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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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꾸미지 않은 솔직함으로 밀고 나가야한다

기사입력 2013.08.01 12:28 / 기사수정 2013.08.01 14:30



▲ 라디오스타 전설의 주먹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억지로 잘못을 부인하려고 노력하거나 애써 오해를 해명하지 않는다. 그저 자연스러운 입담이면 충분하다. 있는 그대로의 솔직함, 그게 바로 '라디오 스타'의 매력이다.

31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전설의 주먹 특집으로 배우 박남현, 유태웅, 개그맨 홍기훈이 출연해 3인3색 개성을 드러냈다. 앞서 개그맨 김진수가 언급한 연예계 싸움순위 1, 5, 7위를 차지한 '무서운' 이들은 이날 방송에서 반전 매력을 마음껏 드러냈다.

그 중에서도 쌍절곤을 휘두르며 상남자 면모를 선보인 박남현의 엉뚱 매력이 흥미를 돋우었다. 박남현은 "나는 소주를 무서워한다. 술도 한 잔 못하고 뱀이나 주사기도 무서워한다"며 의외의 모습을 고백했다. 덩치에 걸맞지 않은 결벽증도 지녔다. "공중화장실 문도 한 번 안 잡아봤다. 손이 안 닿게 발로 연다. 엘리베이터도 손가락으로 눌러본 적 없다"고 털어놓았다.

2년 3개월 만에 방송에 복귀한 홍기훈은 입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듯 보였으나 지난 날의 잘못을 인정하며 녹슬지 않은 입담을 뽐냈다. 후배들에게 기합준 것을 후회한다는 그는 "그때는 나름 혼자 영웅심에 젖어서 그랬는데 지나고 보니 그렇게 굳이 하지 않아도 됐다. 실수를 많이 했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그랬을 거다"며 담담히 반성했다.

쌍꺼풀만 2cm인 유태웅은 느끼한 배우의 이미지를 뒤로 하고 허당 면모를 발산했다. "서른에 복싱을 시작했다. 81kg~91kg 사이 헤비급에 출전해 우승했다. 사실 아홉 명 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나는 부전승으로 올라갔다"고 고백해 MC들을 웃겼다. 



'전설의 주먹' 게스트 특집은 한 때 싸움으로 잘 나갔던 이들의 싸움 무용담부터 사적인 이야기들까지로 이뤄졌다. 방송 후 '주먹 자랑에 거부감을 느꼈다', '방송 소재로 부적합했다' 등의 혹평도 있지만 '라디오스타'의 매력이 할 말, 안 할 말 다 해도 용인되는 점임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라디오스타'는 억지로 쥐어짜지 않은 웃음을 보여준다. 예전보다 자극적인 말들이 난무해지고 MC들의 강력한 촌철살인의 독설이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 게스트들의 조합에서 비롯되는 웃음의 강도는 여전하다. B급스타이거나 비호감 이미지의 연예인들이 MC들의 돌직구에 당황하는 모습도 웃음을 유발한다. 이번 '전설의 주먹' 편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유리 클라라의 가슴 대결, 안선영의 이상형 발언 등 최근들어 '누가 더 자극적인가'를 가리는 방송으로 변질된 듯한 '라디오스타'이지만 초심을 잃었다고 말하는 건 조금은 이른 실망일 수 있다. 게스트들의 자극적 입담 대결이 아닌, 예전처럼 이들의 개성과 매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여지가 있다. 이는 6년 여의 저력이 담긴 '라디오스타'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시점에서 제작진은 시청자들이 원하는 건 편하고 솔직하고 재밌는 토크쇼이지 저렴하기만한 토크쇼가 아니라는 점을 한번 쯤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MC들이 매 회 말미에 외치는 '고품격' 음악방송 토크쇼로서의 진정성이 발휘될 수 있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라디오스타 ⓒ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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