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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텔라 박 "故 이영훈 유작, JK김동욱과 불렀다"

기사입력 2013.12.10 18:50 / 기사수정 2013.12.10 18:51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인생을 살다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하기는 어렵다. 나이가 들면서 세상과 타협하고 자신의 꿈을 버리게 된다. 43살의 나이에도 계속해서 자신의 꿈을 쫒는 한 사람의 음악인이 있다.

팝페라가수 스텔라 박(본명:박소연)은 현역 치과 의사 가수로 알려졌다. 작곡가 故 이영훈과 마지막으로 작업한 가수로도 유명하다.

최근 3집 정규앨범 'LOVE'를 발매한 스텔라 박을 만나, 그가 음악을 하면서 겪어온 이야기들을 들었다.

스텔라 박은 2007년 이영훈의 곡을 받아 만든 앨범 '별과 바람의 노래'로 데뷔한 뒤 6년 동안 6장의 앨범을 내고 10번의 콘서트를 갖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의 음악은 아직까지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도 들지만, 맑고 순수한 그의 감성만은 주목할 만하다. 그는 정훈희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보컬 톤으로 노래를 서정적으로 풀어낸다.

이번 앨범에서 스텔라 박은 대중들에게 사랑 받았던 가요 명곡을 팝페라 버전으로 재해석해 담았다. 그룹 '미씽아일랜드'의 보컬 황준익이 프로듀싱을 받았으며 '가시나무', '사랑이야', '서른 즈음에', '널 사랑하겠어', '봉우리', '이별' 등 총 10곡이 수록되어 있다.

"받는 사람들에게 선물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공연 때 보니 성악 창법이 섞인 가수가 익숙한 노래를 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요."



'러브'라는 타이틀만큼이나 노래를 대하는 스텔라 박의 태도에서는 사랑이 느껴진다. 스텔라 박은 "음악의 근간은 사랑"이라며 "치과에서 환자를 만나 치료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이번 앨범은 프로듀서 황준익의 리드에 따라 친밀감 있는 분위기에서 녹음됐다. 따라서 스텔라 박 본연의 목소리가 더 자연스럽게 우러나왔다.

"옛날에는 노래에 빠져서 감정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죠.  요즘은 노래 밖으로 나와 노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를 비워 냈을 때 노래하는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스텔라 박의 음악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2008년 세상을 떠난 故 이영훈 작곡가다. 이영훈은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가을이 오면', '붉은 노을' 등의 곡을 작곡하며 한국 '팝 발라드' 장르를 개척한 음악가로 꼽힌다.

"작곡가님을 만나서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건 큰 영광이었죠. 하지만 많이 아프신 상태에서 함께 음악 작업을 해서 인간적으로 힘도 들었어요."

스텔라 박은 "음악 작업을 하는데 생명을 걸고 사투를 벌이고 있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팠겠느냐. 생명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시길 바랐다. 안 좋은 소식을 듣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스텔라 박은 이영훈의 임종을 함께하지 못했으나, 그가 떠나기 전 모습을 잘 기억하고 있었다.

"돌아가시기 전에 병원에 인사를 드리러 갔었죠. 그 때는 서로 마지막이 될 줄 몰랐어요. 그 때도 '죽음은 별로 두렵지 않다'고 하셨죠. 내가 의사라 그런지 '내가 암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하시더라고요. 그 때는 고통이 크셨나봐요."



스텔라 박은 "정말 에너지 넘치는 분이셨다. 암 수술을 앞두고 후배들과 술 한 잔 하면서 '술로 (몸을) 소독해야 해'라고 하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영훈의 곡을 받은 것에 부담감도 있었겠다고 하자 솔직히 "그렇다"고 말했다.

"내가 음악적으로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작곡가님과 녹음을 해서 아쉬운 점도 있었어요. 좀 더 음악을 오래 하다가 만났다면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음악을 하는 것도 사람을 만나는 것도 운명처럼 오는 것이니, 내가 이영훈 작곡가님을 만난 것은 누구의 뜻도 아닌 절대자의 계획이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 분과의 만남, 그리고 함께 음악을 했던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요"

스텔라 박은 "내 노래가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또한 이문세와 같은 엄청난 사랑을 받는 분과 내가 어찌 비교가 되겠나. 하지만 이영훈 작곡가님의 곡이기에 누가되지 않게 노력을 했고, 당시에 나로서는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후회가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중학교에서 피아노를, 고등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한 그는 클래식이 아닌 보다 대중적인 장르의 음악을 하고 있다.

"내가 자유롭고 싶기 때문에 클래시컬 팝 음악을 했어요. 콩쿠르에 나가서 상을 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어디에 속해 있는 걸 원치 않았어요. 감정을 더 솔직하게 표현하고, 관객과 호흡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에요"

스텔라 박은 "앞으로 팝송이나 뮤지컬 장르의 곡들을 모아서 음반을 해보고 싶다. 또한 성악이나 클래식 장르의 음악을 실용 음악 편곡 방식과 융합해 대중이 듣기 편하게 노래 해보고 싶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그는 종종 듀엣곡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앨범에도 두 곡의 듀엣곡이 수록됐다.

"'우리가 어느 별에서'는 탤런트 윤희석씨와 듀엣을 하게 됐어요. 안부를 물었더니 MBC 드라마' 오로라 공주'를 끝내고 일일 드라마 주인공으로 캐스팅 됐다고 하더라고요. '이별'은 재즈보컬 김형미와 듀엣으로 불렀고요."

스텔라박의 노래를 듣다 보면 그의 음색은 중저음의 남성 보컬과 함께 어우러졌을 때 안정감이 느껴진다. 그의 1집 수록곡 '당신의 노래'는 그런 느낌이 극대화됐다.

그는 "사실 6년전 이영훈 작곡가님의 부탁으로 JK김동욱님이 함께 녹음을 해준 것이다. 당시 (JK김동욱이) '자신인 것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했었다"는 뒷얘기도 전했다.



스텔라박은 39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너무 늦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부득이 하게 음대가 아닌 치과 대학을 간 이후 한 번도 음악을 꺼내서 다시 해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서른다섯 살쯤 되니 다시 음악을 마음에 품게 되더군요. 그 전까지는 괜찮은 치과 의사가 되기 위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나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어요."

성공한 치과 의사에, 한 가정을 꾸리고 고등학생의 아들을 키워낸 그는 '음악'이라는 꿈까지 이뤄나가고 있다. 하지만  본업과 음악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스스로도 ‘굳이 음악을 꼭 해야 하나’라고 고민할 때도 있다고. 하지만 스텔라 박은 "잠깐 푸념하듯 고민하지만 금세 제자리로 돌아온다. 치과 의사 생활을 하고 노래를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내가 갈 인생길이라는 확신이 든다"는 것이다.

스텔라 박에게 '도전'이라는 것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

"자신의 인생을 처음부터 완전히 뒤엎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내 상황에 맞춰서 해야지, 삶이 불완전해 지면서까지 도전하면 오히려 더 잘하기 어려울 거예요. 나는 내 안에 있는 음악 하는 자아를 좀 자란 내 딸을 돌보는 마음으로 키우고 있어요. 조금씩 할 수 있는 것들을 끌어들이면서 나를 변화시키는 에너지를 얻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해요"

가수로 데뷔한 뒤 6년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스텔라 박. 그는 앞으로도 음악에 대한 꿈을 놓지 않을 생각이다. 스텔라 박은 현재 콘서트 준비를 하는 한 편 정기적인 라이브 무대를 펼칠 계획도 하고 있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스텔라 박 ⓒ 별과 바람 커뮤니케이션즈]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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