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누구에게나 ‘처음’이라는 단어는 의미가 깊다. 통역사에서 신고선수 그리고 정식선수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유창준에게도 생애 첫 선발 데뷔전은 많은 여운을 남긴 듯 했다.
유창준은 17일 포항구장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15차전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4이닝 6피안타 1탈삼진 3실점 1패를 안으며 아쉬운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부산중을 졸업한 유창준은 일본으로 유학, 야구를 공부했다. 그러다 현역 군복무 후 2군 두산 통역 업무를 맡으며 두산 프런트로 일하기 시작한 유창준은 잠재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신고선수가 됐고, 지난 6월 정식선수로 등록됐다. 두산 2군서 가장 좋은 성적을 보여줬다. 유창준은 17경기에 나서 6승 2패 1세이브 1홀드를 올렸다. 특히 1군 무대를 밟기 전인 광복절 LG 2군을 상대로 9이닝 무실점 완봉승을 안은 바 있다.
먼 길을 돌아 얻은 데뷔 첫 선발 기회는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는 2위 삼성과의 경기인데다 맞상대는 삼성 에이스 윤성환이었다. 유창준은 “선발로 나서는 걸 전날 알게 됐어요. 떨렸죠”라고 말했다.
유창준은 1회에만 안타 4개를 몰아 맞았다. 정타가 아닌 빗맞은 안타까지 터져 3점을 내주며 혹독한 시작을 열었다. 하지만 2회부터 점차 안정감을 찾았고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다. 결국 다소 긴장해 여유 있게 풀어내지 못한 1회가 많이 아쉬웠을 터. 유창준은 “기대를 많이 해주셨는데, 많이 못 미친 것 같아서 아쉬워요. 긴장도 많이 해서 제 장점을 많이 살리지 못한 것 같아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창준의 목표는 ‘무조건 마운드에서 오래 버티기’였다. 하지만 고전하던 1회에만 공 35개를 던져 4회까지만 책임질 수밖에 없었다. 비록 1패를 안으며 아쉬움이 남는 데뷔전을 마쳤지만, 많은 배움과 숙제도 얻었다.
유창준은 “실력이랑 경험이 부족하니 배우는 느낌으로 임했어요. 맞으면서도 정말 많이 배운 것 같아요. 형들이 조언해주신 것도 그렇고 제 생각도 포볼 보다는 안타를 맞는 게 더 좋다는 생각을 해서 적극적으로 승부하려고 했어요”라며 쑥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
유창준의 다음 목표는 팀 마운드에 힘을 보태는 것이다. 유창준은
“데뷔전은 스스로 30점을 주고 싶어요. 목표는 앞으로 어떤 역할이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늘 열심히 준비해서 팀에 도움이 되는 투수가 되고 싶습니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두산 베어스 유창준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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