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상암, 조용운 기자] TV 중계가 없어도 좋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 되기 때문이다. K리그의 히트상품 슈퍼매치가 '슈퍼'다운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FC서울과 수원 삼성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를 펼쳤다. 두 팀의 대결은 단순히 리그의 한 경기가 아니다. K리그 30년 역사를 대표하는 최고의 라이벌전이다.
국내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슈퍼매치지만 경기 전까지 체면은 말이 아니었다. 황금주말이라 지상파 중계는 어려울 걸로 알았지만 스포츠전문 케이블 채널까지 슈퍼매치를 외면했다. 야구에 밀려 슈퍼매치는 TV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히트상품 슈퍼매치마저 중계에서 뒷선에 밀리자 K리그 클래식을 향한 걱정의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오히려 슈퍼매치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편으로 변했다.
'TV 중계가 없다면 직관으로 슈퍼매치를 즐기겠다'는 이들의 발걸음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수놓았다. 시작 전부터 경기장 주변은 양팀 서포터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삼삼오오 검붉은 유니폼과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이들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서서히 뜨거워졌다.
홈팀 서울은 그동안 경기장 최상층을 덮어놨던 가림막의 위치를 변경하며 슈퍼매치의 열기에 화답했다. 그동안 E석 최상층을 막았던 가림막을 W석으로 이동해 더 많은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렀다. 그마저도 부족해 더 가림막을 걷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이어졌다.
90분 내내 서울과 수원으로 나뉘어 목소리를 높였던 팬들의 수는 무려 43,681명이었다. 장마철로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비오듯 흐르는 무더운 날씨에도 팬들은 슈퍼매치를 직접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중계가 없는 것이 오히려 팬들을 경기장으로 부르는 효과를 줬고 슈퍼매치의 희소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중계가 없어도 슈퍼였던 슈퍼매치를 더 뜨겁게 즐기는 새로운 방편이었고 위기라던 K리그 클래식의 평가를 바꾸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슈퍼매치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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