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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절 "'도전 아줌마'로 좋게 봐주셨으면 해요"(인터뷰)

기사입력 2014.04.01 01:21 / 기사수정 2014.04.24 23:30

한인구 기자


▲ 소녀시절(왼쪽부터 한예은, 왕희, 박수아, 김유정)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이 그룹만큼 근래 화제와 논란이 된 팀이 있을까. 처음에는 소녀시대를 연상하게 하는 그룹 이름에 놀랐고, 시선을 사로잡는 외모와 몸매로 두 번 눈을 깜짝였다. 마지막으로는 모두 기혼자라는 사실에 눈을 의심했다.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점령했던 소녀시절과 만났다.

소녀시절은 김유정, 왕희, 현예은, 박수아로 구성된 팀이다. 음원 발매 전부터 다채로운 이력과 짧지 않은 주부 경력이 회자됐다. 이들은 당당한 구호로 자신들을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더 늦기 전에, 더 늙기 전에 소녀시절과 함께해요."

리더 김유정은 만 35세, 결혼 3년차 주부로 모델출신 경력을 자랑하며 동갑인 왕희는 이국적인 외모를 가졌다. 한예은은 만 30세로 성악을 전공했고 박수아는 만 28세 종갓집 며느리다. 걸그룹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미시 그룹' 혹은 '아줌마 그룹'이라는 타이틀로 조명받았다.

특색있는 경력은 눈길을 끌었지만 정작 그들의 음악은 뒷전이었다. "저희는 노래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편이에요(김유정)." 소녀시절은 지난달 25일 싱글앨범 '여보 자기야 사랑해'를 발표했다. 미디엄 템포의 세미 트로트 장르다. 간드러진 음성과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는 멜로디를 지녔다. 김유정은 이 노래가 "부부를 위해 힘이 되어주는 음악"이라고 설명했다. 또 왕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서로 불러줄 수 있는 노래"라고 덧붙였다.

소녀시절은 소녀시대와 비슷한 그룹명으로 질타를 받기도 했다. "여인천하, 부녀회장, 여성시대 등의 후보가 있었죠. '우리의 꿈은 무엇이었을까'라는 생각에 풋풋하고 꿈 많은 시절로 돌아간다는 느낌으로 이름을 택했어요(김유정)." 그는 그룹명에 대한 관심이 의도와는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것에 아쉬워했다. "저희는 주부고 장르도 달라서 비교될지도 몰랐어요. 같이 거론되는 건 영광이지만 저희가 생각했던 모습은 아니었어요(한예은)."

음원을 내놓기 전부터 관심을 한몸에 받았지만 대중의 반응에 조심스러워 했다. "저희도 예상 못 했죠. 미흡하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에요(왕희)", "갑자기 검색어에 떠서 너무 놀라 밥도 못먹었어요. 그때 왕희 언니는 장을 보고 있었고 전 집에서 TV를 보고 있었어요(한예은)." 소녀시절 멤버들은 온라인에 이름이 도배가 되는 순간까지도 집안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해 열린 미시즈 대회에서 처음 만났다. 이야기를 나누며 모두 음악을 하고 싶었다는 꿈이 있다는 걸 발견했고 네 명이 함께 소속사를 찾아다녔다. 그러나 '아줌마 그룹'을 도와주겠다는 회사는 좀처럼 등장하지 않았다. 곱지 않은 시선도 늘 따라다녔다. "기획사를 찾지 못해 각자 돈을 모아서 음반 제작에 보탰죠. 안무가를 섭외하려고 했지만 무시당하기도 하고 너무 높은 비용을 요구해서 제가 직접 안무를 만들었어요(김유정)." 소녀시절은 안무뿐만 아니라 직접 의상과 액세서리도 준비한다고 밝혔다.

'주부'라는 위치는 서로를 더 돈독하게 했다. "모두 어릴 때는 연습생 과정을 겪은 친구들이에요. 그 시절에는 조금만 마음이 틀어져도 싸웠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다 보니 사사로운 다툼은 큰일이 아니더라고요(김유정)." 멤버들은 각자의 집에서 살림을 잘한다고도 자랑했다. 집에서 열심히 했기에 큰 반대 없이 데뷔했다고 했다.

소녀시절이라는 그룹 자체가 이목을 끌었지만 개개인이 어떤 사람인지는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각자만의 특색도 묻어나왔다. 한예은은 털털하지만 반전 매력을 마음속에 품고 있는 인물이었다. "아기자기한 성향 뒤에 반전이 있어요(박수아)." "성악을 전공해선지 기품이 있죠. 바른 친구예요(왕희)." "남들을 웃기는 감이 넘치죠(김유정)." 한예은은 자신 속에 "아저씨가 있다"고 표현했다. 여성스러운 외모지만 화통한 면이 엿보였다.


왕희는 부지런하고 노력파였다. 부산의 집에서 서울까지 KTX를 타고 활동 중이다. 유창한 일본어도 구사한다. "춤을 안 춰봤는데도 저희와 비슷하게 추려고 무척이나 열심히 해요(김유정)." "자신을 낮추고 정말 남편에게 잘해요. 닮고 싶죠(한예은)." "일본어 실력이 정말 부러워요(박수아)."

박수아는 팀에서 막내이자 유일한 20대다. 그러나 가장 어른스럽고 중심을 잘 잡는 편이라고 멤버들은 평가했다. "제일 과묵하고 팀에서 듬직한 나무 같은 역할을 해요(김유정)." "사투리가 아직 배어있어요. 말할 때마다 통통 튀죠(왕희)." "(박)수아가 아이를 낳고 25kg이 찐 적이 있었데요. 기마자세를 하며 설거지를 하는 방법으로 살을 뺄 정도로 자기 관리를 잘해요(한예은)."

김유정은 리더이지만 가장 소녀같았다. 작은 반응에도 웃어 보이는 모습이 그랬다. 그룹에 관해 깊은 고민을 하기도 했다. "모성애가 굉장히 강해요(박수아)." "음악만 나오면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행복한 얼굴로 춤을 춰요(왕희)." 김유정은 과거 별명이 "사오정"이었다며 "푼수기가 제일 많다"고 말했다. 미소도 잊지 않았다.

소녀시절은 아직 무엇하나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그렇다고 아주 늦은 나이도 아니다. 이들은 꿈이 있었고 열의에 가득 찼다. "저희는 무엇이든 마다치 않고 활동하고 싶어요(박수아)."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출발 드림팀' 같은 프로그램에 나가서 또 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저희는 틀에 박힌 것이 아닌 생활 속에서 찾은 것들로 활동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김유정)."

이들의 포부는 컸다. 큰 사랑을 받으며 할머니가 되어서도 활동하고 싶어 했고, 주부로서 주어진 삶에 국한되기보다는 틀 밖으로 도전도 꿈꿨다. "저희를 보시고 '저 사람도 도전하는데 왜 난 못해'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끔 노력하고 싶어요. '도전 아줌마'라고 좋게 봐주셨으면 해요(박수아)."

마지막으로 소녀시절은 앞으로 자신들을 향한 시선을 달리했으면 하는 바람도 나타냈다. "저희는 주부 역할도 해야 하고 이제까지의 그룹과는 달라요. 색안경 끼고 보시기보다는 신선하게 봐주셨으면 하고요. 외모적인 것보다는 음악에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해요. 저희는 다 인간미도 흐른답니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소녀시절(왼쪽부터 한예은, 왕희, 박수아, 김유정) ⓒ SC 엔터테인먼트]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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