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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urn of the Queen] 김연아, '숙적' 아사다 마오와 운명적 만남

기사입력 2014.02.06 03:51 / 기사수정 2014.02.06 07:3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김연아(24)가 '숙적' 아사다 마오(24, 일본)와 처음으로 경쟁을 펼친 해는 2004년이었다. 김연아는 그해 12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국제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했다.

첫 주니어 시즌에서 금메달(헝가리 주니어 그랑프리)과 은메달(중국 주니어 그랑프리)을 획득하면서 ‘왕중왕전’인 파이널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는 북구의 차가운 도시인 헬싱키에서 아사다를 만났다. 같은 해(1990) 같은 달(9월)에 태어난 두 소녀의 질긴 인연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아사다는 일본은 물론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은 유망주였다. 아사다는 10대 초반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켜 일본 열도를 뒤흔들었다. 아사다는 일본 피겨의 아이콘인 이토 미도리(45)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이토 미도리가 누군가. 북미와 구 소베이트 연방 그리고 유럽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던 피겨 스케이팅의 판도를 뒤바꾼 인물이다.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5위에 오르면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특히 이 대회에서 이토는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트리플 악셀(3회전 반)을 성공시켰다.

이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처음으로 정상에 등극했다. 그리고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는 라이벌인 크리스티 야마구치(43, 미국)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토가 출생한 곳은 아이치현 나고야시다. 아사다 역시 이토의 고향인 나고야에서 태어났다. 어린 나이에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면서 일본 피겨의 미래를 책임질 기대주로 각광을 받았다.

아사다는 2004~2005시즌 2개의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김연아와 만난 파이널에서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적어도 이 시즌까지 아사다는 적수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05~2006시즌에서 두 선수의 명암은 엇갈렸다.



주니어 시절 아사다는 천재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용수철처럼 솟아오르는 점프는 인상적이었다. 몸은 가벼웠고 도약하는 힘은 엄청났다. 하지만 그는 김연아처럼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재능을 갖추지 못했다. 김연아는 아사다처럼 트리플 악셀을 구사하지 못했지만 점프의 퀄리티가 탁월햇다.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전체적인 밸런스도 김연아의 장점이었다. 주니어 두 번째 시즌(2005~2006)에서 2번의 그랑프리(슬로바키아 불가리아)에서 우승을 차지해 파이널에 입성했다. 그리고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주니어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아사다는 15세의 어린 나이에 시니어로 발길을 돌렸다.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정상에 등극한 아사다는 주니어 세계선수권 2연패에 도전했다. 그러나 1년 전 2위에 그쳤던 김연아는 무섭게 성장해 있었다.


슬로베니아 류블라냐에서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서 김연아는 177.54점을 받았다. 153.35점에 그친 아사다를 무려 24.19점 차로 제쳤다. 압도적인 승리였다.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을 비롯한 몇몇 점프에서 실수를 하며 무너졌다. 김연아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아사다보다 뛰어넘는 완벽한 연기를 펼치며 1년 전 패배를 설욕했다.

이때부터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라이벌 구도는 본격적 형성됐다. 이후 두 선수는 자주 비교 대상이 됐다. 이 시절 김연아와 아사다는 모두 어린 소녀였다. 동갑이었던 이들은 국제대회에 자주 마주치면서 가까워졌다. 대회가 끝난 뒤 열리는 파티에서는 항상 정겹게 사진을 찍었다. 또한 함께 쇼핑을 하면서 우정을 쌓았다.

아이스링크를 떠나면 이들은 살가운 동갑내기 친구였다. 그러나 두 명의 스케이터를 둘러싼 현실은 냉혹했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친구이기 전에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스케이터였다. 이들 사이에는 한국과 일본의 경쟁심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러한 장벽 때문에 더 이상 서로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주니어 챔피언에 등극한 김연아는 시니어 무대에 진출한다. 아사다보다 한 시즌 늦게 시니어 대회에 도전한 그는 ‘피겨 여왕’의 왕좌에 한걸음씩 전진한다.



* 김연아의 라이프스타일


김연아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은?

- 특별하게 좋아하는 음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들의 입맛에 가장 맞는 한식을 선호한다. 피겨라는 종목의 특징 때문에 마음껏 먹지 못할 때도 있었다. 원하는 것을 마음껏 먹는 것을 바라던 때도 많았지만 기본적인 체력을 위해 먹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매일 이어지는 고된 훈련과 대회 준비를 위해 필요한 보약은 '밥심'이었다. 한 때 빵을 제일 좋아한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자신은 '빵순이'가 아니라고. 싫어하는 음식으로는 당근과 샐러드 그리고 토마토를 꼽았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김연아 아사다 마오 ⓒ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DB 뚜레주르 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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