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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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불의 여신 정이' 문근영, '시련과 극복'의 반복되는 패턴이 문제다

기사입력 2013.08.14 11:15 / 기사수정 2013.11.10 19:12



▲ 불의 여신 정이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불의 여신 정이'가 사극의 전형적인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13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에서는 이강천(전광렬 분)에게 정체가 발각될 위기에 처한 정이(문근영)의 모습이 그려졌다.

정이의 성이 유씨임을 알게 된 이강천은 정이의 정체를 수상하게 여겼다. 이후 파기하라고 지시한 유을담(이종원)의 그릇을 정이가 보관 중인 사실이 밝혀지며 정이에게 닥쳐올 또 다른 시련을 짐작케 했다.

그간 정이는 크고 작은 시련에 부딪혀왔다. 사기장이 되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정이의 앞날에는 먹구름이 드리웠다. 공초군 정이는 매번 이강천을 비롯한 왕실의 음모에 연루됐다. 분원 사람들의 시기 질투도 정이를 힘들게 했다.

주인공에게 날마다 새로운 시련이 봉착하고 그 위기가 해결되는 과정은 대부분의 사극이 따르고 있는 전형적인 구조다. 시련의 강도가 클수록 주인공의 성공 과정도 드라마틱하게 부각된다. 문제는 그 과정이 너무 평면적이라는데 있다. 일차원적인 위기와 고난 극복의 과정만으로는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어렵다. 매번 정이를 둘러싼 고난이 반복되다보니 시청자들도 이젠 정이의 앞날을 예상할 수 있을 정도다.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는 이 뿐이 아니다. 보통의 드라마에서 고난에 처한 주인공을 구해주는 사람들은 여자주인공의 옆을 맴도는 남자들이다. 이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태도는 늘 키다리 아저씨처럼 정이를 지켜주고 광해는 '백마 탄 왕자'처럼 정이를 시련에서 꺼내준다. 세 사람의 삼각관계가 극을 흥미롭게 만들고는 있지만 정이의 힘으로 고난을 타개하는 모습이 부족하다. 주인공의 고난이 주변 인물들에 의해 맥없이 해결된다면 시청자들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힘들다.

'불의 여신 정이'가 다소 뻔한 요소로 초반 만큼 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기사회생할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 도자기라는 신선한 소재와 눈에 띄는 정이의 천재성, 출생의 비밀 등이 그것이다. 또 광해와 정이의 로맨스도 점차 진전될 기미가 보이고 육도(박건형)와 화령(서현진)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빠른 전개 속에 이들을 녹여낸다면 초반에 기대했던 볼거리 가득한 드라마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최근 '불의 여신 정이'는 KBS '굿 닥터', SBS '황금의 제국'에 밀려 월화극 1위에서 꼴찌로 추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쟁쟁한 경쟁작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사극의 한정된 틀을 벗어나는 전개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반복되는 에피소드에서 벗어나 타고난 재능으로 사기장이 되는 정이의 짜릿한 성공담을 비춰야 할 때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불의 여신 정이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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