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축구에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골을 못 넣는 것도, 못 막는 것도 아니다. 다쳐서 그라운드에 서지 못하는 선수들이 가장 안타까울 수 있다.
부상이란 선수 본인의 의지와 상관이 없다. 오랜 시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때 선수 본인이나 팬은 안타까운 마음만 들 뿐이다. 세계 축구계에는 지난 수년간 부상으로 팬들을 울고 웃긴 선수들이 적지않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이른바 '유리몸'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유리몸'이라는 신조어를 탄생하게 했던 장본인은 잉글랜드 출신으로 독일 대표클럽 바이에른 뮌헨서 뛰었던 오언 하그리브스다. 뮌헨 시절부터 잔부상이 많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 후에는 재활에만 20개월이 소요됐다. 지난 2010년 11월 7일, 꿈을 안고 복귀했지만 경기 출전 5분 만에 부상당한 이야기는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하그리브스 외에도 로빈 반 페르시, 아르옌 로벤 등은 팬들 사이에서 '유리몸'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들 이전에는 조나단 우드게이트, 비센테 로드리게스 등이 부상을 달고 살았던 선수들이었다. 우드게이트는 리즈 유나이티드의 ‘리즈시절’을 보낸 선수로 잉글랜드 수비진의 미래로 꼽힌 바 있지만 뉴캐슬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했던 2시즌 동안 13경기 출전에 그쳤다.
비센테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 팬들에게 애증의 대상이다. 당시 스페인 대표팀의 윙어 비센테가 발렌시아에 입단하자 팬들은 ‘좌센테-우아킨’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정작 이 라인업을 구축한 것은 3년간 11번 뿐이었다. 비센테는 고질적인 허벅지 부상이 있었는데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했던 발렌시아 의료진에게 화를 내기도 했다.
더 안타까운 선수도 있다. 바로 세바스티안 다이슬러다. 독일대표팀의 미래로 손꼽혔던 다이슬러는 크고 작은 잦은 부상으로 본인 스스로 27살의 나이에 선수 생활을 포기했다.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다시 현역 복귀할 수도 있다는 희망에 계약을 유지했지만 다이슬러는 끝내 그라운드에 돌아오지 못했다.
이밖에도 부상 때문에 다양한 사연이 생긴 선수들이 많다. 프란체스코 코코, 해리 큐얼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큐얼은 자가면역성 간염이라는 희귀병에 걸리며 치료법이 마땅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는 등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브릴 시세는 유로2004와 2006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장기 부상을 당하며 엔트리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특히 시세는 월드컵을 앞두고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상대 미드필더 정즈에 의해 정강이 골절상을 당한 바 있다.
서영원 기자 sports@xportsnews.com
[사진= 오언 하그리브스 ⓒ 더 선]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