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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무릎팍도사①] '기 팍팍', 막힌 가슴 '뻥' 뚫어준 '절세의 토크쇼'

기사입력 2013.08.21 23:34 / 기사수정 2013.08.22 06:52



▲ 무릎팍도사 폐지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지난 6년 7개월간 각 분야 유명 인사들의 고민을 들어준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가 22일 배우 김자옥 편을 마지막으로 시청자들과 작별한다.

2007년 1월 '황금어장'의 한 코너로 시작한 뒤 게스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 '무릎팍도사'는 저조한 시청률의 고비를 넘지 못하고 결국 브라운관을 떠나게 됐다.

'무릎팍도사'는 연예인 위주의 게스트로 꾸려진 이전의 토크쇼들과 달리 연예인부터 정치인, 스포츠인, 발레리나, 여행가, 기업가, 음악가, 소설가, 영화감독 등 각계각층의 게스트 230여 명을 초대해 그들의 가치관, 세계관을 비롯해 대중이 궁금해하는 것들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6년 7개월간 평탄한 길을 걸어온 것만은 아니다. 2011년 9월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강호동이 하차하자 프로그램까지 폐지됐고, 그의 복귀와 함께 1년 2개월만에 부활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최근 몇 개월간 5%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굴욕도 맛봤다.  

비록 불명예스러운 퇴장을 하게 됐지만 한국형 1인 토크의 장을 열며 토크쇼의 변화에 기여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MBC '놀러와' KBS '해피투게더'와 같이 집단 게스트 체제의 토크쇼가 성황을 이룰 당시 독특한 콘셉트의 1인 토크쇼로 야심찬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전의 1인 토크쇼들이 MC와 게스트의 일방적인 대화에 그쳤다면 '무릎팍도사'는  날카로운 질문들로 시청자의 속을 뻥 뚫리게 해줬다. 김연아, 안철수 등 토크쇼에서 보기 힘들었던 유명인사들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독한 질문들을 통해 게스트들의 어둡고 슬픈 속내도 끄집어냈다. 각종 루머와 스캔들에 대처하는 게스트들의 자세도 엿볼 수 있었다. 최근에는 전 농구선수 서장훈이 방송에서 말하기 껄끄러울 법한 오정연 아나운서와의 이혼심경에 대해 털어놓았다.

'도사'를 모티브로 한 토속적인 콘셉트도 한국적 정서와 잘 맞아 떨어졌다. 큰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색동옷을 입고 양 볼에 연지곤지를 찍은 도사 강호동은 친근감을 줬다. '무릎이 땅에 닿기도 전에 모든 걸 꿰뚫어본다'는 설정 역시 천편인륜적인 토크쇼들과 차별화되는 요소였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예능의 흐름 속 영원한 절대 강자는 없었다. '무릎팍도사'의 빈자리는 SBS '힐링캠프', KBS '승승장구' 등이 대신 채웠다. 정우성이라는 굵직한 배우를 첫 게스트로 내세워 야심차게 재출발했음에도 1회를 제외하곤 5% 안팎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촌철살인 같은 질문으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줬던 '무릎팍도사'는 언제부턴가 연예인들의 작품 홍보수단이나 변명의 장소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초기 신선했던 콘셉트도 매회 비슷한 패턴으로 진행되면서 시청자에게 진부함을 줬다. 워쇼스키 형제, 초난강, 성룡 등 외국인 게스트들을 어렵게 섭외해놓고 신변잡기식 대화를 펼친 것도 아쉬움을 샀다. 

토크쇼의 최강자로서 영원히 전성기를 누릴 것만 같았던 '무릎팍도사'는 변화된 예능 흐름을 감지하지 못한 채 아쉽게 퇴장하게 됐다. 그럼에도 각 분야에서 성공한 게스트들이 털어놓은 진심어린 고백과 삶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만하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무릎팍도사 ⓒ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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