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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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결산③]월드컵은 기자들을 힘들게 해

기사입력 2006.07.10 20:02 / 기사수정 2006.07.10 20:02

문인성 기자


[엑스포츠뉴스=문인성 기자]  이번 2006 독일월드컵을 통해서 가장 힘들었던 사람들이 있었다면 바로 국내에 남아 취재를 했던 기자들이 아닌가 싶다. 독일 현지에 파견된 기자들도 고생이 많았겠지만 그래도 그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잘 수 있는 정상적인 생활. 그러나 국내에 남아서 취재를 하는 기자들은 지난 1달 동안 밤과 낮이 뒤바뀌는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특히 밤에 군것질을 하다 살까지 찌는 기자들도 여럿 있었다고 하니 도대체 월드컵이 뭐길래 이토록 잠들을 못 자게 했을까도 싶다.

경기시간 임박, 바쁘다 바빠

일단 경기들이 대부분 오후 10시와 다음날 오전 1시, 4시에 있었던 걸 감안하면 기자들은 하루종일 바빴다. 하루종일 기삿거리를 생각해내야 하고, 월드컵이다 보니 생소한 팀들의 관련 정보나 역사, 통계, 과거 대전기록 등 다양한 자료를 미리 준비하고 숙지해서 경기를 봐야 한다. 그리고 막상 경기가 시작되면 온갖 자료를 들쳐 보면서 노트북을 열심히 두드리며 TV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독일에 있다면 멋진 경기장에서 취재를 하겠지만 어디 독일에는 아무나 가나. 우리나라에서 독일에 공식 미디어 기자 자격으로 갈 수 있는 기자들은 몇 명 되지 않다는 것. 독일입성에 실패(?)한 기자들은 국내에서 TV와 FIFA 공식 실시간 정보를 토대로 힘들게 경기를 취재하게 된다. 오직 생생한 뉴스 전달을 위해서.

배가 고파지기 시작하는 새벽

그렇지 않은 기자들도 많았지만 대부분의 기자들은 새벽이 되면 배고픔을 느꼈다. 라면을 먹는 기자들이 많았으며, 여러 가지 먹을거리를 옆에 두고 먹으면서 기사를 쓰는 기자들도 많았다. 보통 기자들이 한 경기에 평균 2~3개의 기사를 만들어 낸다고 하면 허기질 법도 하다. 특히 새벽 경기가 시작되는 시간대가 되면 그들의 배고픔은 더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자연스레 군것질을 많이 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살을 빼야 한다며 배고픔을 이겨내는 기자들은 담배로 배고픔을 달래보기도 하지만 어디 음식이 들어가야 즐겁지, 연기가 들어간다고 즐거울까. 이래저래 건강을 망치는 기자들도 여럿 있었다.

오전 4시가 가장 힘들어

본 기자가 동료 기자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가장 힘든 시간이 오전 4시 경기였다고 한다. 일단 밤을 샜으니 힘들 수밖에 없다. 특히 그 시간대가 가장 잠이 쏟아지고 정신이 멍해지는 시간대라고 하니 집중하기도 힘들다. 어떤 기자들은 잠을 쫓으려고 눈에 물파스까지 발랐다고 하는데 그러한 행동은 위험하니 월드컵이 끝난 것이 천만다행이다. 아무튼, 이 시간대에 잠과 사투를 벌이며 축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던 기자들은 어느덧 월드컵이 시작된지 2주차가 되니까 모두 적응이 되어 새벽 4시가 마치 낮시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기사 마감하고 한숨 쉬면 아침

오전 4시 경기가 대부분 오전 6시가 조금 넘어서 마무리가 되면 그때서부터 기자들의 손이 다시 바빠지기 시작한다. 기사를 마무리하고 빨리 잠을 자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도 성의있고 정확하게 쓰는 것이 기자들의 사명감. 아무리 졸리고 힘들더라도 일은 제대로 하고 볼 일이다. 

겨우 기사를 마무리하고 한숨을 쉬면 아침해가 둥글게 뜬다. 어떤 기자들은 쓰러져서 바로 자는 사람도 있고, 어떤 기자들은 불쌍하게 회사로 출근을 하는 기자들도 있다. 출근하기 귀찮은 기자들은 아예 회사에서 밤을 새기도 한다. 정말 무서운 새벽과의 싸움이다. 아니 축구와의 싸움인가? 아. 어떤 기자들은 동료끼리 '우리 오늘 나가서 하루종일 졸고 조퇴시켜 달라고 하자'는 기자들도 있었다고 한다. 고생한 기자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자고 일어나면 다시 일상으로

잠을 자는 기자들은 운이 좋다. 대부분의 기자들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그만큼 할 일은 많은데 24시간이 모자란 것이다. 대부분의 겨우 피로를 풀고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다시 일상이다. 또다시 경기 취재를 준비해야 하고 다시 새벽과의 싸움을 벌여야만 한다. 물론 꼭 한 명의 기자가 하루를 아예 밤을 새우지는 않지만 대부분은 기삿거리를 잡기 위해서 모든 기자들이 경기를 보려 애쓴다. 그만큼 자기 일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이 있기에 당당히 새벽의 피로와도 싸울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새벽에 편안히 잘 수 있기를

그동안 한 달 동안 2006 독일 월드컵을 취재하느라 고생한 많은 기자들에게 피로회복제를 사다주고 싶다. 그리고 이제는 새벽에 편안하게 아무 걱정 없이 잘 수 있기를 바란다. 특히 24시간 3교대로 쉴새없이 편집하느라 고생이 많았을 편집기자들과 독일 현지에서 엄청난 경쟁을 뚫으면서 어렵게 취재한 독일 특별취재단 기자들과 국내에서 새벽잠과 싸우며 생생한 뉴스를 생산해낸 취재기자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 정말 2006 독일월드컵은 기자들을 힘들게 했다. 그러나 어디 힘들다고 불평할까. 열정을 가지고 참여했기에 그 결과는 값지며 그 열정에 빛나는 그들이 아름답다.


 



문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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