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선수를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
'빅보이' 이대호(오릭스 버펄로스)의 프로 첫 퇴장에 소속팀 오릭스 모리와키 히로시 감독이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대호는 28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 세이부돔서 열린 2013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6회초 3번째 타석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상황은 이랬다. 볼카운트 1B 2S에서 세이부 선발 기시 다카유키의 4구째 109km 커브에 이대호의 배트가 나갔다. 공은 이대호의 배트 끝에 맞고 굴절, 파울이 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구심은 이대호의 배트가 공에 맞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헛스윙 삼진을 선언했다.
이에 이대호가 강하게 항의하자 모리와키 감독이 달려나왔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모리와키 감독은 "더그아웃으로 돌아가자"며 이대호를 설득했다. 그러나 이대호는 자신의 눈을 가리키는 등 항의를 멈추지 않았고, 구심은 이를 모욕 행위로 간주해 퇴장 명령을 내렸다. 이를 본 모리와키 감독은 구심을 강하게 밀치며 항의하다 폭력 행위로 퇴장 명령을 받았다. 팀의 4번 타자와 수장이 동반 퇴장당한 것. 이에 코칭스태프 전원이 그라운드로 달려나와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결국 후쿠라 준이치 코치 감독대행 체제로 경기를 마친 오릭스는 0-7 영봉패를 당했다. 시즌 성적은 41승 43패 3무. 이번에도 5할 승률로 올라설 기회를 날렸다. 이대호는 이날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마감했다. 시즌 타율은 종전 3할 2푼 4리에서 3할 2푼 2리(323타수 104안타)로 소폭 하락했다.
모리와키 감독은 경기 후 닛칸스포츠, 요미우리 신문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를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 선수를 지키는 게 내 임무다"며 "나보다 이대호가 퇴장 당한 것이 유감이다"고 씁쓸해했다. 모리와키 감독의 퇴장도 부임 이후 처음이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이대호 ⓒ SBS CN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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