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스포츠의 중요한 흥행요소로 '스토리 라인'이 꼽힌다. 일본프로야구는 역사, 지역 감정, 경쟁 관계 등을 통해 팬들의 이목을 끌어왔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한신 타이거즈가 만든 ‘전통의 일전’이 대표적인 예다.
그런데 최근 일본야구는 요미우리와 한신의 라이벌전 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스토리 라인' 구성에 여념이 없다.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라이벌 만들기라고 일부에서 폄훼하고 있기도 하지만, 일본프로야구의 전체적인 흥행과 명예 회복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작업이라는 확신이 있는 듯보인다.
퍼시픽리그 세이부 라이온스와 지바롯데 마린스는 ‘사이타마 vs 지바 라이벌 시리즈’라는 콘셉트를 갖고 기획됐다. 두 팀은 도쿄 메트로폴리탄에 속하는 베드타운 지역을 연고지로 하고 있어 라이벌로 가치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세이부와 지바롯데는 이 시리즈 동안 사이타마, 지바의 영문 표기만 유니폼에 새겨넣고 경기를 치른다.
물론 지역적으로 가깝다고만 해서 더비 형식의 시리즈를 만든 것은 아니다. 두 팀은 최근 10년 동안 115승 6무 114패(세이부 기준)로 호각세를 보이고 있다. 또 지난 해 클라이막스 시리즈에서도 멋진 맞대결을 펼쳤다. 28일 세이부는 라쿠텐 골든이글스를 상대로, 지바롯데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일본프로야구 대장정에 돌입한다.
한편 한신과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요미우리도 새로운 '스토리 라인'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요미우리는 지난 2012년부터 요코하마 DeNA베이스타즈, 야쿠르트 스왈로즈와 함께 ‘GSDB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센트럴리그 수도권 3개 구단이 합심해 이벤트,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 팬들의 충성심을 높인다는 취지다.
일본야구가 이처럼 '스토리 라인'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예전 보다 못한 야구 인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에서 야구 인기가 여전히 타 종목을 압도하고 있지만 빅스타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인기구단 요미우리의 지상파 중계 축소, 프로야구는 아저씨들만 좋아한다는 편견 등이 뒤섞이며 새로운 스토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일본야구의 이 같은 움직임은 야구대표팀 일원화를 위한 ‘사무라이재팬’ 창설, 올림픽 야구 복귀 운동 등과 같은 맥락이어서 그 결과에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서영원 기자 sports@xportsnews.com
[사진=오승환과 아베 ⓒ 엑스포츠뉴스DB]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