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 기대주' 김해진(17, 과천고)과 박소연(17, 신목고)이 시니어 국제대회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김해진과 박소연은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막을 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 여자싱글에 출전해 각각 6위와 9위에 올랐다.
두 선수는 나란히 국제대회 공인 최고 점수를 갈아치웠다. 166.84점을 받은 김해진은 종전 최고 점수인 149.71점(2012년 주니어 세계선수권)을 17.13점이나 뛰어넘었다. 박소연 역시 162.71점을 받으며 종전 최고 점수(144.77점-2012년 주니어 그랑프리 터키 대회)를 훌쩍 넘어섰다.
이 대회 10위권 진입에 성공한 이들은 모두 160점대를 넘어섰다. 한국 피겨 여자싱글 선수가 국제대회에서 160점대를 돌파한 것은 김연아(24) 이후 처음이다.
김연아는 국내는 물론 세계 최고 점수 보유자다. 그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세운 228.56점은 여전히 여자싱글 최고 점수로 남아있다. 김연아 다음으로 국제대회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이는 김나영(24)이었다. 김나영은 2008년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에 출전해 158.49점을 받으며 4위에 올랐다.
곽민정(20, 이화여대)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155.53점으로 13위에 올랐다. 이후 국내 선수들은 꾸준하게 국제대회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160점을 돌파하지 못했다.
김해진과 박소연은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메달을 획득한 경험이 있다. 김해진은 2012년 주니어 그랑프리 5차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소연도 2012년 주니어 그랑프리 4차대회에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국제대회에서 선전했지만 모두 140점대의 점수에 머물렀다.
하지만 국제대회 시니어 데뷔 무대인 이번 대회에서 160점을 넘어서는데 성공했다. 특히 김해진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7가지 요소 중 6개를 인정받았다. 비록 트리플 러츠가 회전수 부족으로 언더로테 판정을 받았지만 나머지 점프는 모두 깨끗했다.
박소연은 후반부에 배치된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중 첫 점프에서 실수를 하면서 후속 점프도 소화하지 못했다. 몇몇 점프에서 나온 실수가 아쉬웠지만 예술점수(PCS)에서 53.66점을 챙겼다.
김해진과 박소연은 시니어 데뷔 무대에서 10위권 진입은 물론 나란히 160점대를 돌파하는 성과를 올렸다. 6위에 오른 김해진은 소속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첫 시니어 대회에서 개인 최고 점수를 받아 너무 기분이 좋다. 올림픽 때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첫 시니어 국제대회 경기라 긴장을 많이 했다. 그래도 잘 끝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덧붙었다.
이들이 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국제대회 경험을 치른 것은 고무적이다. 김해진과 박소연의 약점은 아직 국제무대에 얼굴을 많이 알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되도록 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국제심판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것이 우선과제다.
또한 이번 대회를 통해 보안할 점도 나타났다. 지금보다 한 단계 발전하려면 트리플 러츠나 플립이 들어간 3+3 콤비네이션 점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김해진은 김연아 이후 국내 여자싱글 선수들 중 3+3 콤비네이션 점프를 성공시킨 두 번째 선수다. 박소연도 김해진에 이어 세 번째로 3+3 점프를 소화해냈다.
김해진은 이번 대회에서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와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를 구사했다. 두 가지 요소 중 하나는 3+3로 업그레이드하고 기술의 가산점을 높이는 것이 과제다. 박소연은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살코+트리플 토루프를 구사하고 있다. 또한 프리스케이팅에서는 다양한 점프를 구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실수가 잦았다. 본인의 약점인 실수를 줄이는 것이 과제로 나타났다.
4대륙선수권을 통해 자신감과 보안할 점을 동시에 얻은 김해진과 박소연은 26일 저녁 입국한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김해진 박소연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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