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9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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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론 날려버린 '개그콘서트'의 쇄신, '게스트'를 버리니 '개그'가 되돌아왔다

기사입력 2013.08.26 11:04 / 기사수정 2013.08.26 11:10

김승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연예인의 잦은 출연으로 '게스트 콘서트'라는 오명을 들었던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본연의 힘으로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26일 방송된 '개콘'은 17.3%의 전국 시청률(닐슨코리아)을 기록하며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 통틀어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이라는 수치로 웃음을 짓고 있지만 '개콘'은 개그의 내용과 소재 면에서 질적인 향상을 이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얼마 전까지 '개콘'은 웃음보다 호응을 더 유도한다는 평가가 있었고 안팎에서 위기설이 흘러나왔다. 또 게스트에 초점을 맞춰 내용이 억지로 흘러나간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6월 방송된 700회 특집은 전환점이었다. 앞서 700회 특집 기자간담회에서 제작진은 "오래된 코너들은 물갈이가 많이 될 것이며, 인기가 있어도 정체기를 가지면 과감히 보낼 것이다. 또 '맨토-맨티'제의 결과나 새로운 코너의 결과들을 보여 드릴 것"이라고 쇄신의 의지를 밝혔다.

이러한 자성의 태도는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인기가 있었지만 식상해졌다는 '나쁜 사람', '네 가지' 등의 코너를 과감히 폐지하는 결단력을 보여줬다. 또 '개콘'의 터줏대감 김준호를 필두로 김준현, 김원효, 박영진, 박성광, 박지선 등이 뒤를 바쳐주면서 28기 신인 개그맨을 비롯한 신흥 세력을 전면 배치했다.

인기 개그맨 허경환, 양상국 등이 얼굴을 비치고 있지 않지만, 신인 개그맨들은 이들의 공백을 메우며 성장하고 있다. 작은 배역부터 시작, 무대와 현장 녹화 분위기를 익히는 것은 적응에 대한 부담감을 더는 동시에 '신스틸러'로 자리매김하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무엇보다 점진적인 세대교체로 게스트 부재에 대한 우려도 씻어냈다. 게스트의 출연은 화제를 불러 일으키는데 유용한 수단이지만 그동안의 사례를 보면 부작용이 많다는 평이 있었다. 일단 게스트의 자리를 개그맨들이 대신한다는 것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개그가 주는 웃음 자체에 신경을 쓰는 대목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시청률의 제왕' 코너에서 이상훈의 숨겨진 애인으로 홍석천이 등장했다.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깨지 않는 선에서 깨알 재미를 선사한, 반전의 캐스팅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개콘'은 그동안 선보였던 특집에서 주로 '홈커밍데이' 콘셉트로 왕년에 거쳐갔던 개그맨들을 초대했다. 이들은 시청자들에게 '그때 그 시절'의 개그를 펼치며 '그 땐 그랬지'라는 향수를 자극하며 웃음을 선사했다.

초심으로의 회귀를 선언한 700회 특집은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것은 무대를 구축하는 개그맨임을 다시 한번 보여줬기 때문이다. 또 게스트들의 등장으로 다소 난잡했다는 평을 받았던 때는 물러갔고 웃음 본연에 치중한 '개콘'이 등장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개콘'의 쇄신에는 뼈대를 잡아 노는 자리를 만들어 준 선배 개그맨과 잘 노는 후배 개그맨들이 있었다. 무엇보다 마르지 않는 아이디어의 샘과 이를 토대로 한 자정 능력은 위기론 극복의 원천이라 할 만하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개그콘서트 ⓒ KBS2 방송화면]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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