다른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연기를 펼치고 있다.
현실적으로 러시아의 '투톱'을 넘어서는 것은 어렵다. 손연재는 개인종합과 종목별 결선에서 우크라이나의 에이스인 안나 리자트디노바(21)와 멜리티나 스타니우타(21, 벨라루스) 그리고 러시아의 신성인 마리아 티토바(17) 등과 경쟁을 펼쳤다.
개인종합은 손연재에게 아쉬운 점이 많았다. 첫 종목인 후프에서 역대 개인 최고점인 18.100점을 받으며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하지만 남은 3종목(볼 곤봉 리본)에서 자잘한 실수를 범하며 5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종목별 결선에서는 개인종합보다 한층 집중력 높은 경기를 펼쳤다. 후프에서는 또다시 18.050점을 받으며 '마의 점수대'를 넘어섰다. 올 시즌 가장 고전했던 종목 중 하나인 볼에서는 가장 깔끔한 연기로 17.850점을 챙겼다.
페사로 월드컵에서 가장 인상적인 종목인 곤봉이었다. 손연재는 개인종합 곤봉에서 수구를 한 차례 떨어뜨리는 실수를 범했다. 하지만 종목별 결선에서는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연기로 18.000점을 받았다. 손연재가 한 대회에서 18점을 3번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달 획득을 위해 필요한 최고의 점수대인 18점을 넘어서며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시니어 5년차인 손연재는 매 시즌 돌담을 쌓듯 차근차근 성장해왔다. 2010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해 이듬해에는 2012 런던올림픽 출전을 확정지었다. 그리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개인종합 5위에 오르는 성과를 올렸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아시아선수권에서 3관왕에 등극했다. 2013 세계선수권에서는 종목별 결선에서 메달을 수확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개인종합 5위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손연재가 2014 리스본월드컵에서 리본 연기를 펼치고 있다 ⓒ 포르투갈 체조협회 제공
그리고 올 시즌 생애 첫 월드컵 개인종합 우승을 비롯해 4관왕에 등극했다. 또한 월드컵 대회 8번 연속 메달을 수확했다. 자연히 손연재의 위상도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아직 손연재는 쿠드랍체바와 마문과 비교할 때 '도전자'의 위치에 있다.
하지만 이들의 뒤를 이어 상위권 경쟁을 펼치는 그룹에 가입했다. 손연재는 리자트디노바와 스타니우타 그리고 티토바와 마리나 두룬다(17, 아제르바이잔)와 함께 매 경기에서 메달 경쟁을 펼치고 있다.
손연재는 자신의 소속사인 IB월드와이드를 통해 "18점 대의 점수를 받아 기쁘다. 세계정상의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좌절하지 않고 계속 노력한 덕분에 조금씩 성과가 나는 것 같다. 앞으로도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었다.
'빅5' 선수들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은 손연재는 오는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2주 연속 월드컵 대회를 치러 피곤함이 남았지만 26~27일에 열리는 코리아컵에 출전해 국내 팬들과 만난다. 또한 26과 27일 양일간 열리는 갈라쇼 'LG휘센 리드믹 올스타즈 2014'에 참여한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