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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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SM의 '울림' 합병, 음악계에 어떤 영향 미칠까?

기사입력 2013.08.10 09:35 / 기사수정 2013.10.01 18:42

백종모 기자


인피니트 소속사 SM 합병, 어떤 결과 불러올까?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울림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국내 음악 업계에 일대 변혁이 예고됐다.

SM은 8일 "자회사 SM C&C이 8일 인피니트, 넬, 테이스티 등이 소속되어 있는 울림엔터테인먼트를 합병하여, 독자적인 '울림 레이블(Woolim Label)'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레이블이란 레코드의 중앙에 붙는 상표를 지칭하는 말이다. 하지만 음악 업계에서는 음악 회사 자체를 지칭하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이때의 레이블은 음반을 찍어내거나 유통하는 일을 하지 않고 오로지 음악을 제작하는 일만 하는 음악 회사를 의미한다. 이러한 음악 회사는 음반 제작과 유통을 담당할 회사와 연계되며 사업을 펼쳐나간다.

두 회사(레이블과 유통사)간의 관계는 이해관계에 따라 상이하다. 서로가 동등한 입장에서 계약을 맺는 경우, 그리고 레이블이 유통사에 합병되는 경우 등이 있을 수 있다.

가령 YG엔터테인먼트와 일본의 기획사 에이벡스가 설립한 레이블 'YGEX'와 같은 경우 에이벡스와 동등한 입장에서 일본에 음반 사업을 펴고 있다. '울림 레이블'은 후자에 속한다. 울림엔터테인먼트 때와 달리 음악의 제작에만 전념하고 유통에 대해서는 SM에 권한을 일임하는 것이다.



SM은 이날 울림엔터테인먼트의 합병에 대해 "SM룹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메이저 음악 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일환으로 본격적인 레이블화를 추진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유니버셜, 워너뮤직, 소니뮤직과 같은 글로벌 메이저 회사와 같이 여러 레이블을 거느리겠다는 것이다.

이 발언은 SM이 이번 합병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신생 음악 기획사들의 인수를 계속적으로 추진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가요계에는 SM이 또 다른 가수나 음악 회사를 인수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소문도 떠돌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SM에게는 윤리적인 경영 태도가 요구된다. 우선 레이블에 소속된 아티스트들이 기존의 음악 색깔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독립성을 보장해야 할 것이며, 레이블에 속한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만약 SM이 이윤만을 추구한다면, 인수한 음악 기획사의 아티스트 중 상품성이 뛰어난 경우에만 지원을 하고 그렇지 못한 아티스트에게는 지원을 줄일 수도 있다. 또한 상업성을 위해 아티스트의 음악적 색깔을 유지시키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 회사가 인수 합병을 하는 경우 구조 조정 등을 통해 원하는 부분만 취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을 버리는 사례는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음악팬들은 SM의 '레이블화 사업'이 이러한 방향으로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국내 음악 산업의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여러 기획사가 SM이라는 이름으로 통합될 경우, SM 자체적으로는 음악적 다양성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 음악 산업에 있어서 SM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게 된다. SM은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국내 최대 음악 회사로 꼽힌다. 이런 거대 회사가 더 많은 아티스트를 거느리게 되면서, 국내 음악 산업 전반을 독식하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을 수 있다.



이미 국내 음악 산업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신생 가수나 그룹들은 "공중파 음악 방송 출연 기회조차 얻기 힘들다"며 하소연 하고 있지만, 대형 기획사에 속한 가수들은 '특집 방송 편성'이라는 혜택까지 받으며 화려하게 컴백하기도 한다. 또한 기성 가수들은 출연 무대를 잃고 예능 프로그램 등을 떠돌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중견 가수들은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2', '히든 싱어'와 같은 서바이벌(탈락하는 위험부담이 있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기도 하다.

거대 기획사들이 수익성만을 쫒다 보니 국내 음악 시장이 아이돌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음악성이 뛰어난 가수보다, 다수의 충성스런 팬을 확보하기 쉬운 아이돌을 키우는 것이 수익을 내기 쉽기 때문이다. SM이 음악 회사들을 계속 영입한다면, 이러한 상황이 가중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SM은 본업인 음악 산업 외에도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까지 사업 분야를 넓혀왔다. 심지어 노래방, 외식, 여행 사업까지 벌이고 있다. 이러한 SM의 사업 확장에는 기업의 인수와 합병이라는 과정이 있었다. 이번 '레이블화 사업' 또한 마찬가지였다.

SM은 이날 자사에 합병된 울림레이블(전 울림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음악적으로 독자적인 색깔을 가져갈 할 것이며 다양한 뮤지션 및 아티스트들을 배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병한 음악 회사를 순수한 의미의 레이블로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SM이 이러한 지침을 지키는 가운데, 국내 음악 산업에 되는 방향으로 '레이블화 사업'을 책임 있게 운영해 나가기를 바란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인피니트, 넬 ⓒ 엑스포츠뉴스DB]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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