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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당당해져라" 후배 문선재 향한 이진영의 조언

기사입력 2013.08.16 01:03 / 기사수정 2013.08.16 01:03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 = 강산 기자] "이럴 때일수록 더 당당하고 쾌활해져라."

LG 트윈스 이진영이 후배 문선재에게 던진 메시지다. 그의 목소리에는 후배는 물론 팀 전체를 생각하는 마음이 녹아 있었다. 15일 잠실 한화전서 문선재를 살린 이도 이진영이었다. 이날 문선재는 3-2로 앞선 5회초 실책 2개를 저지르며 역전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포구와 송구 과정에서 실책 하나씩을 범했다. 포구 실책으로 동점 주자를 내보냈고, 송구 실책으로 역전 주자가 홈을 밟았다. 그야말로 '클러치 에러'였다. 하지만 팀은 3-4로 뒤진 7회말 이진영의 2타점 역전 결승타를 앞세워 6-4로 승리했고, 문선재도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낼 수 있었다. 

지난 대구 2연전서 큰 마음고생을 했던 문선재다. 그는 지난 13일 대구 삼성전서 1루 수비 도중 삼성 조동찬과 충돌했다. 문선재는 별탈 없이 일어났지만 조동찬은 무릎 부상을 당해 6주간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직접 전화를 걸어 "죄송하다"는 뜻을 전했고, 조동찬도 "경기를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고 했지만 무거운 짐을 쉽게 털어내긴 힘들었다. 성난 팬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팀이 패했다면 실책 2개를 저지른 문선재의 정신적인 충격은 2배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진영의 역전 결승타는 팀과 문선재를 살린 값진 일타였다.

이진영은 경기 후 "(문)선재가 내성적인 선수다"며 "이럴 때일수록 더 당당하고 쾌활해져야 한다. 분명히 만회할 기회가 올 것이고, 그걸 살리면 팀에 도움 되는 선수로 거듭날 수 있다. 좋은 날이 올 것이다"며 후배를 위로했다. 문선재는 올 시즌(16일 현재) 68경기에 나서 타율 2할 7푼 8리 3홈런 23타점 8도루를 기록 중이다. 득점권 타율도 3할 3푼 9리다. 이날 실책으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할 뻔 했지만 한때 5할 승률 -6까지 떨어졌던 LG의 부흥에는 문선재의 공도 컸다. 군 제대 후 첫 시즌임에도 놀라운 적응력으로 팀 타선과 기동력에 힘을 보탰다. 마음고생을 털고 부활한다면 팀에 큰 힘을 보탤 수 있음은 당연지사다. 이진영도 이를 잘 알고 있는 듯했다.

LG는 16일 현재 57승 37패(승률 .606)로 리그 선두 삼성과 승차 없는 2위를 달리고 있다. 72경기에서 타율 3할 5푼 3리 3홈런 44타점, 득점권 타율 4할 1푼 1리(73타수 30안타)를 기록 중인 이진영도 팀 순항의 핵심 인물 가운데 하나다. 올해 LG의 57승 가운데 이진영의 결승타로 만들어진 승리가 10차례. 그럼에도 "앞에서 (박)용택이 형이 많이 출루해준 덕분이다. 나는 안타 하나 쳤을 뿐"이라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린다. 이어 그는 "이전에는 쉽게 포기했지만 몇 번 역전승을 하다 보니 선수들도 (이기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선수들 모두 지는 걸 싫어한다. 그런 마음들이 팀을 180도 바꿨다. 올해는 해보려는 의욕들이 강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271타석에 들어선 이진영은 규정타석(16일 현재 291.4타석) 진입에 약 20타석만 남겨뒀다. 시간 문제다. 타격왕에 도전해도 될 만한 페이스다. 타격왕 채태인(삼성, .365)에 1푼 2리 차. 하지만 이진영은 "아직 그 부분을 논할 때가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워낙 잘 치는 선수들이 많다. 물론 기회가 오면 한 번 생각해볼 것"이라고만 말했다. 지난해를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됐음에도 일찌감치 LG 잔류를 택한 이진영, FA 모범사례를 넘어 LG의 부흥을 이끌 1인으로 거듭날 태세다. 문선재를 향한 그의 조언에서도 진정한 '팀 사랑'이 느껴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이진영, 문선재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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